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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마치고
 
이연규 기자 기사입력 :  2010/01/1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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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마치고

신경증에 걸린 학자보다 행복한 청소부가 되길...

최근 마크로밀코리아가 전국 24세에서 39세 사이의 성인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자녀계획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녀를 낳지 않거나 1명만 낳겠다고 답한 사람 중 약 60%가 양육비 및 교육비 부담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한 해 40조가 넘는 사교육시장의 팽창은 모든 청소년들에게 '공부'만을 강요하는 오늘의 현실을 반영한 것입니다.
자식이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졸업해 좋은 직장을 갖게 되길 바라는 부모의 염원은 '교육의 수월성'을 위해 남의 집 자식에게 뒤처지지 않게 하고자 학원으로 아이들의 등을 떠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교육시장이 팽창하며 공교육의 붕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건만 학교의 현실 역시 학원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성적에 따른 우열반 배치와 자리배치는 몇 몇 공부 잘하는 학생을 제외한 다수 학생들에게 열등감만 키워주며 거기서 '교육'을 찾기 힘듭니다.
세계는 갈수록 '개성'과 '능력', '다양성'을 추구하건만 예능에 재능이 있어도 오로지 성적 순으로 전공대학을 선택해야 하는 우리교육의 현실은 천편일률적인 인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듯 보여집니다.
'머리 좋은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건 즐기며 할 수 있는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 우리사회의 미래에 희망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가정도 사회도 학교도 우리의 아이들에게 재능을 찾을 기회를 주지 않고, 능력을 키울 시간도 주지 않습니다.
속성재배를 하려는 어른들의 조급함이 선행학습으로 내몰며 '나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청소년들의 고민을 '사치'라 윽박지릅니다.
그런 가운데도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하는 청소년들을 '오산시 남부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비보이가 되기 위해 춤 연습을 하고, 락밴드를 조직해 활동하는 청소년들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스며 있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활동을 통해 즐거운 미래를 꿈 꾸는 그들의 꿈을 어른들은 편견의 눈으로 바라 봅니다.
영국의 대안학교 서머힐은 '신경증에 걸린 학자보다 행복한 청소부를 길러내려 한다'고 교육이념을 내세웠습니다.
우리의 학교와 학원, 사회가 '신경증에 걸린 학자'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것이 과연 우리사회의 미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에 대해 예견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자식에게 더 나은 경쟁상황을 만들기 위해 자식 낳기를 포기하는 부모가 늘어날수록 꿈을 잃고, 자신을 잃고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적당한 경쟁은 자극제가 되어 개인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과다한 경쟁은 스트레스와 병을 양산하게 됩니다.
아직 채 피어나지 않은 우리의 청소년들, 그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와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사회구성원들이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무슨 일을 하던 행복하게 즐기며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른들이 먼저 욕심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희생하라 우리의 아이들에게 강요하지만, 오늘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내일도 행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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