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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42]
의사결정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02/1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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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는 1980년 LG전자(당시 금성사)가 컬러 TV 광고에 썼던 카피이다. 이 카피는 당시 크게 히트 쳤을 뿐만 아니라, 두고두고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스틱 메시지가 되었다. 한 블로그에서 투표한 결과 LG전자 역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카피로 바로 이 카피가 선정되었다고 한다.

 

물건 사는 것만이 아니라 인생 자체가 선택의 연속이다. 학교를 선택하고, 직장을 선택하고, 배우자를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큰 선택만이 아니다. 작게는 점심 메뉴를 선택하고, 커피 종류를 선택하고, 교통수단을 선택한다. 어떤 경우는 선택을 잘해서 기쁨을 얻고, 어떤 때는 선택을 잘못해 낭패를 본다. 그래서 선택을 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잘하는 것일까? 선택은 다른 말로 의사결정이다. 의사결정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의사결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별 고민 없이 딱 보고 하는 의사결정이고, 다른 하나는 고민하고 따져보고 하는 의사결정이다. 딱 보고 결정하는 것을 ‘빠른 의사결정’ 또는 ‘직관적 결정’이라 하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는 것을 ‘느린 의사결정’ 또는 ‘논리적 의사결정’이라고 한다. 인간의 뇌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매번 논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가 없다. 그렇게 하려면 너무나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별생각 없이 그냥 한다. 그렇지만, 심각한 비즈니스 결정을 그렇게 하면 큰일이다. 따질 때는 치열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

 

J 씨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기존 공장과 별로 멀지 않은 곳에 매물이 나와 새로운 공장을 하나 더 확보하게 되었다. 그곳에 있는 장비는 특별히 쓸 것이 없어서 처분하고 그 공장을 창고로 개조하여 임대로 주었다. 그런데 이번에 임대 기간이 만료되면서 그 창고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게 되었다.

 

임대로 주었던 공간이니 이번에도 그냥 임대로 주면 된다. 그런데 임대로 주더라도 그냥 줄 수도 있지만, 조금 투자해서 냉동창고로 만들 수도 있고, 냉동창고까지는 아니라도 시설을 좀 갖추고 특수창고로 개조할 수도 있겠다 싶다. 아니면, 이참에 이 창고를 이용하여 가게를 운영해 보고도 싶다. 근처에 공장은 많은데 마땅한 식당이 없으니 식당을 차려볼까 하는 생각도 있고 또 편의점을 유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식당이나 편의점도 물론 직영할 수도 있지만 임대를 줄 수도 있다. J 씨는 이것저것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는데 도무지 결정할 수가 없어 필자를 찾아왔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의사결정을 하려면,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일단 투자의사결정을 할 때 고려하는 세 가지 기준을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수익성이다. 얼마나 이익을 얻을 수 있는가이다. 이때 단기적인 이익과 장기적인 이익을 다 고려해야 한다. 둘째는 안전성이다. 이익이 난다고 하더라도 중간에 문제가 생길 여지 즉 위험이 없는가 하는 점이다. 은행 정기예금은 주식투자와 비교했을 때 일반적으로 수익성은 낮지만, 안전성은 높다. 세 번째 기준은 유동성이다. 필요할 때 얼마나 쉽게 처분하거나 변환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다. 예금과 부동산을 비교했을 때, 부동산은 예금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진다. 팔고 싶을 때 쉽게 팔지도 못하고, 일부만 처분하기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수익성, 안정성, 유동성 이 세 가지는 모두 중요하다. 이 세 가지 기준에서 모두 최상이라면 그 방안을 결정하면 된다. 그런데 앞에서 보았듯이 수익성은 높지만, 안전성이 떨어지고, 안전성은 높지만, 이번에는 유동성이 떨어지고 그런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세 가지 기준 중에서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것은 결정하는 사람의 가치관이나 처지에 따라 다르다. J 씨는 수익성 40, 안전성 30, 그리고 유동성 30으로 중요도를 부여했다. 이 정도를 했으면 이제 여러 방안을 평가할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다.

 

J 씨는 여러 대안에 대해 점수를 매겨 보았다. 각각의 방안에 대해 수익성, 안전성, 유동성 점수를 매긴 것이다. 물론 데이터를 가지고 철저히 한 것은 아니었지만, 현재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 개략적인 점수만 매겨 보았다. 그랬더니 80점 이상 점수가 나온 것이 지금처럼 임대로 주는 것 하고, 식당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왔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두 안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서 결국 비료와 농자재 창고로 임대로 주는 안을 최종 낙점했다.

 

가벼운 의사결정은 그냥 직관적으로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가끔은 심각하게 논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대안을 마련하고, 기준을 정하고, 계산도 해보고 말이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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