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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기 폭발 수향미,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나?
화성 대표 브랜드 ‘수향미’ 명품화 절실
인기 폭발하는데 수매가 그대로 “말로만 명품화”
(가칭)수향미명품화위원회 제안, 상생 길 열어야!
 
서민규 기자 기사입력 :  2023/10/3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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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향미 재배 모습.

 

화성시가 전용실시권을 확보하면서 대표 농산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수향미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까지 수향미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수향미는 ㈜시드피아가 개발한 신품종인 골드퀸3호의 화성시 브랜드다. 골드퀸3호는 전국적으로 서산, 곡성, 함평, 신안, 김해 등에서 재배를 시작했다. 화성시는 2017년부터 수향미를 본격적으로 재배, 판매하게 됐다. 

 

수향미는 특유의 누룽지 향으로 인기가 점점 더 늘어났고, 화성시 내부에서 독점 재배가 가능하도록 전용실시권을 확보해 화성시 브랜드 쌀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햇살드리’로 대표되는 화성 쌀의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였다. 

 

결국 화성시는 전용실시권 확보에 나섰고 2021년 이를 달성했다. 

 

수향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장 주요한 이유는 역시 품질이다. 낮은 내도복성과 아밀로스 함량으로 건강쌀이라는 평판도 얻었다. 특유의 누룽지 향 혹은 팝콘 향이 나고 일반 쌀에 비해 찰지다는 점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향과 식감 모두 뛰어난 상품성을 자랑하는 것이다. 높은 수량성과 뛰어난 소화 흡수율도 장점이다. 

 

▲ 2021년 11월 24일 수향미 명품화 육성을 위해 화성시, (주)시드피아, 농협중앙회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화성신문

 

 

화성시가 전용실시권을 확보하면서 2021~2032년까지 이 같은 장점을 갖춘 수향미를 독점 재배할 수 있게 됐다. 화성시 농업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화성시가 전용실시권을 확보하며 ㈜시드피아에 총 80억원을 지급한다. 

 

전용실시권을 확보하고 이를 화성시 대표 브랜드로 키우려는 화성시의 정책이 아우러지면서 수향미 재배 면적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18년 2375ha에 불과하던 재배 면적은 2019년 3155ha, 2020년 3298ha, 2021년 5106ha, 2022년 5637ha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른 생산량도 2018년 1만 2228톤에서 2022년에는 3만 5328톤까지 늘어났다. 

 

오히려 수향미의 높은 인기로 인해 종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화성시는 “추청, 고시히카리 등 전통적인 일본품종의 보급 중단과 수향미 종자 농가선호도 증가에 따라 종자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2024년까지 종자공급량 동결로 인한 신규 진입 농가 추가 배정에 어려움이 있다”라고 밝혔다. 

 

수향미의 전용실시권을 확보함에 따라 이제 요구되는 것은 철저한 품질 관리다. 여주와 이천쌀이 전국 최고 쌀로 인정받은 것은, 진상미라는 명성뿐만이 아니다. 생산단계에서부터 유통까지 철저한 품질관리가 버팀목이 됐다. 수향미 역시 철저한 품질관리로 명품쌀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비와 흐린 날이 많았던 올해 화성시 수향미 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오고 있다. 더욱 철저한 품질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화학비료의 사용량을 늘릴수록 수향미의 품질이 낮아진다는 현장 농민들의 지적도 있다. 수향미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게끔 정확한 매뉴얼을 만들어 이를 지키고, 어겼을 경우 페널티를 확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철저한 품질관리와 함께 농민과 상생하는 노력도 절실하다. 수향미가 명품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수매가 인상을 통한 농가소득 향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농민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실제로 화성시 농민들은 판매가 대비 낮은 수매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존 추정 품종과 동일하게 수매가를 책정해 온 것은 수향미 명품화라는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최고 미질을 보장하는 프리미엄 단지 조성과 높은 인기에 따른 불법 수향미 유통 근절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화성시도 수향미 품질 고급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향미 유통 시 발생되는 온·오프라인 소비자 품질 불만에 대해 현장점검과 쌀 품질검사 등 철저한 품질관리로 ‘수향미’ 브랜드 파워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화성시 RPC와 민간도정공장을 대상으로 품종순도, 단백질 함량, 완전미 비율 등 수향미에 대한 품질검사를 연 2회 이상 실시하게 된다. 품질검사 기준은 품종순도 85% 이상, 쌀단백질 함량 6.5% 이하, 완전미 비율 91% 이상이다. 

 

수향미 단백질 함량과 향, 미질 등 품질의 연관성에 따라 질소성 비료의 적정 시비와 볏짚 갈아넣기를 통해 수향미 품질 향상에도 나선다. 올해 수확 후 볏짚 환원사업(볏짚 갈아 넣기)을 시행할 계획이다. 

 

총 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수향미 홍보도 확대한다. 

 

그러나 이 같은 수향미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수매가가 문제다. 

 

농촌지도자화성시연합회, 쌀전업농화성시연합회, 후계농업경영인화성시연합회, 생활개선회화성시연합회, 화성시4-H지도자협의회, 여성농업인화성시연합회가 참여한 화성시농민단체협의회는 수향미 수매가에 대해서 공통의 목소리를 내며 강하게 반발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화성시는 생산의 주체인 농민들을 배제한 채 화성시명품쌀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전횡을 일삼았지만, 농민들의 요구에 응하는 척만 하고 실제로는 또다시 농민을 배제하고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또 “농민들의 이익을 지켜줘야 할 농협이 일반사업자와 협작해 수매가를 경기도 여타 시군보다 최저가로 결정했다”라면서 “이는 명백히 농협 본연의 가치인 협동조합의 정신을 망각하고, 민간도정업자의 배를 불리게 한 농협의 월권행위”라고 지적했다. 

 

▲ 수향미는 즉석밥으로도 출시돼 인기를 누리고 있다.     ©화성신문

 

이에 따라 화성시농민단체협의회는 ‘(가칭)화성시수향미명품화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지속가능한 화성시농업과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쌀 가격의 안정을 위해 수향미를 명품화해 농민의 소득증대를 목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다. 또 화성시 농업, 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고 화성시민의 행복에도 기여하도록 하고 있다. 쌀산업 관련 정책에 대한 자문·건의, 쌀산업 조사·연구, 지원 계획의 수립·시행, 교육, 홍보, 기술 보급 등이 핵심 사업이다. 농민, 관련단체, 관련기관을 모두 포함한다. 

 

협의회는 “우리나라는 먹거리 위기 발생 시 가장 취약한 나라지만 식량 자급률이 21.7%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화성시명품화위원회를 통해 화성시 쌀 농가가 책임 있는 주체자로 자주적 생산 관리를 통해 명품쌀을 생산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당장 올해 수매가 책정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해 화성시명품쌀발전위원회가 7만원의 수매가를 책정해 화성시 농민 전체가 들고일어난 사태가 있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예년과 같이 각 지역농업과 민간 RPC가 수매가를 각각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각 지역농협은 경제사업 악화 등의 이유로 수매가의 대폭적인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모양새다. 

 

이에 대해 화성시 농민들은 “수향미를 명품쌀로 키우려 하는데 정작 농민들에 대한 대우는 싸구려”라며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를 지나면서 인건비, 유류비 등 생산비용이 대폭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수향미 가격에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화성시농민단체협의회를 중심으로 단체 행동까지 고려하고 있다. 

 

수향미에 대한 인기가 가파르게 오를수록 농민들의 분노도 오르고 있다. 온라인 판매처에서 수향미는 연이은 매진을 기록하고 있지만,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소득은 여전히 그대로라는 것이 농민들의 지적이다. 

 

수향미를 명품화하는 것만큼 중요한 사안은 바로 상생이다. 수향미 고품질화의 선봉에 선 농민에게 적합한 대우가 있을 때 수향미 명품화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농민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서민규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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