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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170]
문제가 없는 조직은 좋은 조직인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07/1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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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에이미 에드먼슨(Amy Edmondson)교수가 박사 과정 1학년 때 병원 조직을 연구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의료 과실을 낮추는 조직을 개발하는 것이 과제였다. 

 

그런데 에드먼슨 교수는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다. 일반적인 예측과는 달리 팀워크가 좋은 팀이 의료 과실은 더 많다는 통계가 나온 것이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이런 질문을 추가해 보았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기꺼이 보고할 수 있습니까?”

 

팀워크가 좋은 팀은 이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대답이 많았고, 팀워크가 나쁜 팀은 반대로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의료 과실은 이 질문에 대한 응답 결과와 상관관계가 매우 높았다. 팀워크가 좋은 팀은 의료 과실을 노출하고 그에 대해 토의하고 또 공개적으로 대책을 논의하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의료 과실이 많은 것으로 집계가 되었다. 반면에 팀워크가 나쁜 팀은 자신의 실수를 감추기 바빴고, 혹시 잘못된 것을 보았다 해도 서로 모른 척 했다. 이 팀이 의료 과실이 적은 이유는 과실이 없어서가 아니라, 과실을 숨겼기 때문이었다.(위 사례: 두려움 없는 조직, 다실북스, 2019, 20-21)

 

좋은 조직이란 무엇일까? 문제가 없는 조직일까? 문제가 없는 조직이란 있을 수 없다.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일을 안 하면 문제가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런 조직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야 하고, 새로운 시장도 개척해야 한다. 시간을 더욱 단축시켜야 하고 원가도 대폭 낮추어야 한다.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고, 갈등도 해소해야 하는데 어찌 문제가 없을 수 있겠는가. 윤리적인 조직도 마찬가지다. 윤리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조직이 있을 수 있을까? 사람들이 화를 내기도 하고, 거칠게 말하기도 하고 또 사적인 이익을 챙기기도 한다. 

 

좋은 조직은 문제가 없는 조직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조직이다. 좋은 조직에는 어쩜 문제가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되더라도 이를 감추지 않고, 서로 지혜를 모아 해결하는 조직이 좋은 조직인 것이다. 문제는 작을 때 해결하기 쉽고, 조기에 발견되어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가 있다. 암치료도 조기 발견이 핵심 아니던가. 초기에는 문제가 작아 보인다. 작은 문제이니 모른 척해도 표시가 안 날 수 있다. 그래서 넘어가면 문제는 잠복된다. 그런데 대체로 잠복된 문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라기 마련이다. 누적이 되고, 확산되어 엄청나게 큰 문제로 발전한다. 그 때 터지는 문제는 해결하기가 무척 어렵다. 경우에 따라서는 조직의 존립까지도 흔들리게 된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경영의 사명이다 보니 은연중에 조직에서는 문제를 죄악시 하고 문제를 야기한 사람을 문제 삼는다.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라, 잘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지만, 못한 사람에게는 벌을 준다는 이야기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이것이 문제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

 

엄격한 통제와 감독은 조직을 더욱 경직되게 만든다. 조직원들 간에 소통이 줄어들고,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든 안 보이게 하고, 문제가 조금이라도 생길 소지가 있으면, 일 자체를 안 하고, 남을 도와주는 분위기는 사라진다. 사실상 문제가 더 커지는 것이다. 아이에게 시험 성적 잘 받아오라고 너무 큰 상이나 큰 벌을 걸게 되면 부정행위를 저지르거나 성적을 조작하는 경우가 발생되는 것과 같다.

 

조기에 문제가 발견되게 하려면, 소통이 잘 되어야 한다. 그럼 소통은 어떨 때 잘 되나? 조직원들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낄 때 소통이 잘 된다. 심리적 안정감이란, 실수나 약점, 솔직한 생각 같은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어도 평안함을 느낄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심리적 안정감의 반대는 두려움이다. 좋은 조직에서는 조직원들이 아무 이야기나 해도 질책 당하지 않고, 무시당하지 않고 또 모욕당하지 않는다. 밀려난다거나 쫓겨난다거나 하는 두려움이 전혀 없다.

 

조직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은 현실적으로 어떤 상태일까? 심리적 안정감이 그리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자신의 실수를 안전하게 꺼낼 수 있을까? 남의 실수를 편하게 지적할 수 있을까? 조직이 잘못되고 있다고 상사에게 주저 없이 이야기할 수 있을까? 직원들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는 것은 거창한 제도 때문이 아니다. 

 

대화할 때 보이는 사장의 얼굴 표정과 말투가 중요하다. 귀하는 직원들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안전한 상대인가?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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