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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189]
노인들이 홀로 떠나가는 이별없는 죽음을 막아야 한다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04/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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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락천 (주)동부케어 대표이사/온맘터치협동조합 이사장     ©화성신문

사람은 태어나서 끊임없이 키가 자라고 지혜가 자라며 성장해가다가 20대 중반을 지나면서 점차적으로 늙어가기 시작한다. 늙고 병들고 삶이 무너져 맞는 죽음, 혼자 외롭고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가 늘고 있다. 가족과 친척, 친밀한 관계 속에 있는 지인들과의 이별 없는 슬픈 죽음이다. 2022년 한 해 동안 3378명이 외롭게 세상을 떠났다.

 

지금 시대는 스마트폰 하나로 세계 어디에 있든지 접속이 가능한 SNS 세상을 살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생산되고 제조된 물품들이 국가 간의 경계를 넘어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다.  친구는 많아도 다들 외롭다니 아이러니하다. 코로나19 탓도 있겠으나 대면접촉이 없으니 고독하다고 아우성이다. 소통을 하지만 외롭게 죽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우리가 처한 현실은 어떠한가. 의료와 과학의 발달로 수명이 늘어나면서 외로움과 싸워야 할 여생도 길어졌다. 부부도 건강을 함께 담보할 수 없다. 자식과 배우자가 있으나 노년이 고독하다는 하소연이다. 오죽하면 자식, 돈보다 친구가 좋다는 노래에 환호하는 나라가 됐을까. 연간 혼인 대비 30%의 이혼율도 요인일 것이다. 정서적, 심리적 이혼까지 감안하면 정상 부부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 요즘 회자되는 ‘한집 별거 노인’, ‘한 방 독거노인’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렇듯 노인과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나이가 든 초고령의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인구 다섯 중 한 명이 노인이다. 노인빈곤, 노인자살 등 사회문제로 비화될 것이다. 또 치매, 암, 심혈관 등 중병보다는 만성질환으로 죽는 이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이 때문에 독거노인은 요양원 아니면 집에서 혼자 살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런 노인들이 편안한 죽음을 맞도록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노인들도 친인척, 지인들과 서둘러 작별의 인사를 나눠야 한다. 그래야 초라한 죽음을 피할 수 있다.

 

농어촌일수록 이런 사회전조가 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대도시도 예외일 수 없다. 대전의 고독사 증가율이 전국 1위다. 대전은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가 8.8명이고, 전남은 6.8명, 경기도가 5.3명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밝힌 고독사 실태조사가 그 근거다. 좀 더 고독사를 재론해 보자. 고독사 연령층은 5060 중장년이다. 전체 고독사 중 50%를 넘는다. 사인(死因)은 경제문제, 이혼, 대인관계 등이다. 사회적 고립이 주된 이유다. 이런 이유로 노인들 고독사도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나 지방정부의 고독사 진단과 해법이 변변치 않다는 점이다. 최근에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독사를 언급했다. 고독사가 복지 사각지대임을 시인했다. 이런 시인이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감 있게 대응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장관은 올 1분기 중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수립을 밝혔다. 그러나 그게 전부라서 아쉽다.

 

전담 조직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러니 사안의 심각성도 찾기 어렵다. 책임 있는 대응이라면 관련 입법과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 뒤 정책을 신속하게 집행하면 된다. 고독사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그러니 한시도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고독사는 중장년, 고령, 청년층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고독사를 겪을 수 있다. 매년 3000여명이 죽고 있다. 그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죽음이다. 그렇다고 3004명, 159명의 죽음에 견줘 가볍지 않다. 그러니 고독사를 막아야 한다. 자고로 예(禮)가 무너지면 사회질서도 나라도 붕괴하기 마련이다.

 

dongbuca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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