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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화의 심리칼럼(2013.12.16)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3/12/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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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힘
 
“난 잘 알지 너한테 뭐가 있는지! 하지만 말 안해줄거야” 답답한 심정으로 어머니의 얼굴을 쳐다보지만 어머니는 묘한 미소만 짓고 아무말씀 없으시다. 얼마 후 “너는 하는 일이 왜 그 모양이니, 그러니까 그렇지!” “세상은 네 마음대로 되지 않아, 그러게 무슨 일이 있을 것 같았다니까!” “나중에 말 해 줄게, 지금은 때가 아니야.” 도대체 딸한테 무슨 일이 있단 말인가? 딸의 인생에 뭐가 잘못 되었단 말인가?

어머니는 딸이 어릴 때부터 마치 특별히 뭔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면서 딸을 불안하게 했고, 마치 딸의 인생에 어떠한 불행이 있지만 지금은 가르쳐 줄 때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계속 주면서 살아왔다. 이에 딸은 항상 자신은 자신의 인생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로봇 같기도 하고, 자신은 뭔가 불행을 안고 살아가는 인생인 듯 절망스러운 삶을 위태롭게 걷고 있다는 불안 속에서 어머니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왔다.

딸이 성인이 되었어도 어머니는 딸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를 말하지 않고 계속 불안한 언어로 자신은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식으로 딸의 불안한 심리를 조종했다. 딸이 결혼해 아이를 출산하자 생기는 심리적 현상은 자신이 임신하여 아이를 출산했을 때, 신생아를 죽이고 싶다는 심정이 되었다. 아이를 목 졸라 죽이고 싶어 손이 올라갈 때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팔을 붙들고 화장실로 들러와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나는 불행한 여자고 그 불행한 여자에게서 태어난 자식 또한 불행해 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메시지가 행동화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신은 마치 귀신들린 사람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명쾌하게 말해주지 않던 어머니가 원망스러웠다. 그렇다고 너는 건강하고 괜찮은 사람이야 라고 말해주지도 않으면서 마치 뭔가 큰 문제가 너한테 가득 있다는 식으로 메시지를 던지기만 했다. 자신에 대한 자아상이 왜곡되어 드러난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든지 문제가 곧 터질 것 같은 문제아로써 살아왔다.

이러한 이중 구속의 메시지를 들으며 살게 되면 인간은 옴짝달싹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된다. 마치 자신은 그러한 왜곡된 메시지처럼 살아가야하는 사람인줄 안다.
귀신들린 사람으로 왜곡된 메시지를 딸에게 주었다면 딸은 귀신들린 사람처럼 행동하게 된다. 딸의 존재는 메시지에 맞추지 않으면 존재로서의 취할 행동을 찾지 못하여 더욱 혼란을 겪게 된다.

말은 힘이 있다. 말은 사람의 존재를 흔들어 놓는다. 부정적인 메시지로 사람을 향해 말을 한다면 그 상대는 부정적인 메시지에 힘을 잃을 수 있다. 반면에 긍정적인 메시지로 상대의 존재를 향하여 말을 한다면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 말은 사람의 존재감을 세울 수도 있고 잃게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말은 생명을 살리고 죽이는 하나의 희망이자 무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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