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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68]
탄소 중립에 도전하는 팝스타와 MZ 세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09/1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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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너, 너는 나의 우주야/난 너를 우선으로 하고 싶어/너, 너는 나의 우주야, 그리고 난/밤에는 누워서 너를 올려다봐/아침이 오면 난 네가 떠오르는 걸 지켜봐/그들이 담아낼 수 없었던 천국이/그 밝은 무한함이 네 눈 속에 있어/매일 밤 네게 날아가/꿈이란 것도 잊은 채/나 웃으며 너를 만나/끝없이 영원히”

 

BTS가 그룹 활동 중지를 선언하기 전인 2021년 9월 24일 발표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라는 노래 앞부분이다. 이 곡은 발표되자마자,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12개국에서 그해 다운로드 20위권을 차지했다.

 

그런데 이 곡은 BTS 혼자 부른 노래가 아니라, 영국의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와 함께 불렀다, 콜드플레이는 1996년 대학생이던 4명이 영국에서 결성한 4인조 록밴드이다. BTS와 콜드플레이가 협업하여 마이 유니버스를 발표했다. 마이 유니버스는 영어 가사와 한국어 가사가 번갈아 나온다. 콜드플레이는 영어로 노래하고, BTS는 영어와 한국어를 섞었다.

 

콜드플레이가 유명한 것은 그들의 노래 실력 때문만은 아니다. 콜드플레이는 2019년 월드투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폐기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콘서트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2년 후 그들은 전혀 다른 방법으로 공연을 진행했다. 사실 친환경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대형 공연도 문제가 심각하다. 음악 듣고 노는 것인데 콘서트가 무슨 문제일까 싶겠지만, 무대에 밝혀지는 화려한 조명과 파워 넘치는 음향이 모두 전기로 가동되고 당연히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사실은 그거 이상으로 큰 문제는 많은 인력이 움직이면서 생기는 탄소다. 그리고 플래카드와 굿즈도 대부분 한 번 쓰고 버려지는 것들이다. 그리고 쓰레기는 어찌할 것인가. 영국 맨체스터 대학에서 2019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영국에서 개최된 라이브 콘서트는 매년 40만 5000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그럼, 콜드플레이가 들고나온 대책은 무엇이었을까? 우선 그들은 공연에 사용하는 전력을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했다. 무대의 바닥과 외부, 중앙 홀에 태양광 타일을 설치한 후 태양광 에너지를 충전했다. 콘서트장 곳곳에 키네틱 플로어를 깔아 팬들이 신나게 뜀박질하면 그것이 전기로 바뀌게 했다. 그리고 옆에 자전거도 설치했다. 팬들이 신나게 자전거를 돌려주면 무대 조명이 밝아진다. 

 

그리고 공연 진행자들이 이동할 때 아무 비행기나 타지 않았다. 탄소배출이 적은 항공유(SAF)를 사용하는 비행기를 탔다. 이 항공유는 일반 항공유보다 약 80%나 온실가스를 줄여준다. 팬들에게도 이를 권장했으며, 아예 자신들의 앱을 통해 팬들이 탄소발자국이 적게 나오는 공연장을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이를 실행하면 할인 혜택을 줬다. 한국 팬이 영국 공연을 보러 오겠다고 하면, 곧 있을 일본 공연에 오라고 추천하는 식이다.

 

탄소 중립에 동참하는 팝스타들이 늘고 있다. 미국의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도 월드 투어 콘서트를 친환경 콘서트로 진행했다. 콘서트장을 찾은 팬들은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병, 빨대 대신 재사용 가능한 물병이나 단열 머그잔을 사용하도록 했다. 투어 관계자들에게는 100% 식물성 식품과 업사이클링 의류를 제공했다. 빌리 아일리시는 비영리단체 리버브와 협업을 통해 공연장마다 ‘빌리 아일리시 액션 빌리지’를 마련해 팬들이 일상생활에서도 탄소 중립을 실천하도록 캠페인을 벌였다. 

 

 K-POP 팬들도 이러한 추세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케이팝 팬들이 기후 행동에 나서겠다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이 그것이다. 이들은 공연업계에 기후 행동을 촉구하는 것과 함께 팬들 스스로도 이를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2021년 3월 설립된 이 플랫폼은 유엔이 마련한 국제회의에 참여하여 목소리를 내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K-POP 팬이라고 해서 한국인만은 아니다. 동남아시아, 유럽인 등 다양한 사람이 참여하고 있다.

 

연예인들이 지구 살리기 캠페인에 모델로 참여하거나 후원자로 활동하는 경우는 과거에도 많았지만, 이제는 그 양상이 다르다. 아예 공연업계 전체를 변혁할 기세다. ESG 운동은 이렇게 공연계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있다. 여기서 주인공은 MZ 세대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요즘 젊은이들을 자신들만 아는 이기적인 세대로 보면 안 된다. 그들은 더 넓은 세계를 향한 가치 창조에 관심이 크다. ‘바른 방법’으로 ‘바른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예민하다는 이야기다. 기성세대 리더들은 그들의 이런 평가 잣대를 통과해야 한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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