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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화 심리칼럼] ‘먼지가 날려’
윤정화 상담학박사 마음빛심리상담센터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10/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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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신문

거실을 닦고 또 닦는다. 닦기 위하여 거실에 있던 물건들이 테이블 위로 올라가고 바닥을 닦은 후 정리된 물건들을 다시 제자리에 내려놓는다.

물건들을 제 자리에 놓다가 먼지가 날려 다시 바닥을 닦기 위하여 내려놓은 물건들을 테이블 위로 올린다.

테이블 위에는 아이들 장난감들도 있고 볼펜과 메모지, 플러그, 크리넥스 등 매일 또는 가끔 사용하는 물건들이 있다. 이것들을 서너 번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한다. 그래서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아홉 번 또는 열 번이고 반복하여 먼지를 닦고 또 닦는다.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고 어깨와 팔은 후들후들 떨린다. 자신의 몸이 아픈 것과 땀이 범벅이 된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먼지이다. 먼지가 눈에 보이면 마음이 불편하고 자신이 불결한 곳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불결한 곳에 있다는 것은 곧 못나고 부족하며 비난받아 마땅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비난받지 않기 위하여 그리고 못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보이는 먼지는 무조건 닦고 또 닦아낸다.

어린 시절 엄마는 사소한 것에도 어린 아이에게 지저분하고 불결한 아이라며 눈을 흘기고 못났다고 비난했다. 이때부터 엄마의 비난을 받지 않으려고 어린아이는 닦고 또 닦으며 청결이 삶의 우선이 되어버렸다.

결혼 후 남편은 제발 그만 닦으라고 소리치기도 하고 아이들은 엄마를 피해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아이들은 자신의 방을 일부러 어질러놓는다. 이유는 엄마를 향한 반항이다. 아이들은 엄마가 바닥을 닦으면서 짜증과 잔소리가 심하여 엄마의 그런 모습이 너무나 싫고 괴롭다고 한다.

남편은 아내의 지나친 먼지 닦기로 인하여 집안에 있는 것이 불편하고 아내의 잔소리가 거슬려 일부러 밤늦게 귀가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먼지를 닦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오히려 남편과 아이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내는 자신이 오랜 기간 익숙하게 행동한 것이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주변을 둘러보고 자신을 점검하는 것을 놓치고 살아오다보니 지속된 행동이 고착된 사고가 되어 삶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내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붙들려 현재의 삶을 놓치고 있다. 현재의 삶은 자신이 편안하고 좋아하며 주변과 주변사람들을 보면서 함께 살기도 해야 한다. 하지만 아내는 과거에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에 붙들려 있다.

과거에는 불결, 부족, 비난으로부터 생존하기 위하여 바닥을 닦고 또 닦아야만하였다. 이것은 살기위한 생존방법이다. 이것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살아오다보니 자신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 스스로 갇혀버리고 말았다.

이제는 불결을 기준으로 자신을 판단하고 비난하는 대상이 주변에는 있지 않다.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불결을 판단의 기준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우리는 과거 자신을 판단하고 자유하지 못하게 했던 것들로부터 빠져나와야한다. 타인이 도와줄 수도 있지만 할 수 있다면 스스로 자신을 해방시키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과거의 포로생활에서 이제는 현재의 자유로운 세상으로 발을 내딛고 비난하는 대상에게는 당당하게 웃어도 되고 웃으며 반기는 대상에게는 함께 웃을 수 있어야한다.

우리는 힘이 있으며 세상 또한 우리를 판단하는 곳이 아니라 격려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도 있음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www.maumb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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