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작홍사용문학관이 계간 ‘백조’ 봄호 통권 제5호를 발간했다.
근대 낭만주의 문예 동인지 ‘백조’의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 2020년 겨울 100여 년 만에 복간된 이후 두 번째다.
계간 ‘백조’는 문예 동인지 백조의 문학 정신과 문학의 공공적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통권 제4호에 이어 봄호인 제5호에도 혁신적인 내용을 담았다.
2021년 봄호의 테마격인 ‘Flow’는 ‘영끌 사회’이다. 오늘날 청년들은 ‘영혼까지 끌어 모아’서 주식 투자를 하거나 주택 장만을 위해 노력한다.
‘영끌 사회’는 ‘대출에 의존한 삶의 생산과 재생산이 추구되는 사회’라고 요약할 수 있다. ‘영끌 사회’에서는 모든 사회적 관계망이 채권과 채무 관계로 재편된다.
봄호 Flow에서는 ‘영끌’과 ‘빚투’로 얼룩진 한국 사회의 초상을 이찬희, 홍정훈, 김요섭, 소유정, 한다옹, 양다솔의 글과 사진을 통해 담고자 했다.
홍정훈의 ‘집 없는 청년의 영혼이 지워진 사회’는 ‘영끌 사회’ 대한 사회 과학적 분석을 수행하며, 청년의 정치적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이론적 모색을 시도한다.
김요섭의 ‘누구도 믿지 않지만, 모두가 믿는 어떤 미래’는 계층 상승의 희망이 사라진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수평 착취의 사회’ 모순을 파헤친다.
소유정의 ‘시적 공간과 주체성의 영토’는 ‘나’를 둘러싼 공간이 주체성의 영토와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 집과 방으로 대표되는 주거 공간의 축소와 상실에서 ‘우리’의 영역을 확보하려는 시적 분투를 살핀다.
한다옹의 ‘함께 산다는 것’은 공동 주거 실험의 경험을 담고 있는 수기다. 필자는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가 비용 분담을 넘어, 대안적 공동체를 상상하고 실현해 나가는 것임을 역설한다.
양다솔의 ‘일력日力’은 서울 한복판에서 혼자 살만한 작은 집을 마련하는 행위가 1인 가구 여성에게 어떤 것들을 포기하게 하거나 포기하지 못하게 하는지를 담담하면서도 무겁게 서술하고 있다.
‘시’란은 김선오, 김윤배, 박은숙, 신해욱, 이문재, 이영광, 임승유, 한여진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소설’란은 김유담과 이원석의 단편 소설을 담고 있다.
이번 봄호 ‘키워드 리뷰’의 키워드는 ‘재난’이다. 압도적인 재난 앞에서 인간들이 지켜가는 명랑한 일상을 그린 ‘해변에서’와 절망적인 재난 앞에서 벌어지는 불평등을 조망하는 ‘재난 불평등’을 소개한다.
김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