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FC는 26라운드를 마친 현재 K3 리그에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화성FC는 K3 리그 우승뿐 아니라 프로 리그인 K2 리그로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인구 100만의 특례시를 눈앞에 둔 화성시로서는 때늦은 감이 있다.
화성FC를 총지휘하고 있는 이기원 화성FC 대표이사를 화성종합경기타운 내에 있는 사무실로 찾아갔다. 한창 회의를 진행하던 이 대표가 환한 웃음으로 맞아준다.
지난 7월 14일 화성FC 2대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 대표는 “시민의 구단인 화성FC가 지역사회와 협력 체계를 공고히 구축하고 향후 프로 리그 진출 및 명문 시민구단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프로 리그 진출에 대해 “화성은 차범근, 박지성 등 걸출한 축구 선수들이 많이 배출된 도시로 화성FC를 세계적인 시민구단으로 만드는 것이 제 목표고, 그렇게 하려면 프로로 가는 게 당연한 겁니다”라며 “현실적으로 2025년도 프로 리그인 K2 리그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의회에서 승인만 되면 2024년도부터라도 진출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현재 K3 리그에서 화성FC가 사용하는 예산이 53억원 정도인데, 여기에 10억원 정도만 더하면 K2 리그에 진출할 수 있고, K2 리그 구단 중에서도 예산이 많은 데는 100억원을 넘는 곳도 있지만, 화성시에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대표이사가 발 빠르게 발품을 팔면 스폰서 들어올 곳은 충분하다”라며 경영인으로서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프로 구단 운영 시 예산의 대폭적인 증액 우려에 대해서는 “지금은 100% 시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데, 저희가 프로가 되고 난 다음해부터는 시의 의존도를 매년 20% 정도씩 줄여나가서 최종적으로 시가 40%, 구단이 60% 정도 부담하는 구조로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스폰서를 구하고, 스포츠를 통한 다양한 사업을 통해 구단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나가야지요. 좋은 구단은 좋은 사업을 갖고 있어야 되고, 그걸로 구단이 커지면 커지는 만큼 산업이 발전돼야 하거든요. 그게 전문 경영인인 제가 대표이사로 온 이유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생각을 얘기했다.
시민구단으로 자리잡는 기틀 마련
이 대표는 소방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신우의 대표를 맡고 있는 경영인이다. 그럼에도 화성FC 대표이사 선임 후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화성FC’ 구단을 만들려는 열정으로 1주일에 4일을 화성FC 사무실로 출근한다. 또 주말에 시합이 있으면 경기장에 쫓아간다. 화성FC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화성FC 유니폼을 벗어본 적이 없다. 회사에 가서도 항상 정장 안에 유니폼을 입고 있다.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서 다른 이들에게 구단을 사랑하라고 할 수는 없다’는 소신 때문이라고 한다. 별도 급여가 없는 비상임으로서, 또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인으로서 쉽지 않은 일이다. 회사 일은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스레 물었더니, “회사는 여기 나올 때 잠깐잠깐 들러서 일을 처리하고 있다”며 “가업을 승계할 아들에게 올해까지만 회사 일을 봐줄 테니 내년부터는 축구에 올인할 수 있도록 나를 좀 놓아 달라고 했어요. 이 일은 올인하지 않으면 안 돼요. 집중력이 떨어지면 문제가 생기거든요. 제 지인들이 절 보고 ‘축구에 미친 놈’이라고 합니다”라며 껄껄 웃는다.
이 대표는 시민구단에 대해 ‘시민들이 같이 웃고, 울고, 즐기고, 스트레스도 풀고, 구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경기장에 와서 응원해 주고, 지더라도 격려해 주는 구단’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오기 전 화성FC 홈경기에는 보통 200~300명 정도의 관중이 왔다. K3 리그에서는 홈 관중이 많은 구단도 평균 400명 정도이다. 이 대표는 남은 시즌 동안 홈 평균 관중 3000명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처음 시작한 것이, 시민구단으로서 시민들에게 기쁨을 되돌려주기 위한 봉사를 하기로 했다. 사회공헌 300시간 이상 해서 사회공헌 1위 구단이 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봉사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다음에는 서포터즈 모집 활동을 하고 있다. 스포츠는 서포터즈가 있어야 관중들의 집중력이 생기고 게임을 보는 재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사무국 직원들이 프로 구단에 걸맞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도 시키고 있다. 또한 가장 중요한 시민들의 호응을 얻기 위해 책자를 만들어서 동사무소, 학교 등에 배포하고, 조기축구회, 이장단 등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 ‘화성에 왜 프로 구단이 필요한지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남은 시즌 동안 홈 경기 관중 3000명을 자신하고 있다고 한다.
‘앵벌이’와 ‘허가받은 인신매매범’
이 대표는 대표이사의 역할에 대해 “대표이사의 역할은 두 가지로 하나는 ‘앵벌이’, 또 하나는 ‘허가받은 인신매매범’이죠. 재정적 지원을 위한 앵벌이를 하고, 선수를 사고 키워서 팔지 않습니까? 구단이 잘 굴러갈 수 있도록 경영에 대해 전반적으로 잘 어우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대표이사의 역할이지요”라고 웃으며 말한다.
선수 스카우트 및 운영에 대해서는 “사무국에서 추천은 하되 모든 결정은 감독이 결정한다”라고 못박았다. 대신 감독은 선수 한 명 한 명에 대해 장점과 단점, 스카우트 이유를 설명하도록 한다. 감독에게 철저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한다. 스카우터 한 명이 1년 내내 일주일에 5일 정도 현장에 나가 선수들을 계속 눈여겨 보며 데이터를 만들어 선수 스카우트 시 감독에게 추천한다.
축구에 미친 이기원 대표가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에 대해 물어 보았다. “유럽 축구와 한국 축구의 차이점은 유럽 축구는 공격형이고, 한국 축구는 수비형인 것이죠. 관중은 공격형 축구를 해야 지든 이기든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두 골 먹고 세 골 넣으면 이기잖아요. 한 골 먹고 두 골 넣어도 이기고, 못 넣고 비기는 것보다 낫잖아요. 이기는 축구보다는 관중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격형 축구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갈 겁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K3 리그 구단 운영 및 안양FC 이사 경험
이 대표는 우연한 기회로 축구와 인연을 맺었다. “2005년도에 저희 직원 1명이 축구 선수 출신이었어요. 저는 몰랐었는데 팔탄면민 체육대회에 회사 축구동호회가 나가서 결승전에 올라간 거예요. 결승전 하는 날, ’사장님 저희 결승전 하는데 오실랍니까?‘ 하더라고요. 그래서 옷하고 신발을 사주고 응원을 갔는데 우승을 한 거예요. 우승을 했으니까 그걸 지켜야 되잖아요. 그래서 공익으로 고등학교, 대학교 축구 선수 출신 28명을 뽑아 K3 리그에 진출해서 전반기 우승까지 했다. 80명 정도 되는 회사에서 선수 출신 사원들을 이렇게 뽑아 구단을 운영하는 데 매년 7억원 정도 부담을 해야 했다. 이 팀은 신우화성FC, 신우삼척FC를 거쳐 해체되었지만 이 대표에게 세계적인 시민구단을 만들어 보자는 꿈을 심어주기엔 충분했다.
이후 안양FC에서도 이사로 활동을 하는 등 꿈을 놓지 않았다는 이 대표가 만들어 가는 화성FC가 세계적인 시민구단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신호연기자 news@ih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