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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나의 살던 고향 매향리는 미군 전투기 날던 전쟁터였다 ①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03/2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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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만규 매향리 지킴이     ©화성신문

필자는 매향1리의 옛 지명 고온리 앞바다에서 11대째 고기잡이를 하며 삶을 영위하던 어부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렇기에 시골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아버지 손에 이끌려 작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를 해야 했다.

 

당시 한·미 당국은 국방안보라는 미명 하에 주민들이 누대에 걸쳐 가꾸고 일구어 왔던 마을 한가운데의 문전옥답 29만평과 마을 앞 690만평의 황금어장을 강제 징발·수용했고, 조업 통제를 한다는 명목으로 우리의 생존권 또한 무참히 짓밟았다. 큰 의미로는 나라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으나, 매향리 일대 주민들의 평화와 인권을 무참히 짓밟았다. 전쟁을 극복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는 50여년간 전쟁과 같은 일이 벌어져 왔던 것이다. 이는 지역과 계층 간의 올바른 평화 관계가 아닌 것이었다. 매향리 지역에서 폭격훈련은 사람의 목숨뿐만이 아니라 자연 생태계에도 치명적인 파괴를 야기하였으며, 인간과 자연 간의 평화 관계까지 완전히 파괴했다.

 

마을 앞 해안에서 불과 500여 미터 거리에 위치한 거북이 형상의 구비섬에 뜨거운 폭탄을 투하하기 시작하면서 불지옥의 高鎾里(고온리)가 고통스러운 高鎾里(고온리)로 급전직하하게 됐다. 1951년 8월 어느날 古溫里(고온리) 상공에 미군기가 나타나더니 마을 앞 구비섬에 폭탄을 투하하였다. 처음에 주민들은 깜짝 놀라면서도 안도를 하였다. 가슴 한켠으로 안도를 한 것은 1950년 7월 고온리(매향1리 옛지명) 마을 한가운데의 야산 정상(일명:사투지)을 점령하고 있던 이북의 인민군 1개 중대 병력이 퇴각하여 도망한 지도 1년여가 되었기에, 전쟁이 끝이난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이나 폭탄 쓸 데가 없어진 미군들은 폭탄을 이곳에 갖다 버리나 보다’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쓸데없는 총과 폭탄을 장장 54년간 이곳 매향리 상공으로 날아와 퍼부었고, 그로 인한 참혹한 일들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그 피해와 고통을 크게 4가지로 나누어 보면, 첫째, 인명 피해 : 임신 8개월의 임산부가 작은 폭탄에 맞아 즉사하였고, 12세 소녀가 불발탄 파편에 맞아 영구 장애인이 되었으며, 불발탄에 의하여 14, 15세 소년 4명이 한꺼번에 사망과 부상을 당하는 등 수십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한·미 당국은 보상은 커녕 장례비 조차 지급하지 않았고, 누구 집 자식의 죽음인지도 분간할 수 없는 갈기갈기 찢겨진 그들을 지게에 실어다가 해안 사구에 묻어야 했다.

 

둘째, 경제적 피해 : 연간 250일 이상 하루에 약 13시간 이상 밤낮없이 진행되는 수백 회의 폭격 연습으로 인한 조업 통제는 주민들의 경제적 궁핍함과 배고픔의 고통으로 이어졌다.

 

셋째, 소음 피해 : 미군 전투기 폭격훈련으로 발생되는 굉음은 극심한 소음 스트레스가 되어 주민들의 성격은 포악해졌고 자살로 이어졌다. 이에 자살자의 수가 오폭과 불발탄 등에 의한 사망자(12명)보다도 더 많이 발생(60여명)했다.

 

넷째, 자연생태계 파괴 : 마을 지명이 말해 주듯이 천혜의 고온리(매향리) 자연환경과 풍부한 어족자원의 보고(寶庫)인 자연 생태계가 무참하게 파괴됐다.

 

그러다가 민주화 항쟁(1987년)에 의한 군사독재 체제가 무너지는 과정에서 매향리 주민들도 거센 민주화 물결에 힘입어 해방과 평화를 향한 생존권 투쟁의 배를 띄우게 되었다. 반공과 냉전 이데올로기의 매섭고 거친 격랑의 바다에 해방과 평화를 향한 조각배를 띄워 키를 잡은 선장은, 매향리 앞바다에서 11대째 고기잡이를 하며 살아온 어부 집안의 청년 전만규였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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