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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00만 메가시티 화성시-100만 메가시티 문화를 조망하다] 화성문화원,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 조성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05/2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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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지선 화성문화원장  © 화성신문

지난 10월 제17대 문화원장으로 취임 후 어느덧 7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자 삶의 터전인 화성이지만, 문화원장이라는 직책은 친숙한 것들을 생경하게 만들었고, 겸손한 자세와 더불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했다.

 

지난 7개월을 하나의 사자성어로 집약하자면 ‘직심필수(直心必遂)’라고 말할 수 있겠다. 곧은 마음으로 행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선현의 큰 가르침은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하는 원동력임과 동시에 시민들의 문화 향유와 ‘화성시의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 조성이라는 무거운 소명으로 다가왔다.

 

 

 

▲ 화성문화원 전경.  © 화성신문



인문학 위기의 시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문화원 

 

 

1965년에 창립된 화성시 관내 최고(最古)의 문화 기관인 화성문화원은 지역 역사 보존 및 향토 문화 창달을 위해 다양한 문화 진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원 내에 예술교육과 유적 답사 프로그램은 활성화되어 있었지만,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이 부재하다는 감식안이 문화 경영 혁신을 모색하게 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사회 진출, 콘텐츠 소비 패러다임 변화로 인해 인문학 위기론은 2010년대 초반부터 사회적인 담론으로 대두되었지만, 이에 대한 마땅한 강구책은 나오지 않은 실정이다. 합리적인 비판보다는 무분별한 비난을,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이해보다는 혐오와 분노를 기반으로 한 대립이 팽배한 야만적 사회상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이 무척 절실해졌다. 마치 과자를 먹듯이 짧은 시간에 콘텐츠를 소비하는 스낵 컬처(Snack Culture)의 유행은 성찰과 사유라는 인간의 실존 가치를 상실시키고 말았는데, 이처럼 인문학의 필요성에 대한 깊은 고뇌는 문화의 어원까지 고찰하게 했다. 문화(Culture)라는 말의 기원은 ‘Cultura(쿨투라)'라는 라틴어에서 파생되었다고 전해진다. 이는 경작(耕作)과 재배를 뜻하는 단어인데 식물의 발아와 생육처럼 문화는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고, 유기체의 특성처럼 인간의 공존과 성장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함양할 수 있게 만든다. 이에 우리는 인문학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성숙한 인간상을 완성하는 것으로 시대 변화를 견인해야 한다. 

 

역동적인 인문 도시 화성시의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역사·문화에 대한 화성시민의 문화지수를 높이고자 ‘화성문화대학’을 개설하였다. 먼저 세계무형유산인 판소리의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도록 무형문화재 판소리 홍보가 이수자 정상희 명창을 초빙했다. 권위 있는 명창에게 이론과 실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은 화성시 기업인 다수가 문화원에 신규 유입되었다. 이는 화성 시민들의 인문학 수요를 확인시켜주는 사례임과 동시에 사회적 관계망 형성에 기여하는 문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나아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의 장기화가 우울감과 고립감을 심화시켰다는 점이 문제의식으로 자리 잡았다. 경기연구원의 조사에 관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울증에 해당하는 경기도민이 17%에서 57%로 증가하였다고 한다. 지친 영혼을 치유할 힘을 지닌 문화 예술, 문학의 원류인 시(時)의 향유가 현대인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연탄 한 장’, ‘너에게 묻는다’ 등 깊은 사유를 내포한 서정의 언어로 시민의 곁에 함께한 안도현 시인을 화성문화원의 강사로 초빙하였다. 퇴근 후 휴식보다 창작을 선택한 청년,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시인의 꿈을 펼치지 못했던 중장년, 문화 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새로운 활력을 얻는 액티브 시니어 세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하는 문화원 강의실의 열기는 매회 결석자가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 매주 시 창작 과제를 제출하고, 심도 있는 합평을 하며 성장하는 수강생들을 보면서 인문학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내면의 울림과 성취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인문학의 산실로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화성문화원은 지속적으로 독창적인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할 계획이다. 

 

▲ 문화대학 안도현 클래스가 진행 중이다.  © 화성신문



소외와 대립의 시대, 청년과의 상생 협력 플랫폼이 되는 문화원 

 

화성시는 전국 226개 시군구 중에서 지방 소멸 위험도 최저 단계 도시에 해당한다. 이러한 인구 유입을 고려해 화성문화원은 전 연령대를 고려한 다양한 문화학교 프로그램을 신설하였다. 청소년을 위한 ‘한문 교실’, 웰니스 및 카페 문화에 관심이 많은 청년층을 고려한 ‘꽃차 소믈리에’, 디지털 소외 계층을 고려한 ‘스마트폰 300% 활용하기’ 클래스까지 문화 소외 및 격차를 해소해 문화 예술의 구심점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최근에는 경력 단절 여성의 문화 예술 및 사회 활동 참여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리턴 맘 바리스타’에서 착안점을 얻었다. 화성시 내 경력 단절 여성, 육아휴직자들의 삶이 더욱 윤택해질 방안을 모색하고 지원하겠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로렌즈의 ‘나비효과’ 같이 문화원의 작은 방향성이 한국의 저출산 문제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화성문화원은 학습터라는 공간의 전형성을 탈피하고, 화성시민에게 열린 유휴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도시재생사업 및 복합문화공간 조성 선진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 화성시민들의 정주의식을 고취하고, 신진 예술가가 유입될 수 있는 방향을 연구할 계획이다. 

 

 

▲ 제7회 전통 모심기 재현 및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다.  © 화성신문



문화유산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 고유한 지역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는 문화원 

 

문화원은 지역의 역사와 전통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교육, 연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애향심 향상과 전통문화 계승·발전이라는 고유 목적을 넘어, 이제는 문화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무형 문화유산의 숭고한 가치를 잇고자 화성문화원은 팔탄민요 강사료를 지원하고 있다. 팔탄민요는 화성시 팔탄면 지역의 토속 민요로 경기 남부와 충청남도 북부 문화권의 특성이 어우러진 것이 특징인데, 모심는 소리, 논매는 소리 등 9곡의 소리로 구성되어 있다. 화성시 내에서 유일하게 경기도 무형문화재로 등재된 팔탄민요(제65호)의 가치가  대중적 관심과 공감대 형성에 성공하기를 기원해 본다. 

 

나아가 화성시는 정조대왕의 개혁 의지와 충효 사상의 정체성을 지닌 문화 거점이라는 특성과 폭넓은 시대의 문화유산을 보유했다는 이점을 지닌 지역이다. 그리고 화성시는 제암리·고주리 학살 사건이라는 역사의 상흔이 있으며, 송산·서신, 발안, 우정·장안 만세운동이라는 유서 깊은 3.1운동 항쟁의 역사가 있어 자주독립의 숭고한 역사를 일깨울 수 있는 지역이다. 

 

화성문화원은 관내 학교에서 교육할 수 있는 방문 교사를 양성해 화성시의 문화 자생력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삼국시대 요충지였던 당성, 불교문화의 위용을 느낄 수 있는 용주사 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역사 교육을 통해 가치를 확산하고, 새로운 연구 인력의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송산 독립운동 토크 콘서트> 지원 사업을 통해 청소년들이 지역 역사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지역 역사 문화의 진흥과 발전을 위한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모아지기를 바란다. 

 

더 나은 내일, 화성시의 문화 진흥을 위해 인문학, 문화 향유 계층 확대, 문화유산의 가치 보존과 확산을 고안해 보았다. 새로운 도전과 성장을 위해 묵묵한 행동이 요구되는 오늘,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떠올리며 자성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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