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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 들어와서’
윤정화 상담학박사 마음빛심리상담센터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07/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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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화 상담학박사 마음빛심리상담센터장     ©화성신문

옆자리에 앉은 동료가 내 자리에 앉아 자신의 개인 메일 작업을 한 후 자기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의아했지만 ‘동료니까 참아야지, 아니! 동료니까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잠시 후 조금 전 그 동료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몇 평이고 매매가격이 얼마가 되는지 내게 물었다. 근무시간에 아무런 맥락없이 훅 들어와서 지극히도 사적인 질문을 받아, 순간 나는 당황하였다. 이때도 나는 얼떨결에 대답을 해 주었다. 

 

그리고 그 동료는 내가 다녔던 학교는 어디이며 나의 고향과 가족에 대해 아무렇지 않은 듯 질문하였다. 나는 순간 당황하였지만 얼떨결에 대답을 하였다. 그리곤 뭔지 모를 불쾌감이 올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불쾌감을 내색하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되어 직원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도중, 다른 사무실에 근무하는 동료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나는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잠시 후 내 옆자리에 앉은 그 동료가 자신의 숟가락을 가지고 내 국그릇에 푹 담궜다. 그리고 내가 먹던 국의 간을 보고 싶다고 하면서 한 숟갈 떠서 맛을 보았다. 나의 의사는 묻지도 않은 채 행동하는 그 동료의 모습에 순간 당황 하였지만 그때도 나는 가만히 있었다. 그다음 나는 그 국그릇에 숟가락을 가져가지 않았고 결국은 국을 먹지 않고 다른 반찬만 먹었다. 불쾌감과 불편함이 내 마음에 있었지만 결코 내색하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꾹 참았다.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남편이 배고프다며 짜증을 냈다. 나는 남편의 짜증을 보면서 갑자기 불안을 느꼈고 허겁지겁 저녁 준비를 하기 시작하였다. 약 한 시간쯤 지나고 식사 준비가 다 되었을 때야 비로소 내가 아직도 정장을 벗지 않고 외출복 그대로 남편의 요구에 맞추고자 허겁지겁 움직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방으로 들어와 옷을 갈아입는 순간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에 주저앉았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그것을 표현하며 살아가는 것은 중요하다. 즉 자신이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표현할 때 즐거움과 자유함 그리고 당당함 등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반면에 그렇지 않을 경우 억울함, 분노 등의 감정이 억압되어 스스로를 더욱 위축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경계선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건강한 경계선이 자신에게도 필요하지만 서로를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 이 경계선은 내 자신이 주체가 되어야한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주인이 되어 내가 원하는 적절한 경계선을 세워야 한다. 이 경계선의 문고리는 내가 갖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경계선은 대문 밖에 세워야 하는 것도 있고 대문 안에 세워야 하는 각 방의 문도 있다. 경계선은 자신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하여 문고리가 있는 문과 같다. 문과 같은 경계선이 없다면 타인은 나를 경계하지 않고 침범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타인으로부터 그대로 노출되어 나의 당당함이나 편안함 등을 잃어버릴 수 있다. 그리고 경계의 문고리를 갖는 것은 서로의 관계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의 안위를 더욱 안전하고 편안하게 유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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