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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다큐 영화 ‘수라’로 보는 ‘새만금’과 ‘화성습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07/0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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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한철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경기국제공항이랑 새만금국제공항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6월 26일 화성환경운동연합이 ‘수라’ 기획 상영회를 열었다. 위 질문은 영화 상영회가 끝나고 한 관객이 감독에게 질문한 것이다.

 

이번 화성 상영회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수라'(새만금)는 우리 '화성습지'와 꼭 닮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 다 1991년 대규모 간척사업을 시작으로 만들어졌고, 각각 새만금국제공항과 경기국제공항 건설로 위협을 받고 있다. 각 지역 시민, 국내외 NGO,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처절한 갯벌 파괴의 역사 가운데 여전히 희망을 피워내고 있고, 멸종위기 도요물떼새와 저어새, 황새 등의 물새에게 지구적으로 가장 중요한 서식지 중 하나라는 점도 비슷하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 화성에서 영화 ‘수라’를 보며 큰 공감과 연대감을 불러온 이유였다.

 

우리에게 갯벌은 무엇일까. 우리가 먹는 수산물은 어디서 나올까? 먼 바다? 아니다. 가까운 바다와 주로 연안습지, 즉 갯벌이다. 한편 갯벌은 ‘비식생 블루카본’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효과적인 자연기반해법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생물 다양성의 보고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는 갯벌을 얼마나 소중하다고 여기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닮은꼴 수라(새만금간척사업)와 화성습지(화옹지구간척사업). 갯벌 간척은 21세기에 어떤 의미인가. 20세기와 달리, 보호받고 사랑받아도 부족할 텐데 오히려 우리는 30년 넘게 하던 사업이니까 그냥저냥 계속 매립하고 있다. 30년간 양 간척사업에 들어간 비용이 각각 약 6조와 1조라고 한다. 지금 멈추면 매몰비용이라고? 과연 그럴까. 화성습지, 그러니까 과거 남양만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어업 관련 생산과 가공, 유통으로 지역경제로 벌어들인 돈이 매해 3,000억 정도였다고 추산한다. 3~4년이면 본전이었다. 지금 공사한 지 30년이 지났다. 얼마나 큰 손해인가. 또한 고대 문명에서 현대까지 이어온 찬란한 연안의 문화가 매립 흙에 묻히고 있다. 어민과 어촌 마을이 사라지고 있다. 어민들은 가난해졌고, 심지어 간척농지를 기다리다가 돌아가신 분들도 많다. 애통하고 쓰라린 역사이다.

 

  방조제가 완전히 막히던 2006년과 2002년, 수라와 화성습지의 조개와 게, 갯지렁이류 등 저서생물이 폐사했다. 물은 검게 변했으며 주검이 내는 악취만 가득했다. 매해 태평양을 넘어 지구 남반구와 북반구를 오가는 붉은어깨도요 개체군의 70~80% 개체, 즉 30만 마리가 2006년 이후 더 이상 지구상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뉴질랜드 마오리족에게 쿠아카(Kuaka)라고 불리며 조상새로 숭배 받는 큰뒷부리도요 역시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새와 생명을 품은 소중한 두 습지는 모두 국제공항과 공군기지의 위협을 받고 있다. 새만금국제공항과 경기국제공항 건설, 수원전투비행장 이전사업과 군산미공군기지 통합건설. 이것 역시 똑 닮았다. 우리에게 국제공항은 무엇이고, 공군지기는 무엇인가. 평화는 어디에 있는가. 마음이 복잡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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