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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최대 문화유산 융·건릉, 태안3지구 개발로 만신창이
LH, 2청룡 지역 분양 시도… 최고 명당 가치 하락
능제 시설 조사 용역 결과까지 분양 미뤄야 ‘목소리’
 
서민규 기자 기사입력 :  2021/04/09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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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청룡 서사면(西斜面)에 흙쌓기를 해서 융·건릉 1청룡과 2청룡 사이 골짜기 지형이 교란되고 늪지화된 모습.   © 화성신문

재실 입구에 이어 제2청룡 자리가 파괴되는 등 화성시의 최대 문화유산인 융·건릉의 문화재가 태안3지구 개발과정에서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성시가 ‘융건릉 주변 능제 시설 문헌조사 연구’ 용역을 발주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관리방안을 마련할 예정이지만, 정작 태안3지구 택지개발사업자인 LH는 문제의 부지를 분양할 예정이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본지 711호 1면 참조)

 

융·건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가치를 인정받은 곳으로 특히 조선 최고 명당으로 역사·학술·경관적 평가가 높다. 이에 따라 화성시 등 유관 지자체는 ‘정조대왕 능행차’를 재현하고 정치인들과 역사학자들이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융·건릉 제2청룡을 땅깍기(절단)하고 조성한 단13~단14 단독주택용지.     ©화성신문

반면 지역주민과 화성시의원 등에 따르면, LH가 융·건릉 외곽 경계로부터 120m 떨어진 제2청룡 하단을 단13~14 단독주택용지로 조성하면서 융·건릉 1청룡과 2청룡 사이 골짜기 지형이 교란되고 늪지화됐다. 또 제2청룡 주능선을 4m 정도 깍아 조성하면서 우수관과 배수관을 설치하고 담을 쌓아 제2청룡의 맥을 끊었다. 융·건릉이 최고의 명당으로 칭송받는 이유 중 하나가 1청룡과 2청룡의 위치인데 이것이 훼손되면서 문화재로서의 가치도 하락한다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LH가 2청룡이 위치한 지역을 단독택지지구로 분양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만약 일반분양이 이뤄진다면 융·건릉 문화재를 올바로 복원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태안3지구 주민대책위원회의 주찬범 위원장은 “사료에 따르면 융·건릉 제2청룡에는 정조대왕의 첫 왕릉 터인 초장지까지 모셔져 있음이 확인된다”면서 “그러나 LH공사의 단독주택용지 조성으로 인해 인접한 융·건릉 제2청룡과 정조대왕 초장지가 함께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2002년부터 문제의 지점을 풍수지리적으로 융·건릉의 좌청룡에 해당하는 사적지 경관으로 보존을 결정했다”면서 “그러나 LH는 이를 무시하고 무모하게 6지점(융·건릉 제2청룡의 동사면)에 한옥마을 조성계획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단독주택용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융·건릉 제2청룡이 파괴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공사를 강행한 것은 공기업의 책임과 윤리를 망각한 반달리즘(vandalism)이라는 것이 주찬범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태안3지구 원주민대책위원회는 지난해 5월부터 관계부처에 수차례 민원을 제출하고 시정을 촉구해 왔다. 다행히 최근 화성시가 ‘융·건릉 주변 능제 시설 문헌조사 연구’ 용역을 발주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올바른 융·건릉 발전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화성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현재 용역 발주를 결정하고 계약만 체결하면 시행에 들어간다”면서 “이를 통해 융·건릉과 관련된 문헌을 조사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문제점이 있으면 해결 방안을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용역 결과는 빠르면 9월 경 나올 전망이다. 

 

용역 발주를 건의하고 융·건릉 보전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김효상 화성시의원은 “융·건릉은 전국 42개 능지 중 가장 보존이 잘 돼 있는 곳 중 한 곳”이라며 “단순히 보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시민들과 활용할 것인지를 용역을 통해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용역을 수행하면서 LH와의 협의를 통해 단13~14 단독주택용지의 판매를 용역 결과가 나올때까지 중단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라며 “LH가 문화재를 훼손해 가면서도 수익을 우선시하고 있는데, 동탄신도시 개발 등 막대한 이익을 화성시에서 거두고 있는 만큼 화성시 문화재 보호를 위해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찬범 위원장은 “경기도지사와 화성시장은 용역결과가 나올 때까지 태안지구 단13~14 단독주택용지의 판매를 중단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문화재청장도 융·건릉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인 제2청룡에서 진행되고 있는 원 지형 파괴 실태에 대해 직권 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서민규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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