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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언어문제
 
단대아동발달연구소 기사입력 :  2009/12/1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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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기획 시리즈  3- 단대아동발달연구소 이 애림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언어문제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있다. 또한,  많은 형태의 가족들도 있다. 마음을 열고 이러한 사람들과 가족들을 안으면 우리는 “정말 우리”가 된다.

나는 “우리”가 된 모든 사람들이 서로의 문화를 나누고 의사소통을 하게 되는 자리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11월 28일 경주대학교에서 다문화 아동의 이중언어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다문화 가정 아동들이 저마다 엄마나라 아빠나라 말로 노래도 하고 동화구연도 했었다. 특히 외가와 친가에 보내는 아이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따뜻한 겨울을 시작할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자리였다.

최우수상을 받은 아이가 중국어와 한국어를 모두 배울 수 있게 해준 부모님께 감사하다며 다문화가정이 꼭 나쁜 것은 아니라는 아이의 말에 ‘어떤 아이들은 본인이 가진 언어적인 단점을 장점으로 사리고 또 어떤 아이들은 각자의 장점도 단점으로 만드는 이유가 뭘까?’고민을 준 자리이기도 했다.

아이들은 다문화나 그렇지 않거나 아이들 나름대로의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어른들이다.

그러한 점에서 나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더 이상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그 아이들이 부모나라의 언어뿐 아니라 한국어에 대한 이중언어에 대한 문제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서나 주변에서 보고 들어서 알고 있다.

앞으로 2050년 이 되면 한국에 더 이상의 백의 민족은 없어진다는 지난 번 뉴스앵커의 말이 떠오른다. 다문화 가족 아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심리문제와 더불어 ‘언어적’문제이다.

이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사회적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특히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자 모든 학습능력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한국어 사용 능력에 따라 한국 사회 적응과정과 사회관계 형성이 서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동의 언어발달 습득은 가정 환경, 교육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가정환경은 언어학습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부모와의 언어적 상호작용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경우 부모가 외국인임으로 인해 가정에서 습득하는 언어습관에 다소 차이가 나타난다. 다시 말해, 부모의 이중언어 사용으로 정상적인 언어습득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이중언어장애와 말더듬, 심한 경우 행동장애까지 유발하게 된다.

아이의 언어적인 문제는 엄마의 한국어 구사능력과 상당한 관련을 갖게 되는데 예를 들면 엄마와의 의사소통 중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이 어려우며 의사소통 흐름이 원만하지 않아 언어발달이 지연되거나 정체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는 학령기 아동에게 있어서 학교생활에서 언어소통문제가 생기게 되며 이와 함께 학습부진으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언어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하다. 

 이러한 사실들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 대한 여러 기관 및 학교의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같은 또래의 아동들에 비하여 언어발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읜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일상적인 의사소통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으나, 독해와 어휘력, 쓰기, 작문능력 등에서 한국어 언어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언어 학습 환경의 열악한 현실은 언어능력 저하 현상을 가져오게 되고 아울러 다문화 가정에서 겪는 문화적 언어적 차이로 인해 그 아이들이 우울증을 겪는 아이들도 많다.

특히 현재 초등학교 재학 중인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진학 연령대로 진입할 경우 정서적으로 민감한 학생들이 심리적 위축과 자신감의 상실 등으로 정서발달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모든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내가 만났던 한 아이는 일본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로 아이가 어릴 적 엄마가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동안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게 되면서부터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이 아이는 또래간의 의사소통의 문제로 자신감이 위축되어 매사에 소극적이고 자주 울고 또래랑 어울리려 하지 않는 등의 심리적인 문제까지 나타났었다.

이 아이를 만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이 가정과의 연계 언어 교육 이였다. 일본인 엄마는 한국어에 서툴어 집에서 부부가 일본어로 이야기하고 집 외의 모든 환경에서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화가 나도 화났다고 전달하지 못하고 기쁘다고 표현 못하고 슬프다고 아프다고 표현하지 못하며 누군가 그냥 알아주길 바라며 힘들었을 아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저렸던 일이 생각난다.

그 아이를 위해 엄마에게 가장 먼저 한국어를 알려줘야 했다. 아이의 발달수준에 맞게 엄마가 가장 많이 해 줄수 있는 말부터 시작했고 아이가 한글을 써야 할 시기에 엄마도 같이 한글을 배우며 아이와 함께 하면서 아이는 정서적으로도 많이 안정을 되찾았고 언어적인 문제도 해결되었다.

이 아이뿐 아니라 이중언어로 어려워하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아이의 말에 몇 번씩 물어보는 또래나 다른 사람들 때문에 아이가 점점 언어적인 표현을 하지 않으려고 하며 점점 말이 적은 아이, 조용하고 소심한 아이로 변해간다. 이 아이들이 한국어를 배워가는 과정은 아마도 우리가  낯선 지방에 가서 듣는 그 지방의 방언이 이해를 못해 선뜻 무엇을 사지 못하고 망설이는 것과 같을 것이다.

요사이 눈에 띄게 많이 생겨나는 것이 어학원이다. 우리 연구소 근처에도 한 건물에 두 서너 곳의 어학원이 있다. 아침 출근길이면 수많은 학원들을 보며 나는 가끔 ‘왜 한국어 학원은 없을까?’란 생각을 해 본다. 우리 주위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 학원은 있어도 한국어 학원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마도 다문화 가정의 어려운 점 하나는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마땅한 곳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란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은 전국 다문화지원사업단이 생겨 각 자치구대로 다문화 가정지원센터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다문화 가족의 부모들에 대한 한글 교육이 전부며 아이들을 위한 언어치료며 언어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드물다.

가끔 다문화 아이들이 언어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은 그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다문화 가정이 많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제대로 된 언어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는 것도 안다. 다문화 가정에서 언어교육을 받을 수 있는 아이들은 한 아이의 말대로 ‘선택 받은 아이들’인 것이다.

 우리 지역 아이들이 모두 ‘선택 받은 아이들이 될 수 는 없을까?’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얼마 전 한 신문에서 ‘달리는 평생 공부방’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2010년 4월에 출발할 예정인 이것은 경기도가 내년부터 학습장비를 갖추고 소외된 지역을 순회하며 평생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러닝버스를 운영하기로 한 것인데 다문화 가정을 위해 국가별 사이버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다문화 가정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들이 어른들에게 국한되지 말고 아이들에게까지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리고 경기도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지역에서 이루어졌으면 한다. 또한, 여러 가지 다양한 책 읽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간접경험을 늘릴 수 있고 한글 실력을 향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도서관에 직접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이동 도서관들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도 아울러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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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원 11/10/18 [20:41] 수정 삭제  
  내이름은 안효원. 나는 다문화 가정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다문화 어린이들을 돕고 십다.
왜냐하면 아직 우리나라 말을 하기도 어렵고 뭘 어떻게 해야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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