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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08]
재택근무가 뉴노멀이 되는 건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5/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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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필자가 책임자로 있는 수원시 글로벌평생학습관은 수원시 기관인데 2020년 9월부터 아주대가 위탁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필자는 아주대 명예교수로서 이때부터 관장을 맡았다. 코로나 사태가 한창일 때에 일을 맡은 것이다. 

 

이 기관은 학생들을 위한 외국어 마을과 성인을 위한 평생학습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게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외국어 마을에는 학생들이 단체로 영어를 배우러 왔었는데 이게 중지되어 있었다. 성인 학습도 대면 수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부랴부랴 줌(zoom) 수업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행정 시스템도 코로나 상황에 맞추어져야 했다. 그곳에는 아직도 대면 결재를 하고 있었다. 전자결재로 바꾸고 그룹웨어를 도입하여 전자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하고 나니 직원들도 직원들이지만 관장인 필자의 업무가 자유로워졌다. 직원들을 꼭 만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관장직이 상근이라 매일 출근하지만, 사무실에 혼자 있거나 외부인을 만난다. 당연히 결재는 전자적으로 이루어지고 업무 협의도 그룹웨어 상에서 한다. 필자가 묻고 직원이 답을 하기도 하고, 직원이 상의해 오면 필자가 의견을 주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필자는 사실상 휴가가 없어졌다. 필자도 직원들처럼 휴가를 쓰는데 휴가 기간에도 전자결재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다 보니 학습관 내에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을 때 아무런 문제 없이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었다. 이제 직원들도 필요한 경우 얼마든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교육은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한다.’ 성인 학습자 대부분이 5~60대인 평생학습관의 풍경이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이다.

 

수원시에 있는 작은 기관이 이럴진대 다른 기업에선 어찌하고 있을까? 고용노동부가 2021년 9월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기업의 48.8%가 재택근무를 운영하고 있었다. 2019년 이 비율은 4.5%로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말이다. 

 

실제 재택근무를 하는 근로자 비율은 이보다 떨어지지만, 이것도 만만치 않다. 최근(2020. 3) 경기연구원이 경기도 거주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설문 참여자 300명 중 18.7%가 현재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대략 기업 중 절반 정도가 재택근무 제도를 운용하고 있고, 근로자 5명 중 한 명 정도는 재택근무를 실제로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불과 2년 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제 코로나도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바뀌고 거리두기도 해제된 상황에서 재택근무는 어떻게 될까? 그동안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구글이나 애플 같은 회사들에서는 회사 출근 근무를 장려하는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재택근무는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방안이었으니 이제 과거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직원들이 이미 재택근무에 적응해 버린 것이다. 재택근무의 달콤함을 즐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네이버가 근무 방식을 새로 설계하기 위해 직원 4,700여 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조사를 했는데 주 5일 재택근무를 원하는 직원이 41.7%나 되었다. 주 5일 사무실 출근을 원하는 직원은 2.1%에 불과했다. 적어도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섞어서 하는 혼합형을 원한다는 이야기다.

 

위의 경기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재택근무에 대한 근로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약간 만족이나 매우 만족으로 대답한 긍정 만족 비율이 87.5%나 된다. 회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회사(응답 회사 100사)는 79.4%가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원들이 만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출퇴근 부담이 없어져서 잠을 더 자거나 휴식을 더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가 만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원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부대 비용이 덜 들어간다는 것이다.

 

재택근무의 가장 큰 약점은 아무래도 직원 간의 소통이다. 소통은 우연한 기회에 우연한 만남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소통에서 비언어적 요소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재택근무를 하면 이런 점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대신 사무실에서 근무하다 보면, 차도 한잔 하고, 우연히 복도에서 만나 중요한 정보를 나눌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오는 대안이 주 2~3회는 사무실 근무를 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하는 혼합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근태 관리는 좀 복잡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하지 않으면 직원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고 젊은 사원과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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