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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군사 철조망이 사라진 화성시 바닷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11/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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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서해안 바닷가를 가로막던 흉물인 군사 철조망이 완전히 철거됐다. 이로써 수도권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보유한 화성시의 아름다운 해안경관을 온전히 되찾게 됐다. 다만 낚시꾼들의 방문이 잦은 화성방조제 구간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철조망 상단부만 제거됐다. 

 

화성시와 군은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된 ‘해·강안 경계 과학화 사업’과 연계해 군사 철조망 철거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위한 ‘해안 군사 철조망 철거’ 업무협약까지 체결하며 군사 철조망 제거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지금까지 화성시 해안가에서 제거된 군사 철조망만 총 33.37km에 달하고 있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아름다운 바닷가를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든 화성시민들의 생각도 같을 것이다. 

 

화성시 서해안은 미군 폭격장이었던 매향리를 평화생태공원으로 재탄생시켰고, 람사르습지 등록이 추진되는 철새들의 요람인 화성습지도 존재한다. 여기에 낙조가 아름다운 궁평항과 모세의 기적이 이뤄지는 제부도, 요트레저를 즐길 수 있는 전곡항 등 해안 관광지도 즐비하다. 한마디로 평화와 자연이 함께 숨쉬고 있는 최고의 교육, 환경의 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관광자원을 저해하면서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것이 바로 군사 철조망이었다. 곳곳에 쳐져있는 군사 철조망은 화성 서해안 바닷가의 경관을 완전히 무너트렸고 경기도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가졌음에도 관광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한 가장 큰 요인이 됐다.

 

해안가의 주민들은 어업에 종사하거나 관광산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탁 트인 바닷가와 찾기 쉬운 백사장은 필수요소였다. 어민들과 화성시의 노력으로 화성시 바닷가를 찾는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군사 철조망이 쳐져있는 곳은 관광객이 찾지 않는다는 것이 주민들의 한결같은 지적이었다. 같은 어민임에도 불구하고 군사 철조망이 주민의 소득을 가르는 요인이 됐던 것이다. 주민들은 관광산업 활성화 대책에 앞서 이구동성으로 “군사 철조망 철거가 먼저다”고 강조해 왔다. 

 

결국 군사 철조망의 완전한 철거는 천혜의 화성시 해안 경관을 완전히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의미와, 이를 통해 바다와 연계한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권 개발의 키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모두 갖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채인석, 서철모 등 전임 화성시장의 최우선 과제가 군사 철조망의 완전한 철거였음은 물론이다. 

 

물론 군사 철조망은 간첩이나 또 다른 북한 무장 병력의 침투로를 막는 역할을 다해 왔다. 강릉해안 침투 때와 같이 효용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군사 철조망보다 CCTV 등 해안가를 지키기 위해 더욱 효용성이 좋은 방법들이 등장했다. 

 

실제로 대표적인 서해안 관광지인 궁평항은 60여 년만에 군사 철조망이 철거되면서 1900여 그루의 해송군락지를 포함한 백사장 접근성이 높아져 관광객들이 크게 늘었다. 

 

화성시는 앞으로 서해안 경관도로를 확충, 신설하고 궁평 해안데크로드 설치를 포함해 서부 해안지역 자연관광지 조성 등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해안 둘레길과 서해안 해양관광벨트 조성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서해안 바닷가의 가치를 더욱 높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해안가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관광자원이지만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크게 변모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과 협업하고 소통하면서 지역의 특색에 걸맞는 해안가 가치 높이기에 나서야 한다. 무조건적이고 극단적인 개발이나, 보존은 지양하고 환경을 보전하면서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군사 철조망은 그 자체만으로 6.25부터 시작된 민족 분단의 아픔을 대변한다. 화성시는 군사 철조망과 함께 매향리라는 분단의 아픔을 누구보다 깊이 간직한 곳이다. 강원도 고성군이 군사 철조망을, 파주시가 비무장지대의 철망을 이용해 기념품 사업을 시작했듯이 화성시만의 자원이 될 수도 있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어떻게 60여 년 만에 되찾은 화성시 서해안 바닷가의 가치를 높이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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