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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21]
일에 대한 최고의 동기는 어디서 생기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8/2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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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성씨는 결혼한 지 5년 만에 아이(철이)를 얻었다. 아이가 귀엽다는 생각 이전에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을 느꼈다. “이제 어영부영 살아서는 안 되겠구나.” 아이가 생김으로써 가장으로서 엄청난 책임감을 느꼈다. 직장에서 일하는 자기 모습이 달라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비록 성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엄마, 아빠들이 아이가 태어나면서 이렇게 생활 태도가 달라진다. 삶의 동기가, 일에 대한 자세가 달라진다. 이렇게 사람들은 뭔가에 대한 의무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런데 과연 이런 압박감이 일을 하게 하는 진정한 동기가 될까? 다시 말하면, 관리자가 직원에게 돈으로 압박하고, 승진으로 유인하고, 인사고과로 겁을 준다고 해서 일을 열정적으로 잘하게 할 수 있는가 말이다. 경제적 압박감, 정서적 압박감 같은 것은 단기적으로는 일에 대한 의욕을 높이는 것 같지만, 길게 보면 일에 대한 의욕을 떨어뜨린다. 스포츠 선수가 어떻게 하면 연습을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이번에 체전에서 금메달을 따야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서 군 복무를 면제받아야지~”하는 생각을 하면 열심히 운동하게 될까?

 

선수들이 가장 쉽게 망가지는 대목이 바로 이 대목이다. 결과나 보상에 집착하면 운동이 안 된다는 것이다. “1등을 하겠다.” “메달을 따겠다.” 이런 생각이 강하면 실수가 잦아지고, 빨리 지치게 된다. 심지어는 불안감이 커져서 근육이 굳어지고 시야가 좁아진다. 이게 조금 더 심하면, 슬럼프에 빠지고 입스(Yips)가 생긴다. 그래서 맨날 하는 이야기가 편하게 하세요.” “과정을 즐기세요.” “현재에 집중하세요” “자신을 믿으세요이런 거다.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말은 월급 때문에 일한다.’ ‘점수 잘 받기 위해 일한다고 하지만, 정작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월급 생각하지 않고, 평가 생각하지 않고 일한다. 그럼 무엇 때문에 일하는가? 그냥 일이 사람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일에 그냥 빠져드는 것이다. 경제적인 동기, 사회적인 동기 같은 것은 일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지언정, 일에 빠져들게 하는 진정한 동기가 되지 못한다. 진정한 동기는 무엇인가? 일이 재미있어야 한다. 아니면, 일함으로써 그 일이 만들어내는 기여가 느껴져야 한다.

 

조직 컨설턴트 닐 도쉬와 린지 맥그리거(Neel Doshi & Linsay McGregor)는 동기 스펙트럼(동기 연속축)을 제안했다. 일 자체에서 가장 가까운 것부터 일에서 떨어져 있는 것까지 6가지 동기를 이야기했다. 일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 재미이다. 그다음에 의미와 성장이 있다. 재미는 말 그대로 일 자체가 재미있는 것이다. 그리고 의미는 일의 결과가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성장은 일이 부산물로 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 세 가지는 일과 직접 관련이 있다. 그런데 다음 세 가지는 일에서 조금씩 멀어진다. 경제적 압박과 정서적 압박, 타성이 있다. 이 세 가지는 일 자체와는 거리가 있다. 경제적 압박은 일 외부에서 주어지는 경제적 보상을 얻기 위해서나 벌을 피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다. 정서적 압박은 주로 인간관계에서 오는 압박이나 불안감이다. “일단 직장에 나가고 명함이라고 지니고 다녀야 하는데.” 하는 것 말이다. 마지막으로 타성은 아무 생각 없이 해왔던 것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기계적으로 직장에 왔다 갔다 하는 것 말이다.

 

도쉬와 맥그리거는 재미, 의미, 성장은 직접 동기요인이라 하고, 경제적 압박감, 정서적 압박감, 타성은 간접동기 요인이라고 했다. 직접 동기요인은 플러스 요인인 데 비해, 간접동기 요인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간접동기 요인은 겉으로만 동기지 속으로는 일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그래서 그들은 직접동기 점수에서 간접동기 점수를 빼는 지수를 만들고 이를 총동기라고 불렀다. 총동기가 높아야 진짜 일에 대한 동기가 높은 것이다. 애플스토어는 직원들의 평균 총동기가 경쟁사에 비해 2배 이상 높았고, 홀푸드(유기농 슈퍼)는 경쟁사에 비해 3배나 높았다. 우수 기업은 직원들의 총동기에서 차이가 뚜렷했다. 일은 일 속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하고 그 일을 함으로써 스스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철이 아빠는 이제 아빠가 되었으니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 헌데 철이만 생각하고 일하면 안 된다. 자신이 하는 일, 일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또 위기관리 하면 떠오르는 분이 있다. IMF 위기 때 한국전기초자를 살려낸 서두칠 사장이다. 한국전기초자는 텔레비전과 모니터용 유리를 생산하는 회사였다. 회사가 어려워져 대우그룹으로 편입이 되었다. 대우에서 부사장이었던 서두칠 사장이 1997년 12월 한국전기초자 사장으로 부임했다. 당시 매출은 2,377억, 차입금은 3,480억 원으로 차입금이 매출액의 1.5배 수준이었다. 1997년 매출 증가율은 -22.5%, 수지는 589억 적자였고, 부채비율은 1,114%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당시 IMF 외환위기 직후라 기업 퇴출이 최대 이슈였다. 대우그룹도 어려운 상황에서 이 회사는 도태 0순위였다.

 

 

 

그러나 서두칠 사장 부임 3년 후 부채비율은 2000년 말 37%로 낮아졌다. 600억 원의 적자를 본 회사가 1,717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영업 이익률 또한 35.35%에 달했다. 어떻게 그렇게 했을까? 서두칠 사장은 현장에서 직원들과 숙식을 하면서 희망을 함께 나누고 도전정신을 심었다. 서두칠 사장은 위대한 리더였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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