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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김계철 ㈜팬직 대표이사 “지금이 절호의 기회” 외치는 ‘긍정의 화신’
환기 송풍기 분야 국내 선두, ‘생활에 유익한 바람을 만드는 기업’
LG산전 환기 송풍기 사업부 인수, 20년 만에 ‘팬 분야 거목’ 우뚝
미세먼지 걱정에 ‘맑은 공기’ 화두, “맑은 공기 팬직이 책임지죠”
“어려움 닥쳐도 걱정 안해”, 기술력·노하우로 미래 성장 ‘예약’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19/10/0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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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계철 대표가 회사 내에 설치된 제품 전시장에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잡고 있다.     © 화성신문

 

 

화성시 장안면에 위치한 팬직은 환기 송풍기 분야 국내 선두기업이다. ‘생활에 유익한 바람을 만드는 기업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팬직은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제품들을 생산하며 국내 환기 송풍기 설비 업계를 견인하고 있다. 주력 생산품목은 산업용 팬(시로코팬·고압팬·덕트팬)과 축산용 팬(대형 고압팬·벨트형 고압팬), 건설용 팬(슬림 행거팬·유인팬·인라인 덕트팬·벨트형 시로코·하이브리드 루프팬) 등이다. 플라스틱 팬 시리즈도 있다.

 

제품의 품질은 자신 있습니다.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어요. 저소음 고효율이죠. 수출한지도 18년이나 됩니다. 오염된 공기를 맑게 만들어줄 우수한 제품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어요.”


나지막한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하던 김계철 대표의 태도는 기술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열정적인 웅변가처럼 느껴질 정도로 확연히 달라졌다. 표현에서 자부심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 맑고 깨끗한 공기를 연상케 하는 팬직 로고.     © 화성신문

 

 

김 대표는 연구개발(R&D) 신봉자다. 연구분야 인재 채용에 공을 들인다. 팬직의 부설연구소 연구원들은 베테랑들이다. 숱한 발명특허와 국제특허, 실용실안, 상표권을 취득했다. ISO9001, KSA9001, 벤처기업, KS, SASO, CE 인증을 비롯해 이노비즈기업, 수출유망중소기업, 고성장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70. 올해는 220억이 목표다. 현재 일본과 중국, 동남아, 중동 등 3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매출액 가운데 수출비중은 10% 정도다.

 

 

▲ 화성시 장안면에 위치한 ㈜팬직 1공장 전경.     © 화성신문

 

 

골리앗과의 경쟁서 1, 운명 바껴

 

김 대표는 어떻게 환기 송풍기 분야와 인연을 맺게 됐을까.

 

철강회사인 동부제강 총판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골프채를 수입 판매하기도 했어요. 이후 비디오부품 생산 공장을 5년 정도 운영했습니다. LG산전 환기 송풍기 사업부에 부품을 공급하며 환기 송풍기와 인연을 맺게 됐고, IMF 외환위기 이듬해인 1998년도에 LG산전이 환기 송풍기 사업부를 매각할 때 인수전에 뛰어들어 인수를 했습니다. 제 나이 45세 때였습니다. 1999년도에 본격적으로 환기 송풍기 사업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꼭 20년이 됐네요.”

 

 

▲ 팬직의 주력 제품인 소형 시로코팬.     © 화성신문

 

 

김 대표는 LG산전 환기 송풍기 사업부 인수전에 뛰어든 경쟁 기업들의 규모가 자신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컸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어떻게 1등을 했을까. 자신의 운명을 바꾸게 된 그 비결이 궁금했다.

 

경쟁업체 중에는 LG 패밀리 기업도 있었고, 환기 송풍기 분야 업력이 오래된 기업들이 많았습니다. 저희 회사가 제일 작았죠. 마치 골리앗과의 싸움 같았어요. 운 좋게도 1등을 했지요. 기도하는 심정으로 제출한 사업계획서가 LG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 같습니다.”

 

사업계획서 내용에는 인수비용, 직원 인수 계획, 공장 건축 계획, 담보 계획, 어떻게 빚을 갚겠다는 상환계획서까지 포함됐다. 그 사업계획서 평가에서 1등을 한 것이다.

 

당시 32평 아파트 하나 있었고, 갖고 있던 임대공장은 재산가치도 없었죠. 사업계획서에 담보 계획도 제 임의로 썼어요. 친가 형제들과 처가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실제로 1등하고 나서 가족들이 담보를 제공해주고, 투자도 많이 해주었어요. 제가 437남매 중 셋째예요. ‘너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야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사업계획서에 적힌 약속대로 다 이행했습니다. 모든 걸 깨끗하게 해결했지요.”

 

▲ 팬도라.     © 화성신문

 

 

김 대표는 인수 후 상호로 LGA를 사용했다. A는 공기를 뜻하는 에어(Air)’. 당시 업계에는 LGD, LGS, LGT LG 뒤에 철자 하나를 붙여서 회사이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 대표는 회사 인지도 제고에는 도움이 되지만, 대기업 등에 업혀 있는 것 같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2001년도에 독자 브랜드 팬직’(Fanzic)을 상표등록 했다. 직원 공모를 통해 나온 40개 중에서 채택된 브랜드다. Fanzic은 환기 송풍기를 뜻하는 ‘Fan’에 영어 철자 모양이 ‘21세기처럼 보이는 ‘zic’를 합성한 것이다. zicc세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 century의 첫 철자다.

 

 

하지만 브랜드 변경은 7년 후인 2008년도에 실행됐다. LGA 인지도 파워에서 벗어나기가 그만큼 힘들었다는 얘기다. ‘주식회사 팬직으로 회사명이 바뀐 것도 이 때다. 40개 브랜드는 김 대표 사무실 금고 속에 지금도 보관돼 있다.

 

김 대표는 부천에서 공장을 운영하다가 안산에 500평 규모 공장을 지어서 이전했다. 5000평 규모 안산협동화단지의 일부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공장부지가 협소해졌고, 2005년도에 현재의 화성시 장안면으로 공장을 지어서 이전했다.

 

김 대표의 지금 땅도 협동화단지 일부다. 김 대표는 당시 산이었던 2만 평 규모의 땅을 계약했다. 협동화단지에 참여할 기업들을 모으고, 허가를 받아 내는 등 일련의 절차를 거치는데 4년 걸렸다. 협동화단지에는 13개 업체가 있다. 김 대표가 협동화단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

 

공장도, 식당도 오염된 공기 내보내면 안 돼

 

팬직은 협동화단지 내에 1공장, 2공장, 3공장을 두고 있다. 모두 합해서 4100평 규모다. 김 대표는 예전에 직장생활 할 때 당시 대표의 지시로 1200평 규모의 공장 건설을 총괄해본 적이 있어서 공장을 짓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밀양에도 900평 규모의 물류기지를 두고 있으며, 안산 중앙역 부근에 건축영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에게 팬직의 차별화 요소가 무엇인지, 경쟁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물었다.

 

제조 공정이 다른 회사들과 다릅니다일관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어 품질이 우수한데다 원가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팬도라제품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오래전에 친구가 운영하는 막걸리 공장을 방문했다가 팬도라 제작 힌트를 얻었다고 했다. 막걸리 공장 위생이 흙먼지에 무방비상태일 정도로 엉망이었다는 것이다.


팬도라는 사실은 필터기예요. 우리 시로코 팬 제품 어디에나 장착이 가능합니다. 성능이 탁월합니다. 염화비닐필터, 프리 필터, 카본 필터가 있어요. 삼중 필터죠. 십여 년 전에 만들었는데 미세먼지가 화두가 되니까 이제야 제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팬에 팬도라를 부착하면 실내 공기를 맑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지하실의 퀴퀴한 냄새도 완벽하게 없앨 수 있어요. 더 업그레이드된 팬도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대형 덕트팬.     © 화성신문

 

 

악화되고 있는 공기질로 대화가 이어지자 김 대표는 자신의 평소 소신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원래는 실내에서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낼 때도 맑게 만들어서 내보내야 합니다. 하지만 공장도, 고기 굽는 식당도 그냥 막 내보내죠. 그게 누구에게는 피해를 입힐 거 아녜요. 필터를 통과시킨 후 공기를 내보내야 바깥 공기가 오염되지 않습니다. 물론 반대로 오염된 바깥공기가 안으로 들어올 때도 필터를 거치도록 해야지요. 식당을 생각해보세요. 신발 벗어놓은 곳이든 창문으로든 바깥 오염된 공기가 그대로 들어오잖아요.”

 

공기 정화 필요성에 대한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인식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미세먼지 때문에 공기질에 대한 관심도가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는 그런 인식이 많이 뒤떨어져 있는 게 현실입니다. 축산 분야도 마찬가지고요. 인식 개선이 시급한데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인식이 하루속히 바뀌어야 합니다. 오염된 실내 공기를 밖으로 배출할 때 맑게 만들어서 내보낼 수 있도록 법으로 강제하면 더 좋겠지요. 가능하다면 말입니다.”

 

김 대표는 국민들의 공기질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실내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지만, 정작 건강과 직결되는 환기시스템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러니한 일이지요.”

 

기술력으로 무장한 팬직의 발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공기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팬직은 이미 반도체 공장, 식품, 정밀가공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제품을 개발해 놓은 상태다.

 

철저히 계획하고 준비하는 사람. 사람들에게 저를 소개할 때 이렇게 표현하곤 합니다. 계수나무 계, 맑을 철자의 이름을 이용해서 만든 표현입니다.”

 

“CEO 마지막 숙제, 후계자 잘 세워야죠

 

김계철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을까.

 

기업하면서 어려운 점이 없을 리 없지요. 회사가 성장하려고 하면 고급인력이 필요한데 늘 인재가 부족했어요. 소소한 어려움은 늘 있었지만, 아주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하나님께서 감당하지 못할 시련을 주시지는 않거든요. 환기 송풍기는 저에게 딱 맞는 아이템입니다. 늘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신나게 일합니다.”

 

1953년생인 김 대표는 크리스천이다. 2016년도에 장로 직분을 받았다. “가장 행복한 시간은 새벽기도 하러 갈 때라고 말하는 김 대표는 5시에 시작되는 새벽기도에 하루도 빠지지 않는다. 매일 밤 11시 경에 잠자리에 들고 새벽 430분에 일어난다. 평일에는 아침 체조가 시작되는 815분 전에 회사에 도착한다. 일요일에는 아내와 함께 교회 주변 쓰레기를 줍는다.

 

▲ 포터블팬.     © 화성신문

 

 

남에게 피해를 안 주려고 합니다. 속여서도 안 되지요. 내가 조금 힘들더라도 남에게 줄 것은 먼저 주려고 합니다. 그렇게 한 덕에 지금까지 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협력업체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어오고 있어요. 좋은 관계 맺는 비결 중 하나가 밥 많이 사는 겁니다. 하하.”

 

김 대표가 어떤 성품의 소유자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주변 사람들은 김 대표를 검소한 사람’,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 ‘솔선수범하는 사람’, ‘약속 지키는 사람으로 평가한다. ‘약속은 지키는 것이다가 김 대표의 좌우명이다.

 

숫자 중에 4를 좋아한다는 김 대표. 남들이 기피하는 4는 김 대표에게는 완전수다. “골프는 네 명이 쳐야 재미있고, 전투비행기 1편대도 네 대의 비행기로 구성됩니다. 부족한 부분이 보완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숫자가 4입니다. 어울림의 숫자라고나 할까요. 우리 회사 제품도 크게 네 부류로 나뉩니다. 산업용, 건축용, 축산용, 플라스틱용. 넷은 돼야 뭔가 되는 것 같아요.”

 

어려움이 닥쳐와도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기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 김 대표는 성공의 비결로 신용과 성실, 인내를 꼽는다. 김 대표는 똑게스타일이다. 똑똑하면서도 게으른 리더가 좋은 리더라고 생각한다. 그에게 똑게는 큰 그림을 볼 줄 알고 적재적소에 사람을 쓸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이다.

 

▲ 루프팬.     © 화성신문

 

 

“CEO는 마지막 시험을 잘 봐야 합니다. 후계자를 잘 세워야죠. 후계자를 반듯하게 잘 세워서 자손만대까지 축복 받는 기업이 되면 좋겠습니다.”

 

김 대표 슬하에는 아들(38)과 딸(36)이 있다. 모두 팬직에서 경영수업을 받으며 적지 않은 역할을 담당한다. 나눔경영 실천에 힘쓰고 있는 김 대표의 소망은 협력업체들과 소비자들에게 팬직=좋은 회사이미지로 각인되는 것이다.

 

인터뷰 마무리를 위해 마지막 한 문장을 말해달라고 했다. 환한 미소와 함께 멋진 문장이 들려왔다. “맑은 공기는 팬직이 책임집니다.”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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