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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187]
좋은 점부터 말할 것인가, 나쁜 점부터 말할 것인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11/2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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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한 사장은 참 유(柔)한 분이다. 그래서 직원들을 대하거나 고객을 대할 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 준다. 그가 나쁜 이야기를 할라치면,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칭찬할 거리를 많이 준비해서 그 이야기를 충분히 해 주고, 그러고 나서 나쁜 이야기는 가볍게 한다. 한 번은  A라는 대리가 불친절하다는 민원이 있어 그 직원에게 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한 사장은 한참 고민 끝에 A 대리에게 해 줄 좋은 이야기 거리를 찾았다. A 대리는 아침 일찍 출근도 하고, 일처리가 깔끔한 야무진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잔뜩 해 주고는 좀 더 친절히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얼마 후 직원들로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사장이 A 대리에게 불친절하다고 야단을 쳤다고 말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한 사장은 깜짝 놀랐다. 그는 결코 A 대리를 야단친 적이 없었고, 오히려 칭찬을 많이 해 주었는데도 말이다.

 

강 사장은 한 사장과는 반대다. 평소에 직원들에게 지적도 많이 하고, 꾸중도 자주 하는데 직원들 사이에서는 ‘칭찬을 많이 하는 사장’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한 사장과 강 사장은 말하는 순서가 다르다. 한 사장은 좋은 이야기를 먼저 하고 나중에 지적을 하는 스타일이고, 강 사장은 나쁜 이야기를 먼저 하고, 나중에 좋은 이야기로 마무리를 하는 방식이다. 사람들은 마지막에 한 이야기를 오래 기억한다는 것이다. 한 사장처럼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 준다고 해도 나쁜 이야기로 마무리를 한다고 하면, 앞에 이야기한 좋은 이야기는 생략되고 뒤에 이야기한 나쁜 이야기가 남는다. 그 나쁜 이야기에 대해 방어하는 생각이 부풀어 오르면서 말이다. 앞에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고 뒤에 이를 뒤집는 이야기를 하면 배신감을 느끼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A 대리는 한 사장으로부터 불친절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렇게 이야기하고 간 사장님이 자신을 야단쳤다고 두고두고 생각했고 또 그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한 것이다. 반면에 강 사장은 직원들에게 야단치는 경우가 많지만, 그는 항상 마무리를 좋은 말로 해 준다. 직원들은 강 사장의 이 좋은 말을 오래 기억하는 것이다.

 

강 사장 식으로 A 대리에게 이야기한다면 이렇게 할 것이다. “A 대리! 최근에 불친절하다고 오해 살만한 일 없었어요? 외부인들에게. 요즘은 조금만 상대를 배려 안 해도 ‘불친절하다’느니 ‘갑질’이라느니 말들이 많아요. A 대리는 뭐든지 철저히 하는 사람이니 철저히 일을 하다가 그랬겠지만 조금 더 신경 써 봐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A 대리는 자신이 불친절하게 행동했다는 사실보다는 ‘철저하게 일하는 사람’으로 사장에게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오래 기억하고 사장에 대한 호감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 아이들에게 시험 성적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어떤 순서로 해야 할까? 당연히 성적을 잘못 받은 과목부터 지적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 철수 시험 성적이 왜 이럴까? 수학이 60점 밖에 안 되네. 과학도 70점이고, 그런데 국어는 80점이네. 영어는 95점이나 되고...우리 아들 요즘 영어 공부 열심히 하더니 성적이 좋군. 다른 과목도 영어처럼 할 수 있겠지. 수고했어.” 이렇게 말이다. 부인이 요리 평을 부탁할 때도 처음에는 조금 지적을 하더라도 마무리는 좋은 말로 해야 후환이 없다.

 

그런데 나쁜 이야기를 먼저 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심하게 잘못을 지적하다 보면 회의에서나 두 사람 사이에서의 대화에서나 분위기가 냉랭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면 그 다음 건설적인 소통이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 쓸 수 있는 방법이 ‘샌드위치 대화법’, 또는 ‘3단계 대화법’이다. 칭찬-지적-격려, 이 3단계를 밟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적을 하되, 샌드위치처럼 앞과 뒤는 좋은 이야기로 쌓아주는 것이다.

 

“우리 아이 이번 시험에서 평균 점수가 올랐다고? 4점이나? 좋았어. 그런데 보자. 수학과 과학은 더 노력을 많이 해야겠어. 국어와 영어는 아주 좋은데. 이번에 영어를 특별히 신경쓰더니 많이 좋아졌구나. 그래. 조금씩 좋아지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 이렇게 말이다. A 대리에게도 이렇게 이야기하면 좋을 것이다. “A 대리, 요즘 늦게까지 일하던데 연말 사업 정리하느라 고생이 많군요. 혹시 최근에 ‘불친절하다’고 오해받을 만한 일 없어요. 요즘 고객들이 하도 까다로워서~. A 대리는 매사에 치밀하니까 앞으로 그 문제도 신경 써 봐요.”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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