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신용카드 정보나 계좌 정보가 유출돼 금융 사기가 발생한다. 기업의 핵심 기술, 전략 문서 등이 외부로 유출돼 경쟁사에 의해 악용되거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는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신원 도용, 사기 등이 발생하며, 피해자들은 금전적 손실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는다. 해커에 의한 서비스 거부 공격(DDoS)으로 인해 금융 서비스나 온라인 플랫폼이 중단되어 기업이 막대한 매출 손실과 고객 이탈을 겪는다. 주요 인프라 시스템(예: 전력망, 교통 시스템 등)이 공격을 받아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고 국가 경제와 국민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언제든지 우리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PC 하드웨어 성능이 계속 발달되면서 암호를 계산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이 많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가 나오면 기존에 있는 암호화 체계가 무력화되는 큰 리스크를 안고 있어서, 미국 정부는 2030년부터 기존에 있던 알고리즘 체계를 쓰지 않고 차세대 알고리즘을 쓰겠다고 공표했다고 한다.
ENIGMA SHADE는 이러한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차세대 보안알고리즘을 연구·개발하는 회사이다, 암호화된 파일을 복호화 없이 검색, 연산, 수정이 가능하며 복호화 없이 신규키로 재암호화가 가능한 제4세대 보안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아직 시장에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이다. 사업 분야로는 보안 소프트웨어 연구 및 개발, 차세대 전자인증 시스템, 차세대 전자상거래 보안 시스템, 차세대 데이터(구조화, 반구조화, 비구조화) 전송 보안 시스템 등이다.
ENIGMA SHADE의 이현재 대표를 롯데백화점 동탄점 지하 3층에 위치한 KAIST-화성사이언스허브에서 만났다. 수줍은 듯, 그러나 열정적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이 대표는 30대 중반의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전형적인 엔지니어이다.
ENIGMA SHADE에서 개발하고 있는 베스퍼(Vesper)는 3세대로 일컬어지는 동형암호화 방식(Homomorphic encryption)과 대비해 암호화 속도 12.5만배, 데이터 사이즈 1/50 이하 등 압도적인 기술적 우위와 성능을 가진 제4세대 보안알고리즘이다.
현재 보안 CCTV 업체와 5G Network 장비 업체에 임베디드해서 POC(Proof of Concept : 기존 시장에 없었던 신기술을 도입하기 전에 이를 검증하기 위한 과정)를 진행 중으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론칭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보안업체 연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국가기관들과의 보안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후 IT회사에서 해외사업 기술컨설팅을 진행했다. 이 회사를 준비하기 2년 전에는 startup 대상 IT planning 및 투자 유치를 도와주는 회사를 운영하며 경력을 쌓아 왔다. 2년전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엔지니어를 소개받아 1년간 사업 준비를 한 후 올해 2월 KAIST-화성시사이언스허브에 법인설립을 하게 됐다. 이후 4월에 화성시 소재 반도체 관련 업체로부터 seed 투자를 받아 다섯 명이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 대기업과 다른 해외기업에서 투자 의향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으로 올해 말 50억원 정도 추가 투자를 받을 계획이다.
이 대표에게 스타트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가 물어보았다.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저희 기술을 저희 파트너나 투자자들한테 설득하면서 긴가민가한 오해도 많이 샀다”라며 “증빙 과정이 좀 힘들었지만 객관적인 자료로 증빙을 하고, 저희가 진솔하게 사업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극복을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KAIST-화성시사이언스허브 입주를 통해 도움을 받은 점으로는 첫째, 카이스트 교수님들을 통해 당사 기술에 대한 KAIST 협업 및 학술적 피드백을 받아 상용화 및 비즈니스 모델 확립에 많은 도움이 되었음. 둘째, 이곳에서 유망 기업으로 커서 나간 업체들의 투자에 대한 네고 경험 등 피드백을 좀 많이 해 줌. 셋째, 비즈니스 플랜의 전략적인 부분에 대한 가이드나 피드백을 많이 해 줌 등 인큐베이팅 역할을 잘해주고 있는 점을 들었다. 특별히 김광태 단장으로부터 이러한 밀착 지원을 받고 있음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화성시에서 스타트업을 하는 분들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해 주면 좋겠는가?라는 질문에 “저희같이 독자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여러 젊은 startup들이 많이 있지만 국내 VC를 통한 투자 및 지원은 극히 소수에게만 한정돼 알려지지 않은 유망한 기업이 경영난에 시달려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도산하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화성시 차원에서 년간 일정예산을 편성하여 무료 사무실 지원, 투자 유치 대행, 장기적 기술 투자 등 유망 업체에 대한 지원이 확대 되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ENIGMA SHADE는 내년 상반기부터 매출이 발생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300명~500명의 R&D 인력으로 글로벌 데이터베이스 보안 솔루션을 만들어 향후 5년 내 년간 매출 1000억원 정도의 회사로 성장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헤쳐 나가는 그와 그의 팀들에게서 그 이상의 희망을 보게 된다.
신호연 기자 news@ih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