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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허울뿐인 최초 ‘반려가족과’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09/1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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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화성시에 ‘반려가족과’가 신설되면서 기대가 컸다. 산하에 팀도 반려가족팀, 반려문화정착팀, 반려보호팀 등 3개나 뒀다. 

 

‘반려가족과’라는 이름 또한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긴다는 의미여서 반려가족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과 개설 목표도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행복한 도시’였다. 

 

2021년 말 기준으로 화성에 등록된 반려견만 4만 4900여 마리였으니 화성시가 ‘동물 복지’를 실현하는 모범 도시가 될 듯 보였다. 

 

16일 화성시민대학 운동장에서는 ‘우리는 가족입니다’를 주제로 ‘2023 화성 반려동물 행복 나눔 축제’도 열린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민이 늘어난 만큼 반려동물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올바른 반려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시의 목표대로라면 화성시는 전국 어느곳보다 반려동물과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도시가 돼야 한다. 그러나 화성시 현실은 달랐다. 무려 1400마리가 넘는 개들이 불법 사육되고 있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1일 전국에서 모인 동물보호단체들은 팔탄의 한 개 번식장에서 고통받고 있는 개들을 구출했다. 현장은 너무나 끔찍했다. 96마리의 사체가 냉장고 등에서 발견됐고 동물 확대 정황도 명확했다. 야산에 불법 매장된 것이 밝혀지고 불법 안락사를 위한 약품도 있었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전국 최초의 ‘반려가족과’를 가지고 있는 화성시의 대처는 아쉬울 뿐이었다. 불법이 행해지는지도 몰랐고, 우왕좌왕했다. 사건을 알린 내부 고발자가 없었다면 얼마나 더 오래 개들이 고통을 겪었어야 했는지 모른다. 

 

동물보호단체 한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올해 이곳에 대한 조사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라면서 “제대로 조사만 했어도 이런 끔찍한 일을 막을 수도 있었다”라고 아쉬워했다.

 

장철규 화성시의원은 6일 ‘제224회 임시회’ 중 제1차 경제환경위원회에서 “반려동물의 생산단계부터 철저한 이력 관리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유통경로나 판매업소별로 무허가 생산업 경매 참여가 차단되도록 정확히 조사하는 이력관리체계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일과 같은 사건을 예방하자는 것이다. 

 

이제 남은 일은 구출된 1426마리의 개가 편히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행히 경기도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인 반려마루에는 구출된 강아지를 보호하려는 자원봉사 신청자가 8일 오전 현재 549명에 달했다. 

 

시민들의 큰 관심만큼, 제대로 된 마무리가 필요하다. 화성시 ‘반려가족과’ 역시 최초라는 허울에서 벗어나 스스로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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