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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마지막 밤
데스크칼럼-이종국 편집국장
 
이종국 편집국장 기사입력 :  2010/11/0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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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은 40이 넘는 날 세상이 뒤바뀔 줄 알았는데 너무 평범한 일상이라서 당황스러웠다고 되뇌인 적이 있다.
80년대 젊음을 보낸 많은 사람들은 매년 10월 마지막 밤에는 괜한 의무감에 시달린다. 무언가 색다른 추억이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느 가수의 노래 때문이리라. 그리고는 다음날 아무 일 없었던 평범한 일상을 보며 새삼 놀란다.

2010년도 10월 31일. 올해 10월의 마지막 밤은 가뜩이나 일요일이라서 데면데면 지나갔다.

하지만, 시간을 조금 넓혀 10월 마지막 한주를 단위로 스펙트럼을 넓히면 화성시의 10월 마지막 밤이 그냥 그렇게 ‘무탈하게 지나간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27일(수) 화성시의회 앞에서는 무상급식 기자회견이 있었다. 28일(목) 화성시의회 본회의에서는 2010년 3차 추경예산안 의결에 대한 찬반투표가 진행됐다. 29일(금)에는 마도면 은장고개에 있는 화성프라자에서 제 2토취장 주민회의가 있었다. 31일 마지막 날에는 수원시의회 20여명 의원들이 공룡알화석지, 마리나리조트, 입하도 등 화성시를 방문하는 행사가 있었다.

이들 중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28일 화성시의회 3차 추경예산 찬반투표와 29일 제2토취장 지주대책협의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사는 사건의 매듭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화성시의회 3차 추경예산안에 대한 찬반투표는 박혜명 의원과 정현주 의원의 반대발언과 하만용 의원의 찬성발언으로 진행됐다. 투표 결과는 찬성 13, 반대 1 기권 1 무효 1 (반대의견을 제출했던 정현주 의원은 표결전 퇴장)으로 통과됐다.

반대쪽 입장은 의결을 유보한 다음 예산안의 문제점에 대해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었고, 찬성쪽은 의원총회→상임위→예결위를 통해 검증된 내용이며 ‘실질적 감액예산’이라는 것이었다.

3차 추경예산 문제는 11월 1일 감사원 관계자에게 전달돼 화성시 재정파탄 문제 전반으로 확대될 분위기다. 

29일 마도면 화성프라자에서 개최된 제2토취장 회의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제3토취장 관계자들은 수자원공사가 뒤에서 조종하는 분열책의 일환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20여년간 수자원공사가 주민들에 대한 온갖 악행을 저질러 온 것처럼 이날 사건도 그 연장선이라는 주장이다. 제3토취장 한 관계자는 시화호 주변의 일들은 “21세기의 비극”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화성시가 수수방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각박하고 사연 많은 뉴스 속에 웬 10월의 마지막 밤타령이냐고 묻는다면 마땅히 변명할 말은 없다. 하지만, 2010년 10월의 마지막 밤도 낭만적이기 보다는 부조리 속에서 또 지나간다는 사실이 서글플 뿐이다. 추워진 날씨에 감성 보다 이성이 먼저 얼굴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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