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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문화 칼럼 ➑죽음과 애도 두 번째 이야기]
죽음의 종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11/0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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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혁 하늘가장례식장 대표

살아가면서 한 번쯤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지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을 뿐. 

 

삶은 우리에게 잠시 맡겨진 것이기에 마지막인 죽음을 생각해 봄으로써 그 삶을 더욱 알차게 보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삶의 모습도 여러 가지지만 죽음 또한 여러 모습으로 다가온다.

 

죽음을 현상적으로 분류한다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죽음을 맞이하는 자연사, 갑작스런 재해나 중병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돌연사, 질병 등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 병사, 삶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자살, 2018년 시행된 일명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른 연명의료의 중지에 의한 죽음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글은 이러한 현상적 죽음보다는 슬픔의 반응에 따른 죽음의 종류를 분류해 보고자 한다.

 

첫째,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죽음인 자살이다. 자살이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이유는 자살자가 어떤 이유에서건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막다른 길에서의 선택이었고 유가족의 슬픔에 대한 반응이 충격과 부인, 수치심, 불명예, 죄책감에 따른 비난과 화풀이로 이어지게 되어 포용되기 힘겹기 때문이다. 자살 유가족에게는 지지그룹을 통해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과의 교류가 중요하다. 현재 화성시에서는 자살유가족 지원 프로그램으로 ‘눈바래기’가 진행되고 있어 다행이다.

 

둘째, 관심 받지 못하는 죽음인 SIDS, 유산, 사산, 낙태이다. SIDS는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1년 미만의 유아에게서 종종 발생한다. 신생아가 잠자다 호흡이 끊겨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로 그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어 법적인 문제와 연결되어져 고통을 가중시키게 된다. 특히 유아의 사망은 다른 형제자매들에게도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며, 부부간에도 비난의 긴장감이 형성되기에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사별슬픔에 따른 충분한 애도의 과정이 필요하다.

 

유산, 사산, 낙태는 아이와 관계의 형성이 없이 사별을 경험하기에 주변에서는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유산을 경험한 엄마들은 죄책감, 자책감, 책임감, 재 임신에 대한 두려움 등 다양한 감정들을 느낀다. 사실 이러한 감정들은 아빠보다는 엄마가 더 많이 갖기에 유산 또한 한 사람의 생명을 상실한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며, 충분한 애도의 과정이 필요하다.

 

셋째, 갑작스런 죽음인 돌연사이다. 돌연사는 죽음에 대한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죽음을 말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해 약 12%가 사고로 인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사고의 종류는 교통사고, 추락사고, 화재사고, 재해사고가 있다. 돌연사로 인한 유가족이 느끼는 감정은 우선적으로 큰 충격과 충격으로 인한 죽음의 부정, 혼란과 마비현상 또한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사고 중 대형 참사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큰 충격과 두려움, 분노의 마음을 갖게 한다. 이러한 죽음을 맞이하는 유가족에게는 ‘정신 외상적 슬픔’이 지속되기에 복잡한 애도의 과정을 겪게 되므로, 트라우마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겠다.

 

넷째, 예견된 죽음이다. 예견된 죽음은 암과 같은 질병으로 인해 시한부 판정을 받은 경우를 말한다. 죽음이 예견되어 있기에 슬프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환자의 죽어가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은 환자와 거의 유사한 감정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 있는 가족이라면, 말로써 감사와 사랑, 용서를 구하는 것과 용서를 바라는 모든 것을 표현하여 화해를 이루기를 바란다.

 

다섯째, 모호한 죽음이다. 모호한 죽음은 상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모호한 죽음에는 실종이 있다. 실종은 죽음이 아닌, 납치나 전쟁 등으로 인해 육체적으로는 상실되었지만 마음속에는 살아있는 경우다. 실종의 경우 전국을 찾아 헤매는 부모의 마음이 담긴 현수막 등을 익히 봤으리라 생각한다. 모호하다는 것, 불확실하다는 것은 더욱 불안함과 우울함을 더해 가족 간에 갈등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가족들 간의 합의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떠나보내기 위한 상징적인 의례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최 혁 하늘가장례식장 대표는

봉안당·장례식장을 운영하며 경기도 ‘장사재단법인 관리지침’ 수립, 공정위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수립을 위한 자문활동 등 올바른 장례문화를 선도하는데 앞장서 왔다. 또 화성시 사회복지협의회·자원봉사센터 이사, 화성시 사회공협협의회 고문을 역임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장례 후 남겨진 유가족 돌봄 프로그램을 복지단체와 연계해 시행하는 등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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