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장례문화 칼럼 13 죽음과 애도 일곱 번째 이야기]
잘산다는 것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12/06 [08:54]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최 혁 하늘가장례식장 대표

나의 어머님께서 1년 반 전에 101세로 돌아가셨다. 그 연세가 되시니까 생각이 단순해지시고 어린아이로 돌아간다는 것을 느꼈다.

 

임종을 앞두시고 자신에 대한 걱정보다 임종을 지키는 자식에 대한 염려를 더 하셨다. 어머니께서 쓰시던 보청기는 둘째 아들에게 ‘나이 들면 필요할지 모르니까’ 하면서 주시고, 시계는 막내 아들에게 몇 년 더 쓸 수 있다며 주시고, 방에서 쓰시던방석은 시골에서 목회하는 조카에게 주셨다. 쓰시던 물건 하나하나마다 임자를 정해 놓으셔서, 어머니 소유의 물건이 남은 게 없었다. 마지막까지 쓰시던 틀니만 함께 묻어달란 부탁 외에는 따로 주변정리를 할 것이 없었다. 

 

많이 배우신 분도 아닌데 이렇게 돌아간다는 생각을 굳힌 다음에 주변을 정리하시는 생의 여유를 보며,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이 죽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펴보지 않은 책, 죽음” 中 김형석 연세대 명예 교수의 글 발췌」

 

우리의 삶 속에는 변하지 않는 절대 진리가 있다. 바로 ‘죽음’이다.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사람의 의지로 가능하다. 그러나 죽음은 아직까지는 우리의 의지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다.

 

언젠가부터 우리들 곁에 들려오는 말들 중에는 웰빙, 웰라이프, 참살이, 소확행 등 잘 살아보고자 하는 구호들이 무성하다. 또한 웰다잉, 웰엔딩, 골든에이지 등 삶의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고 잘 죽자는 구호들 또한 연이어 들려 오고 있다.

 

‘잘 산다는 것’, ‘잘 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위의 글은 우리 나이로 올해 102세된 연세대 김형석 명예 교수의 오래된 글 중에서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교수님 어머니께서는 물건을 소중히 여기시며 사용하다 그 용처와 사람에 따라, 필요에 따라 배분하시고 무소유를 실천하시는 모습을 보이셨다. 이러한 모습이 잘 살다 좋은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잘 산다는 개념은 관계에 따라서 여러 모습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가령, 부부 사이에 많은 재물과 명예가 있더라도 각자의 삶이 바빠서 이야기할 시간도 없이 물질적인 부분들을 쫓으며 산다면 잘 산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물질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주는 부부라면 어떨까? 우리의 삶 속에서 물질과 정신적인 부분 중 어떤 것이 우선이 되는 지는 쉽게 단정지을 수 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사회 현상을 볼 수 있다.

 

기억하시는지? 1991년도에 발표된 가수 김국환의 ‘타타타’를, 가사의 내용은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네가 나를 알겠느냐 ~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  비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 음 ~ 어허허 ~”

 

이 곡이 명곡이 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기억하는 것은 왜 일까? 노래 가사를 유심히 살펴보면 삶의 흐름에 따라서 살아가는 정신적인 풍요로움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글을 마무리하며 당부하고 싶은 말은 각자의 삶 속에서 나눔을 실천하시기를 바라본다.

 

나눔은 물질적인 것이 전부가 아니다. 미소 띤 얼굴, 온화한 눈빛, 상냥한 목소리로 상대를 대하는 것도 나눔이다.

 

 


 

최 혁 하늘가장례식장 대표는

 

봉안당·장례식장을 운영하며 경기도 ‘장사재단법인 관리지침’ 수립, 공정위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수립을 위한 자문활동 등 올바른 장례문화를 선도하는데 앞장서 왔다. 또 화성시 사회복지협의회·자원봉사센터 이사, 화성시 사회공협협의회 고문을 역임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장례 후 남겨진 유가족 돌봄 프로그램을 복지단체와 연계해 시행하는 등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