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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05]
위기의식인가? 비전의식인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4/1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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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윤 사장은 항상 걱정이 많다. 입만 열면 위기를 이야기한다. 코로나가 나타날 때는 코로나 때문에 기업이 망할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하고, 위드 코로나로 바뀌어 갈 때는 또 세상이 바뀌어서 큰일 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수년째 이런 이야기를 들어온 사원들은 이제 사장님의 위기론에 무감각해졌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쳤던 소년 이야기처럼 말이다.

 

윤 사장만 위기를 외친 게 아니었다. 우리나라 기업의 CEO들은 거의 모두 위기를 줄기차게 외쳐왔었다. 요는 긴장 풀지 말고 열심히 일하자는 호소였다. 그래서 작고하신 고려대 김인수 교수는 한국적 경영의 특징을 ‘위기에 의한 경영’(Management By Crisis)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사실 우리가 경제개발을 한창 할 때는 나라를 빼앗긴 기억도 생생했고, 한국전쟁의 상처도 제대로 아물지 않은 상황이었다. 남북 대치 속에 전쟁 재발의 위험은 상존했었다. 위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그래서 잘 먹혔는지 모른다.

 

위기의식은 변화를 촉발하는 중요한 시발점이기도 하다. 변화를 연구한 하버드 대학의 존 코터 교수는 변화를 추진하려면 일단 위기의식을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뭔가 잘못되고 있다’라거나 ‘이러다간 큰일 나’ 이런 생각이 없으면 굳이 사람들이 변화에 동참할 필요를 못 느낄 것이다. 

 

회사 매출액 늘고 있고, 월급 잘 나오고 하는데 ‘새로운 것을 하라’, ‘변화를 해라’ 하면 따라오고 싶겠는가? ‘안락한 환경(comfort zone)’을 흔들어서 그곳을 벗어나게 하려면 위기를 외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렇게 이야기해야 한다. “우리가 매출액이 늘고 있지만, 잘 들여다보면, 과거 5년 전에 개발한 제품에서 매출액이 나고 있는 것이지, 최근에 개발한 제품에서는 매출이 오히려 줄고 있다”든지, “그 유명하던 코닥도 망하는데 우리라고 안 망할 것 같으냐!” 이렇게 말이다.

 

그런데 윤 사장 회사의 직원처럼, 계속 위기의식을 이야기하면 식상해지고 사람들이 자극을 받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생활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는 위기의식이 잘 통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위기의식 고취도 지혜롭게 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의 동기는 욕망에서 생기는데 욕망은 다양한 것이 있지만, 추리고 정리를 해 보면 결국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싫은 것을 피하고 싶은 욕망이고, 다른 것은 좋은 것을 갖고 싶은 욕망이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회피동기(avoidance motivation)와 접근동기(approach motivation)라 한다. 쉽게 이야기해서 회피동기는 혼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접근동기는 칭찬받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이다. 회피동기로 일을 해 성공했을 때는 안도감을 느끼고, 접근동기로 일을 해 성공했을 때는 기쁨을 느낀다. 반대로 회피동기로 한 일에서 실패를 했을 때는 불안감을 느끼고, 접근동기에서 실패했을 때는 슬픔을 느낀다.

 

회피동기 유발은 곧 위기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고, 접근동기를 유발하는 것은 곧 비전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리더는 이 두 가지를 적절히 잘 활용해야 한다. 진짜 위기를 당했을 때는 위기를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이때는 비전을 전파하고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희망찬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고, 북극성을 향해 달려보자고 이야기해야 한다. 조직원들이 비전으로 무장을 해야 한다.

 

그런데 너무 잘 나가고 있을 때, 직원들이 자만하는 기미가 보일 때는 위기의식을 높여야 한다. 즉, 회피동기를 활용해야 한다. 우리의 약점을 찾아 이야기해야 하고, 우리에게 닥쳐오는 위협을 강조해야 한다. ‘우리가 망할 수 있다,’ ‘경쟁에서 뒤질 수 있다,’ ‘대체 제품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리더는 회피동기보다 접근동기를 많이 활용한다. 위기보다는 기회를 많이 이야기하고, 약점보다는 강점을 강조한다. ‘2등은 하지 말자’고 이야기하는 대신 ‘1등을 하자’고 이야기한다. 부정적인 것을 많이 이야기하게 되면, 오히려 그 부정적인 것에 꽂히는 경향이 있다. 

 

‘실수하지 말자’고 자꾸 이야기하면 자꾸 실수에 집착한다는 이야기다. 대신 긍정적인 표현으로 ‘완벽한 것을 만들어 보자.’ 이렇게 이야기해야 실수도 줄어진다. 

 

리더가 긍정적인 비전을 이야기하되, 높은 목표를 제시하면, 위기의식을 고취하는 효과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이제 국내가 아니라, 세계에서 1등 하자.”고 이야기하는 것 말이다. 비전의식 속에서 긴장감을 느끼고 위기의식을 갖는 것, 이게 최고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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