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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184]
긍정 리더는 대화법이 다르다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11/0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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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필자는 대학원 제자의 아이들 하고 2주에 한 번 꼴로 만남을 갖고 있다. 한 번은 제자가 필자를 만나러 아주대학교에 왔었다. 그런데 그 때 아이 한 명을 데리고 왔다. 그 아이는 중1이었고 여자 아이였다. 그 때 잠시 그 아이하고도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다음에는 연년생인 3명이 한꺼번에 나타났다. 초등학교 6학년 남자 아이와 중3인 여자 아이가 합류를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2019년 3월부터 지금까지 2주 간격으로 그 아이들을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아이들은 필자와의 만남을 어떤 것보다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1주일에 한 번 만나자고 조르기도 한다.

 

아이들은 왜 필자와 계속 만나려고 할까? 필자도 신기할 뿐이다. 우리는 만나서 대화를 할 뿐이다. 아이들은 만날 때마다 필자에게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아침에 지각을 많이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아요?” 이런 습관 이야기에서, “적을 친구로 만들 수 있나요?” 하는 심각한 이야기까지 아무 질문이나 한다. 이런 질문에 대해 필자는 답을 주지 않는다. 가볍게 질문을 하고 같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뿐이다.

 

지각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게 물어본다. “왜 지각을 하게 될까?” 그럼 이렇게 대답한다. “늦게 일어나서요.” 그럼 다음에 이렇게 묻는다. “늦게 일어나서 지각을 하는데, 그래도 어떤 때는 일찍 일어나는 때가 있지 않아? 누가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찍 일어났던 때가 있으면 한번 찾아봐.” 그러면 정말 그런 때가 여러 번 있었다는 것을 아이들은 발견하게 된다. 아침에 맛있는 걸 먹을 때라든지, 여행 갔을 때라든지, 시험 때라든지 말이다. 그러면 거기서 단서를 찾아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는 장치를 마련하게 된다.

 

적을 친구로 만드는 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까? 똑 같은 방법이다. 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떤 때는 친구가 화를 내는지, 어떤 때는 친구가 좋아 하는지를 물어본다. 그리고 친구가 좋아하는 방법을 더 써보도록 한다. 그러면, ‘친구를 도와준다’ ‘친구와 놀아준다’ ‘친구의 속상한 이야기를 들어준다’ 등 방법들이 많이 나온다. 이 모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대화법을 ‘긍정적 성찰(Appreciative Inquiry)’이라고 한다. 부정적인 내용이나 문제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내용, 강점을 찾게 하는 대화법인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긍정적인 요소는 있는 것이고, 아무리 잘못했어도 잘한 점이 그 속에 섞여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너무 작아서 간과할 수도 있고, 또 숨어 있어서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것을 찾게 하는 것이 긍정적 성찰이다. 

 

긍정적 요소는 남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서 찾는 것이고, 이론이나 외부 사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나의 경험, 나의 시도에서 발굴해 내는 것이다. 그래서 긍정적 성찰을 하고 나면 자신감이 생기고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실천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필자 제자 아이들 삼형제가 필자를 계속 만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들은 필자를 만나고 나면 힘이 생긴다고 한다.

 

L 사장님은 대단히 날카로운 분이었다. 공부도 많이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냈다, 그리고 직원들이 일을 하는 것을 보고, 문제점을 단번에 찾아냈다. 심지어는 다른 사장님들과 이야기할 때도 “그건 그렇게 해서는 안 되지!” 하고 지적을 많이 해 주었다. 그럴 때 마다 사람들은 앞에서 칭찬을 해주었다.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습니까?”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L 사장은 우쭐해졌다. 그런데 그게 좋은 게 아니라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직원들은 자신이 지적한 것만 겨우 하고 있었고 스스로 새로운 것을 제안하는 일이 없었다. 그리고 다른 사장들도 L 사장 만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지금 L 사장은 좋은 점을 항상 먼저 이야기해 준다. 심지어는 불량이 나왔을 때도 좋은 점을 찾아본다. 불량이 나는 경우라도 처음부터 불량을 내려고 해서 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뭔가 좋은 시도를 하다가 불량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 그 점을 찾아보고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생산량을 늘리려 하다가 했거나, 급한 납기를 맞추려다 했거나, 물자를 절약하려다 그리 되었거나 말이다. 좋은 점을 이야기한 다음에는 문제점을 철저히 따져 보는 것이다. 

 

리더는 사람을 이끌어가는 사람이지만, 사람들을 억지로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전진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는 사람인 것이다. 긍정의 리더십 말이다. 긍정 리더는 말하는 방법이 다르다. 문제점보다 좋은 점을 먼저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직원들 자신 속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찾게 하는 대화를 한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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