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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226]
너무나 뻔한 말, 아이는 부모를 닮는다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03/0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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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수연 장안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교육학 박사     ©화성신문

아이는 부모를 닮는다. 외모는 물론 생각과 행동까지 닮는다. 뻔한 말(truism)이다. 그럼에도 부모는 곧잘 이러한 사실을 망각한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한 어머니의 하소연에서 부모의 기억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아이가 자기 아빠를 닮아 조목조목 끼어들어요. 엄마인 저는 물론 시댁, 친정 부모의 행동마저 간섭해서 미치겠어요. 답답한 마음에 친정엄마에게 아이가 자기 아빠 닮아 너무 까다롭다고 했더니, ‘필요할 때만 말하는 자기 아빠만 닮으면 다행인데, 말 많은 너까지 닮아 더 걱정이다’라고 하셔서 더 속상했어요.” 

 

아이의 행동은 누구의 영향일까? 흔히 발달은 유전과 환경에 의해 좌우된다고 하니 일부는 부모 책임이고 일부는 환경의 책임이라 생각하기 쉽다. 이에 부모는 아이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은 유전보다 환경의 탓으로 돌리고 책임을 회피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특히 5세경까지의 아이에게 부모는 100% 유전이자 환경이다. 그러므로 아이의 행동은 100% 부모의 책임이라 할 수 있다. 

 

아이는 가능성인 잠재능력은 대단하지만 아직 무능력하다. 아이에게 부모는 애착의 대상이다. 일상에서 부모가 보여주는 모든 말과 행동은 성격의 영양소가 되어 아이의 행동이 되며, 반복되어 습관으로 나타난다. 습관은 굳어져 변하기 어려운 성격으로 형성된다. 

 

화분 분재사가 어린 가지를 강한 철사로 고정하여 원하는 형태로 만들었으나, 이후 이미 굳어져 버린 가지를 변화시키려면 어려움이 큰 것과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그 생명을 파괴시킬 수도 있다.

 

부모의 무의식적 행동은 강한 철사처럼 아이의 행동을 습관화시킨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저술한 스티븐 코비(Steven Covey)에 의하면 습관은 중력이다. 중력이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넓게, 강하게 작용하는 것과 같이 습관은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을 장악한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는 인생의 모든 차이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형성된 습관이 가져온다고 말했다. 맬컴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아웃라이어(outlier: 뛰어난 사람)가 되는데 필요한 제1요인은 천재적 재능이 아니라 ‘1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쉼 없는 노력이라고 했다. 

 

이는 학습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습관화되었다는 것이 중요함을 말해준다. 여기서 습관은 삶의 성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습관화’가 되면 의식적이지 않아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습관화된다는 것은 두뇌의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상태이다. 다시 말하면 생각(사고)하지 않아도 그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마치 초보운전자보다 운전이 익숙한 사람은 운전 기술에 에너지를 적게 사용해도 주변을 살피면서 더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는 것과 같다. 

 

흔히들 좋은 습관, 고쳐야 할 습관으로 이야기한다. 바람직하지 않은 습관 또한 두뇌를 쓰지 않고, 생각없이 행동하게 되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매우 뻔한 말이지만 어렸을 적 좋은 습관을 형성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은 이미 두뇌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되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충분한 에너지로 동시에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이는 누구에게나 한정된 하루 24시간을 효율적으로 확장시켜 주는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이러한 습관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자신의 바람직하지 않은 무의식적 행동을 자녀에게 반복적으로 보여주게 될 수도 있다. 

 

부모는 성인이다. 자신의 잘못된 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강한 의지는 우주로 날아가는 로켓의 추진력처럼 중력을 벗어나 우주의 자유를 누리는 기회를 가지게 만든다.

 

때로 아이를 바라보면서 ‘어떻게 저런 아이가 태어났지?’, ‘도대체 누굴 닮았지?’하는 생각이 한 번이라도 들었다면 부모 자신의 행동부터 반성해 보아야 한다. 유전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부모를 닮지 않은 아이는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습관을 망각한 자신의 기억력을 짚어보고 중력을 벗어난 강한 의지를 발휘해 보는 부모가 되어 보자

 

syhaa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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