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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76]
성찰하는 철학자, 통찰하는 경영자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12/0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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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데카르트는 말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생각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채집과 수렵 생활에서 농경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며, 농경 생활에서 산업혁명을 이룰 수 있었다. 또 생각하는 능력 때문에 인간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오늘날의 문명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무엇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는 그 양상이 다양하다. 

 

깊이 생각할 때 우리는 고찰(考察)이라는 말을 쓴다. 고찰의 한자는 생각할 고(考)와 살필 찰(察)이다. 요모조모로 많이 생각한다는 뜻이다. 한국 문학에 대한 고찰, K-pop의 미래에 대한 고찰 등 논문이나 학문적 토론에서 많이 쓴다. 영어로는 studying, considering, contemplating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성찰(省察)이라는 말도 쓴다. 한자로는 살필 성(省), 살필 찰(찰)이다. 그런데 이 성찰도 깊이 생각하는 것은 맞는데, 어쩐지 반성하는 느낌을 준다. 그렇다. 성자가 반성할 때 쓰는 그 성자다. 성찰은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이 한 일을 생각하고, 자신의 상태를 생각하고,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살피는 것이다. 성찰을 영어로는 reflection이라고 한다. 이 말은 거울에 비춰본다는 뜻이다. 자신을 거울에 비춰보는 것이 성찰이다.

 

P 사장은 유통업을 했었는데 한창 잘나갈 때, 여기저기서 돈을 빌리고 대출을 받아 장사했다. 잘 팔릴 것 같은 상품을 미리 사서 재고로 쌓아두고는 때가 되면 비싸게 팔곤 했다. 그러나 결국 그것 때문에 사업을 접게 되었다. 재고로 쌓아두어야 하는 물건이 생긴 것이다. 그는 이를 경험하면서 크게 뉘우쳤다. “남의 돈 가지고 사업하는 거 아니다”라는 교훈을 얻었다. P 사장은 그 후로 매우 신중한 사람이 되었다.

 

H 사장은 반대로 사업 기회를 놓쳐서 후회했다. 그는 금형제조를 하는데 철저하게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금형 사업도 잘되고 또 주변에 신도시가 개발될 때였다. 부동산 투자를 하라는 주변의 권유를 물리쳤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그래 보았자 사세가 그리 늘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주변에서 다른 사업을 하던 사람들은 부동산에 손을 대더니 전혀 다른 사업자가 되어 있었다. “기회는 올 때 잡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사업가로서 너무 소극적인 자신을 반성했다.

 

우리는 ‘경험이 스승이다’는 말을 한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배운다는 뜻이다. 그러나 교육학자들은 경험 그 자체는 학습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경험을 한 다음 그것에 대해 깊은 생각 즉 성찰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분 좋은 경험을 했거나, 슬픈 경험을 했거나 그 경험이 미래를 살아가는데 자양분이 되려면 그것에 대해 생각을 하고 어떤 원칙이나 지혜를 뽑아내야 한다. 그것이 성찰인 것이다. 그래서 성찰은 우리가 가진 자원을 정제하고 우리 자신을 성숙하게 만든다.

 

성찰과 비슷한 말로 통찰(洞察)이 있다. 한자는 밝을 통(洞)과 살필 찰(察)이다. 앞 글자 통(洞)은 고을을 의미할 때는 동으로 읽고, 통찰을 이야기할 때는 통으로 읽는다. 통찰은 그냥 깊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물에 대해 ‘훤히 꿰뚫어 보는 것’이다. 안 보이는 것을 보는 것이고, 숨겨져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고, 또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성찰은 자기를 들여다보는 것을 강조하지만, 통찰은 자기를 포함하되 자기보다는 외부 세계에 대한 깊은 생각을 말한다. 통찰은 영어로 insight라고 한다. 문자 그대로 내부를 본다는 뜻이다.

 

통찰력이 있는 사람은 사물을 보는 시각을 잘 바꿀 줄 아는 사람들이다. 남들이 마이크로 하게 들여다보고 있을 때, 자신은 시선을 멀리 두고 매크로 하게 보는 사람이고, 남들이 현재의 시각에서 볼 때,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는 사람들이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과 연결시켜보기도 하고, 연결되어 있는 것을 해체해서 보기도 한다.

 

통찰력이 있어야 발명도 하고 창업도 하고 돈도 번다. PC 시대가 열리는 것을 보고 앞으로는 OS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통찰을 하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 인터넷 시대가 열리자 전자상거래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아마존닷컴을 창업한 제프 베이조스, 길거리에 버려진 전단을 보고, 이를 배달사업으로 전환하여야 하겠다고 느낀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등은 통찰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성찰은 사람을 인격적으로 성숙하게 만들고, 통찰은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을 만들어낸다. 리더는 어떠해야 할 것인가? 통찰력을 발휘하지 않는 리더는 경쟁력을 만들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성찰하지 않는 리더는 신뢰받기 어려울 것이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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