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261]
커피와 구독경제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12/02 [08:55]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김원석 협성대학교 명예교/경영학박사  © 화성신문

일년만에 미국에 돌아와서 두 달 살아보니까 두 가지가 크게 달라졌다고 느끼게 되었다. 우선 식당에서 먹는 음식값과 팁이 올랐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매일 마시는 커피값이 너무 올라서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미국의 한 의사는 3달러 정도하는 커피값이 이제 너무 올라서 두 배를 내야 하기 때문에 스타벅스에 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커피를 내려 마신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도 작년에 3조 매출에 영업이익이 4.8%로 떨어졌다고 한다. 2020년 영업이익율 10%대였다는 것이 이제 거의 반토막이 났다. 그리고 최근 스타벅스코리아는 커피 가격을 대체로 200원씩 올렸다고 한다.(중앙일보 10월 29일) 이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9월에 취임한 스타벅스의 새 CEO 브라이언 니콜은 가격을 올리고 그동안 판촉 차원에서 진행했던 각종 할인행사 등을 취소하고 오직 커피에 집중하여 스페셜티 커피숍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유명한 큐리그-닥터 페퍼(Keurig-Dr.Pepper)사의 전략과는 정반대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귀추가 주목되는 것이다. 큐리그사는 평균 3~6% 정도 가격을 인하했다. 그런데 스타벅스는 오히려 가격을 올렸다. 과연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한 대목이다.(월스트리트저널 10월 29일) 

 

필자가 잘못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스타벅스가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으로 거듭나겠다고 하는 것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필자는 한번도 스타벅스가 스페셜티 커피숍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스타벅스 리저브드숍에서는 바리스타가 직접 손님이 보는 앞에서 커피를 내려주는 드립커피를 판매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유명한 스페셜티 커피숍은 포지셔닝한 커피전문점이 너무나 많이 있다. 필자는 오히려 그런 커피가 생각나면 스타벅스보다는 테라로사 동탄점을 찾거나 봉담의 반고흐 커피숍을 찾는 편이다. 스타벅스는 미국 시장에 유럽식 에스프레소 커피를 기반으로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카페라테 등 맞춤식 커피를 제공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각광을 받았다. 한때 시애틀의 문인들이 시작했다는 스타벅스는 스토리텔링이 있기 때문에 입소문만으로도 단연코 미국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미국 커피하면 밍밍하게 드립으로 내린 옅은 커피를 생각나게 했지만, 스타벅스 커피는 유럽식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하는 아메리카노 커피를 소개하였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변화를 준 커피들을 소개하여 환영을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2달러가 안 되었던 드립커피가 지금은 3.70달러를 내고 마셔야 한다. 물론 세금이 부과되고 팁까지 준다면 4달러가 넘어가기 때문에 한화로 계산하는 내 입장에서는 커피값이 만만치 않게 되었다. 그런데 미국의 소비자들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만일 집에서 갈아놓은 그라운드 커피를 드립하여 마신다면 한잔에 30~40센트 정도가 들고, 미국에서 많이 이용하는 큐리그커피 머신을 이용하여 캡슐커피를 마신다면 한 잔에 1달러면 된다. 따라서 스타벅스에 가지 않고 스타벅스가 판매하는 캡슐커피로 대신하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자주 가는 파네라 브레드숍에서는 커피 구독을 실시한다. 월 20달러

 

 정도를 미리 결제하면 매일 와서 마셔도 된다. 처음에는 매일 갈 것처럼 시작했지만 매일 가는 것은 불가능하고 일주일에 두세 번만 가도 집에서 캡슐커피를 마시는 것과 비슷한 가격에 마실 수 있기 때문에 가성비가 좋다. 그래서 많은 한인들은 커피 구독을 하고 있다.(구독이 정확한 번역은 아니지만 그렇게 많이 사용한다) 물론 이것은 마케팅에서 말하는 미끼상품이다.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다른 빵이나 음료를 사서 마시기도 하고,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빵집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괜찮은 제안이라고 본다. 이것은 마치 코스트코에서 피자를 싸게 팔거나 이케아에서 미트볼을 싸게 파는 것과 같은 전략이다. 

 

며칠 전 한국에서 반가운 손님이 방문하였다. 관광을 하는 시간에 만나러 갔다가 파네라 빵집(Panera Bread)에서 같이 식사를 하였다. 간단한 수프와 샌드위치를 먹는 전형적인 미국식 서민 식단이었다. 그런데 식사를 하고 며칠 후에 커피를 마시러 갔더니 파네라에서 5달러짜리 할인쿠폰이 들어왔다. 생각지도 않은 쿠폰 덕분에 혼자 점심을 시켜서 먹게 되었다. 커피 구독을 하기 때문에 나의 모든 매출 이력이 그대로 축적되어 파네라 본사에서 소비자의 소비형태를 알게 된다. 그래도 13달러짜리 점심 식단에 5달러 할인이 어디인가? 글쓰기를 마쳤는데 아뿔사 미국 스타벅스가 가격을 올리지 않고 동결하기로 했단다. 필자는 좀 더 지켜보기로 하는 수밖에 없다.

 

tetkorea@daum.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