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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233]
행복하고 즐거운 여가의 장소, 가정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04/2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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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수연 장안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교육학 박사     ©화성신문\

화사한 4월의 휴일, 서울대공원에서 어린 자녀와 함께 여가를 즐기는 많은 가족들을 보았다. 아이들은 신이 났고, 부모들은 힘이 들면서도 연신 행복해 했다. “저기 봐~ 호랑이”라고 말해 주는 아빠도, 홍학을 보고 “엄마~ 저 새 색깔 너무 예뻐. 무슨 새야?”라고 외치는 아이도 바라보는 나에게는 모두 흐뭇한 광경이었다. 인간의 삶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임을 느꼈다. 동시에 자녀와 함께 이러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부모들은 평소에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바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의미인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실천하고 있는 멋진 부모로 보였다. 워라밸은 일뿐만 아니라 휴식을 즐기는 여가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의 삶을 수레에 비유하면 하나의 바퀴는 일이고, 다른 하나의 바퀴는 휴식(여가)이다. 일은 삶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도록 하고 삶의 보람을 가져다준다. 동물은 물론 식물도 물, 공기, 따뜻한 온도를 받아들여 광합성이라는 일을 하여 자신에게 영양분을 공급한다. 인간도 땀 흘려 돈을 벌어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구입하여 제공한다. 일을 하지 않으면 의미있게 존재할 수 없다.

 

일은 삶에 필요한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해 준다. 그러나, 동시에 신체 에너지를 소모하여 피로물질을 만들고 심한 경우 더 이상 일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므로 일을 하면서 손상된 몸과 마음을 정화하여 새롭게 만들어 주는 휴식은 필요하다. 보들레르(Baudelaire)는 ‘근로는 매일을 풍부하게 하며 휴식은 피곤한 나날을 더욱 값있게 한다’고 했다. 또 ‘노동은 휴식을 즐긴다’는 번즈(Burns)의 말이 시사하듯 일과 휴식이라는 상반된 두 개의 바퀴가 균형 있게 작동하여야만 우리의 삶은 바르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일과 휴식 두 개의 바퀴 중 하나의 바퀴에만 지나치게 의존하여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발전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지나치게 일에 의존하는 사람은 ‘한가로운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라고 한 소크라테스(Socrates)의 말처럼 휴식이라는 소중한 재산을 사용하지 않고 버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휴식에만 의존하는 사람은 ‘휴식은 좋은 것이지만 권태는 그 형제’라고 한 볼테르(Voltaire)의 말처럼 편안한 휴식 대신 지루한 고통에 빠질 수 있다. 그러므로 휴식의 전제조건은 일이고, 일에는 반드시 휴식이 따라야 한다.

 

가정과 연관지어 보자. 가정은 일하는 장소가 아닌 휴식과 여가 활동의 장소이다. 휴식을 단순히 긴장 해소에 중점을 둔다면 여가 활동은 일로 인해 못했던 활동을 스스로 즐겁게 보내는 휴식 활동이다. 휴식을 위한 여가 활동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때 더욱 가치롭고 유용하다. 가정은 사랑의 보금자리이고 자녀는 부모에게 주어진 최고의 보물이다. 따라서 가정은 휴식과 여가 활동에 최적이 되어야 한다. 서울대공원에서 본 가족들의 모습이 그렇게 행복해 보였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우리 부모들이 잊고 있는 것이 있다. 자녀에게는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생활하고 공부하는 것이 바로 일이다. 따라서 자녀도 여가 활동을 하여야 한다. 자녀가 집에 돌아와서도 공부만 하는 것은 일만 하는 부모와 마찬가지로 안타까운 일이다. 때로 직장에서의 일을 집에 가져오는 부모가 있듯이 학교에서의 공부를 집에서 하는 자녀도 있다. 부모와 마찬가지로 자녀도 가정에서 휴식이나 여가 활동을 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여가 활동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일로 인해 못했던 다른 활동을 통해 학습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특히, 자녀에게 공부만 강조하는 것은 고무줄을 계속 당기는 것과 같다. 고무줄의 탄성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당김과 풀어줌이 조화로워야 되듯이, 일과 휴식(여가 활동)의 조화는 인간의 성장에 필요한 회복 탄력성을 유지하는 절대적 방법이다. 혹시 우리는 부모로서 자녀의 여가 활동을 뺏어 회복 탄력성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syhaa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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