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세목 씨가 다른 장애인에게 기술을 가르치며 칼갈이 봉사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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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게 있으니, 주는 것도 있어야죠.” 8일 매송면 원평리에서 칼갈이 봉사에 나서고 있던 유세목 씨에게 봉사는 ‘행하는 것’이 아닌 ‘당연한’ 일이다. 유세목 씨의 본업은 열쇠·자전거·방충망 수리와 칼갈이다. 1톤 트럭을 몰고 다니며 화성시 여러 곳에서 영업하는 소위 ‘노점상’이다. 시민에게 이익을 얻으니 시민에게 봉사하는 것이 그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이다.
유세목 씨는 “칼을 벼리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제는 칼갈이를 찾기가 쉽지 않은 일이 됐다”라면서 “지자체나 각 마을의 이장 등이 요청하면 어디든지 달려가 봉사에 나선다”라고 말했다. 봉사의 정신과 시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갖고 칼갈이 봉사를 시작한 지 어느덧 6년이 넘었다.
이날 유세목 씨가 벼린 칼과 가위는 대략 250~300개다. 한 개의 칼과 가위를 벼리는 비용이 3000원이니 대략 100만원의 수입을 포기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유세목 씨가 더욱 빛나는 것은 본인이 몸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한 그는 지체장애 4급이다. 걷기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6년간 부르는 곳이면 달려가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또 하나 유세목 씨를 주목해야 하는 점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찾고 있는 다른 장애인에게 기술을 가르쳐주며 자립의 꿈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유세목 씨는 화성시지체장애인협회 사업부장으로 활동했다. 화성시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섰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나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그의 노력은 개인 사업을 시작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유세목 씨는 “내가 조금 더 많은 돈을 버는 것보다 우리 장애인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함께 살아갈 힘을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라면서 “능력이 허락하는 대로 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는 기술 전수에 힘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봉사가 최우선이지만 여러 곳을 찾아다니다 보니 기름값, 식사비 등 비용도 많이 든다. 여유롭지 않은 본인의 사정상 이를 모두 부담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유세목 씨는 “장애인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봉사활동을 통해 장애인들이 자부심을 품게 해주고 싶지만, 현실적인 경제적 측면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라며 “화성시, 화성시의회가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대해 조금 더 신경을 써 실비라도 지원해 줬으면 한다”라고 아쉬워했다.
건강한 몸이라도 봉사는 어려운 일이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봉사를 쉬지 않는 유세목 씨, 같은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 몸을 바치고 있는 유세목 씨, “작은 봉사라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는 유세목 씨가 빛나고 있다.
서민규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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