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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하수종말처리장 설치 신중해야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01/0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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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가 추진하는 기배동 하수종말처리장을 놓고 화성시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화성 함백산추모공원(구 함백산 메모리얼파크) 건립사업이 대내외적으로 성과를 인정받는 것은 경제성 때문이 아니다. 무엇보다 님비현상을 극복한 전국적인 우수사례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화성 함백산추모공원은 화성시를 위시해 부천시, 안산시, 안양시, 시흥시, 광명시 6개 시가 1260억원을 공동출자한 종합장사시설이다. 2021년 7월 개원한 이래 저렴한 비용과 장례·화장·봉안까지 지원하는 방식으로 호응도가 매우 높다. 높은 화장시설의 가동률로 인해 주차장을 증설하고 제2 봉안당 부지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화성 함백산추모공원은 특히 님비시설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상생, 공유경제의 선도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평가는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간 상생 협력·갈등관리 우수시책 경진대회에서 수상함으로써 대내외에서 인정받았다. 

 

그렇다면 이 시설은 어떻게 님비현상을 극복했을까? 화장장 등 장사시설은 대표적인 기피시설이다. 올바른 추진을 위해 6개 지자체가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끊임없이 협력했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참여를 확대해 추진 과정을 공유하고 이득을 공유함으로써 주민들의 참여를 끌어냈다. 전국적인 화장시설 부족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 간, 시민 간 협력이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님비현상을 극복한 우수사례로 꼽히는 화성 함백산추모공원도 주민 간, 주민과 사업자 간 논란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지원금을 둘러싼 논란, 시실 운영과정에서의 논란 등등, 가야 할 길은 길고 해결할 문제도 많다. 

 

이처럼 가장 성공적이라는 화성 함백산추모공원도 계속되는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 기배동 하수종말처리장 문제는 시작부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수 발생량의 증가와 부족한 기존 시설의 처리 용량으로 인해 추진되고 있는 기배동 하수종말처리장은 이미 2년 전부터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인근 수원하수종말처리장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됐고, 정치권에서도 비판적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새롭게 진행된 설명회도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무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날 참석한 주민들은 한마디 말도 없이 화성시가 일방적으로 하수종말처리장을 기배동에 유치하려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지하에 처분시설을 만들어 냄새가 없고 친환경시설로 건설된다는 시의 설명도 주민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이미 수원하수종말처리장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화성시마저 주민들을 이중고로 몰아넣고 있다며 소통하지 않는 화성시를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화성 함백산추모공원이 추진 초기부터 주민 의견 수렴을 최우선으로 했던 것과는 달리 기배동 하수종말처리장은 화성시만의 편리를 위해 주민들을 무시한 정책이라는 것이 비난의 요지다. 

 

하수처리시설이 부족해 빠르게 시설을 증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주민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정책은 강력한 반발을 가져올 뿐이다. 

 

특히 하수처리시설로 인해서 피해를 보아온 주민들에게는 더욱더 말이다. 이 지역은 특히 최근 태안3지구 등 택지개발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지역 주민들의 단체 행동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예정된 진안신도시가 개발되고 입주가 시작되면 지금보다 몇 배, 몇십 배나 더한 민원 폭탄과 주민들의 반발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성남시 분당구의 한 하수처리장은 15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마련했지만,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운영을 못하고 흉물로 남아있다. 서울 목동의 한 열병합발전소는 쓰레기 소각열을 이용하기로 했지만 역시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쓰레기 반입과 소각을 통한 에너지화는 꿈도 꾸지 못하기도 했다. 

 

님비현상을 단순히 지역이기주의라고 깎아내리기에는 하수종말처리장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부동산 재산권에 대한 영향이 크고, 환경적인 피해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 같은 주민 기피시설을 위해서는 공모 등 주민들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이 적합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연구원의 ‘주민기피시설 해법, 성공사례에서 찾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다양한 성공사례에서 해답을 찾아야 하고, 대부분이 주민 참여의 확대와 공모를 통한 인센티브 제공이었다. 

 

화성시는 지금 생활폐기물 처리시설 설치를 공모를 통해 진행 중이다.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다. 기배동에 추진 중인 하수종말처리장 역시 생활폐기물 처리시설 설치만큼이나 큰 주민기피시설임을 감안하면 공모 등 주민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새롭게 마련할 필요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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