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기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화성농민(華城農民)칼럼26] 기후 변화와 농업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08/23 [08:44]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김근영 (사)한국쌀전업농 화성시연합회장 / 농업경제학박사     ©화성신문

농업은 기후, 토양, 생물 등 자연 환경에 지배를 받는 산업이다. 특히 기후는 농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토양 및 생물 환경 등에 대한 영향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기후는 지역에 따르는 농업의 형태뿐만 아니라 농작물의 종류, 작부 체계, 작기, 생산성, 품질, 안정성 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현재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위기)는 농업 기후 자원의 지리적·계절적 변화를 초래하여 농업 기후 지대의 변화와 이에 따른 작물 적응 지역의 변화 그리고 잡초·병충해 등의 발생 및 발생량의 변화, 토양 비옥도의 변화, 가뭄 정도의 변화 등 농업 생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기후 변화로 인한 식량 공급 부족과 농식품 가격 상승은 심각한 기아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2007~2008년 식량 위기 당시, 곡물 가격 상승으로 만성적인 기아 인구가 1억 1,500만명 증가했다. 특히 저개발국의 여성과 어린이의 영양 결핍이 심각하며, 모성 영양 결핍으로 인해 미숙아로 태어난 신생아 사망률이 60~80%에 달하였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최근 2040년 이전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IPCC는 2018년 내놓은 보고서에서 산업화 이전보다 1.5℃ 상승하는 시점을 2030∼2052년으로 예측했으나 이번엔 그 시점이 2021∼2040년으로 10년 이상 앞당겨졌다. 

 

보고서는 지구의 지표면 온도가 2011∼2020년 산업화 이전보다 1.09℃ 상승했고, 평균 해수면 높이는 1901∼2018년 0.2m 올랐다고 한다. 온실 가스로 불리는 이산화탄소·메탄·아산화질소 농도도 크게 상승하였는데, 이산화탄소는 2019년 농도가 410ppm으로 전례 없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같은 시기 메탄 농도는 1866ppb, 아산화질소 농도는 332ppb를 기록했다고 한다.  

 

농작물은 개화기, 파종기, 정식기, 생육기, 성숙기, 수확기, 월동기의 기후 조건에 따라 작물의 재배지와 작부 유형이 달라질 수 있다. 농작물 재배에서 온도가 1℃ 상승함에 따라 기상적 요인을 중심으로 본 재배 가능 지역은 위도상으로 81㎞가 북상하며, 해발 고도상으로는 154m가 높아진다. 우리나라는 기후 온난화로 인해 온대성 작물들의 재배 가능 지역은 북부 지방, 산간 지방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주에서 재배되었던 한라봉은 전북 김제까지, 전남 진도의 강황은 경기 파주까지, 전남 영암의  무화과는 충북 충주까지, 청도의 복숭아는 경기 파주까지, 경북 경산의 포도는 강원 영월까지, 대구의 사과는 경기 포천까지, 전남 곡성의 메론은 강원 양구까지, 전남 보성의 녹차는 강원 고성까지 재배지가 북상하게 되었다. 

 

농업은 기후 변화에 매우 민감하고 그 피해 또한 크다. 기후 변화는 농업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쌀이 충분히 성숙되지 못해 생산량 및 품질이 저하되며 시설채소작물은 성장 자체는 빠르나 실질적 생산성은 저하된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여름철 집중 호우, 긴 장마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1968년 이후 최저치인 350만7000t에 불과했다. 2019년 대비 23만7000t, 평년보단 50만5000t 줄어 들었다. 기후 변화는 농작물뿐 아니라 축산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고온으로 면역력이 약화되고 전염병 출현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기후 변화로 인한 농업 피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가뭄, 홍수, 저온, 고온, 일조 부족 등으로 농산물 수확량이 급감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데, 이것은 특정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기후 변화에 대한 농업 분야의 대응 방안에 대해 살펴보자. 첫째, 탄소 중립을 위한 농업, 산림업, 수산업, 식품산업, 유통업, 보험업, 품질검사 등 유관 기관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농업 부문에서 탄소를 감축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농민들의 수용성을 감안하여 전면적이면서도 점진적인 탄소 감축 농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농산물 수급 균형은 전국적으로 농산물의 주산단지를 파악하고 재배 면적과 작황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농업 통계의 선진화가 시급하다. 

 

기후 변화에 대응한 농산물의 수급 안정화를 위해서는 지자체 단위별 주요 작물 재배 면적과 작황을 모니터링하고 이들 지역별 자료를 종합하여 국가 단위의 농산물의 수급 전망을 수립해야 한다. 셋째, 국제 곡물 가격 변동에 대한 위험 관리를 위해서는 수출국의 기상 상황에 따라 생산량과 국제 곡물가격 변동을 모니터링하고 곡물 가격 상승에 대비한 곡물 선물 시장을 활용하고 가격 상승을 흡수할 수 있는 재고 비축 전략이 필요하다. 

 

넷째, 농업 정책을 지원하는 기술 개발 체계가 시급하다. 농식품부의 정책부서와 농촌진흥청 등 기술 개발 부서 간의 긴밀한 협조가 강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농촌 현장에서의 문제점 발굴·정책시행·정책 실행 시 문제점 모니터링과 대책 기술 개발·농업 농촌 현장에 필요한 정책과 기술을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 다섯째,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한 농가의 인식이 낮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농업 분야의 탄소 격리 기여를 공익직불제에 포함하는 것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외국에서는 종자, 비료, 농약 등 농산업 기업들이 주도해 농업인에게 탄소 배출권이라는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생산 방식을 적극적 추진하고 있다. 여섯째, 기후 스마트 농업(climate smart agriculture, CSA)을 확산해야 한다. CSA의 핵심 요소는 농업 생산성 및 기후 변화 충격에 대한 탄성력 증대, 탄소 격리 향상 또는 이산화탄소 방출 저감, 농업과 농업 이외의 토지 이용 사이의 인터페이스 관리 등이다. CSA에서 선택하는 조치들은 많은 경우 기후 변화 적응과 완화 필요성을 고려한 친환경 농업 기술이 될 것이다.

 

ekky@hanmail.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