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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윤정화 상담학박사 마음빛심리상담센터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06/1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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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화 상담학박사 마음빛심리상담센터장     ©화성신문

우리집에 친척들이 집안행사로 왔다. 나는 혼자있고 싶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그다지 마음에 내키지 않아 인사만 간단하게 하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런 나에게 아빠는 내게 친적들과 함께 어울리지 않으면 안된다며 거실로 나를 끌고 나왔다. 나는 친척들 앞에서 부끄럽기도 하고 자존심이 상했지만 고개를 푹 숙인채 친척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만 있었다. 마음은 심히 괴로웠다. 친척들이 나를 못났다고 얼마나 흉볼까라는 생각에 창피하기도 했다.

 

주말에 가족들과 외식을 하였다. 식당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 가족은 자리를 잡고 메뉴를 살피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 친구네 가족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부모님은 반갑게 인사를 하였지만 나는 쑥스러워 눈만 마주치고는 고개를 숙였다. 그때 엄마는 내게 고개를 들고 인사를 하라고 하였다. 나는 고개를 약간만 들고 쑥스럽게 인사를 하였다. 그때 엄마는 그렇게 인사를 하면 예의가 없다며 일어서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친구보기에도 부끄럽고 친구부모님 보기에도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고 쥐구멍을 찾고 싶었다. 이후 밥을 어떻게 먹었는지는 모른다. 나는 식당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고 내일부터 친구얼굴을 어떻게 봐야할 지 걱정과 함께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나는 혼자있는 것이 좋고 나홀로 무엇인가 할 때 마음이 편했다. 그렇다고 학교가는 것이 싫은 것은 아니다.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고 친구들이 시끄럽게 어울려 노는 것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다만 나 자신이 어울리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할 뿐이지 혼자 책보고 혼자 앉아서 노는 것이 싫지는 않다. 

 

그런데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부모님과 주변사람들이 내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문제아라는 진단을 내리고 이상한 아이로 만드는 것이 었다. 주변사람들과 친구들은 나를 일일이 가르치려고 하면서 나를 무시하고 바보취급 하였다. 부모님은 내가 많이 아픈 아이라고 생각하여 통곡하기도 하고 병원이며 치료센터를 여기저기 데리고 다녔다. 나는 사춘기 때까지 이곳저곳을 끌려 다니면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왜 문제가 있는지 나도 모르면서 마치 잘못 태어난 아이처럼 나 자신이 싫어지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이십대가 되었는데 원인도 모르고 이유도 모르는 채 환자가 되어버렸다. 나는 태어난 나 자신이 싫고 존재 그 자체가 잘못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고 사람들도 세상도 모두 벗어나고 싶다. 

 

인간은 각자 성향이 다르다. 반드시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맞추어 살아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각자 편안하고 좋아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지 그렇지 않다고 해서 문제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른 사람들의 기준보다 더욱 우선이 되어야하는 것은 각자 좋아하고 편안해 하는 개인의 선호를 존중해 주고 지지해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www.maumb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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