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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화의 심리칼럼]아들의 선택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5/1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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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화 상담학박사 마음빛심리상담센터장     ©화성신문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아들은 성인이 되어 회사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주말이면 어머니를 만나러 집으로 간다. 아들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들은 어머니와 함께 살아왔다. 

 

어머니와 살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부모님의 이혼 이전 어머니를 괴롭히는 아버지를 보지 않은 것이었다. 아버지는 아들이 어릴 때부터 아들이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함부로 대했다. 또한 아버지는 가정생활에 무책임하여 자신이 벌어온 돈은 자신을 위해 썼지만 아내나 아들을 위해 월급을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주부로 있는 아내가 못마땅하다며 아내가 돈을 벌어오지 않아 가정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아내를 괴롭히는 사람이었다. 

 

어머니는 살기 위해 이혼을 했지만 결혼생활의 상처로 인하여 한동안 일어서는데 무척이나 힘들어했다. 아들은 이러한 어머니를 바라보면서 자신만이라도 어머니를 실망시키면 안된다는 생각에 어머니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며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하였다. 

 

어머니는 평소에 아들에게 “밥 잘 먹고 공부 열심히 해라”라는 말을 자주 하였다. 아들은 어머니의 얼굴에 웃음을 되찾아 주고 싶은 마음으로 어머니가 바라는 공부를 열심히 하였다. 

 

어머니는 아들이 학교생활을 열심히 할 뿐만 아니라 성적도 우수하여 매우 흡족해했다. 아들은 어머니의 웃음을 바라보면서 공부에 재미를 느꼈고 자신의 진로를 찾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들은 자신이 원하는 전문직을 찾았고 어머니 또한 건강을 회복하면서 웃는 날이 많아졌다. 어머니는 아들이 축복해주는 재혼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아들도 결혼하여 평온한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아버지가 아들 앞에 나타났다. 아버지는 자신이 사업을 하는데 힘든 상황에 처했다며 아들에게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 몇 달이 되지 않아 아들에게 원금 뿐만 아니라 이자까지 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어차피 자신의 노후는 아들이 책임져야하는데 아버지가 잘 살아야되지 않느냐고 하였다. 

 

아들은 잊고 싶었고, 생각하지 않으려 하며 살아온 아버지라는 존재가 여전히 자신을 이용하기 위해 나타난 것도 화가 났는데, 무엇보다도 참기 어려운 것은 아버지 자신의 노후를 아들에게 기대는 것을 당연하게 말하는 것이 끔찍하고 싫었다. 

 

자신과 어머니가 힘들고 어려울 때는 이기적으로 살아온 아버지가 아버지 자신이 필요할 때는 핏줄이라는 명목을 가지고 당연히 자신의 노후를 아들이 책임져야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싫고 소름 끼쳤다. 아들은 그나마 아버지라는 존재를 가슴 한 편에 희미하게 놓아두었던 것마저 다 꺼내 공중에 날려버리고 살아가고자 결심한다. 

 

그리고 이제는 의존하고 기대려는 아버지를 향해 마음 약해지지 않기 위해 자기 보호를 우선으로 하고자한다. 그리고 아들은 핏줄이나 가족이라는 명목으로 자신을 이용하는 것에 분명한 경계선을 긋는 것이 그나마 아버지가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버지를 향해 분명하고 강한 목소리로 아버지와의 만남에 아주 분명한 선을 긋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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