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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175]
사장이라고 서열을 무시하고 지시를 해도 되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08/3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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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어느 날 김 팀장은 화장실에 가면서 부하 직원 책상 옆을 지나치게 되었다. 그가 좀 낯선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뜨였다. “김 대리, 이거 무슨 일이지?” “아 네, 팀장님, 사장님이 급히 뽑아 달라는 자료가 있어서~” “그래?” 하고 지나쳤지만, 김 팀장은 내내 기분이 언짢았다. “사장님이 한 번도 그 자료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없으셨는데 왜 나한테는 일언반구 없이 직원들한테 직접 지시를 내리셨지?” 하면서 말이다. 

 

중간 관리자들은 대체로 윗사람이 자신의 부하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는 것을 싫어한다. 그렇다고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손 팀장은 자신의 상사인 방 이사가 모든 일을 자신을 통해 지시하기 때문에 짜증이 난다. 손 팀장도 자신의 담당 업무가 있는데 이사가 팀원들 일을 모두 챙겨보라 하니 답답하다. 방 이사가 팀원에게 직접 지시하고 직접 처리를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사장이 중간 관리자를 건너뛰고 하급 직원들에게 얼마든지 지시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거기에도 원칙이 있고, 요령이 있다. 대원칙은 사장의 그러한 행동이 중간 관리자의 권위를 무시하고 중간 관리자의 신뢰를 깨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장이 하급 직원들과 대화하면서 은근히 중간 관리자를 무시하거나 중간 관리자의 능력을 문제 삼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조직 자체가 문제가 되고 결국 그 부담은 사장이 지게 된다.

 

“팀장은 그거 모를 거야. 이야기하지 말고 당신이 해 버려!”라든지, “당신네 팀장 때문에 일이 진행이 안 되네. 그래서 말인데 이건 당신이 팀장이라고 생각하고 처리해 봐”라든지.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팀장의 권위가 망가지게 된다. 사장의 그런 태도를 접하면 직원들은 “아, 우리 팀장은 사장으로부터 인정을 못 받고 있구나.” “앞으로 팀장에게 잘 보여 보았자 소용없겠구나.” 하는 인식을 갖게 된다. 어떤 사장들은 공개적으로 중간 관리자를 무시하기도 한다. 회의석상에서 중간 관리자를 싸잡아 비난한다든지, 공개된 자리에서 중간 관리자를 공개적으로 질책한다든지 하는 행동 말이다. 

 

중간관리자는 말 그대로 사장과 직원(작업자)들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조직의 규모가 작을 때는 중간관리자가 필요가 없다. 있다고 하더라도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고 사장이 직원들과 직접 일을 하면 된다. 그러나 조직이 어느 정도 커지면 중간관리자를 두고 사장이 직접 할 일을 중간 관리자가 대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중간 관리자가 제대로 일을 하면 사장이 편해진다. 상당 부분 일상적인 일은 중간 관리자들이 알아서 처리하고 사장은 좀 더 큰 일, 좀 더 장기적인 일, 좀 더 까다로운 일에 집중할 수 있다. 그런데 자신이 임명한 임원이나 팀장을 사장 스스로 흔들어 놓으면 결국 자신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정 중간 관리자가 문제가 되면 그를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중간 관리자로서 역할을 하는 한 부하들에게 그 중간 관리자의 권위를 세워주어야 한다. 그러면 중간 관리자의 권위를 지켜주면서 사장이 직접 부하들에게 지시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중간 관리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부하에게 지시해야 할 사유가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급한 일인가? 중간 관리자가 자리에 없는가? 담당자에게 직접 설명을 해야 할 사안인가? 중간에 누가 관여하기 보다는 사장이 직접 부탁을 해야 담당자가 수용할 예민한 사항인가?

 

둘째는 담당자에게 직접 지시를 하더라도 그 담당자로 하여금 자신의 상사에게 사장이 여차여차 해서 직접 지시를 했다고 이야기하게 해야 한다. “팀장님 안 계신 사이에 사장님이 제게 이런 지시를 했는데 이렇게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팀장은 대체로 “그래 알았어.” 하고 말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을 경우는 “아 그랬어? 그건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내가 사장님께 보고드릴테니 성 주임은 잠깐 보류하고 있어.” 이렇게 이야기하는 팀장도 있을 것이다.

 

셋째는 부하 직원에게 직접 지시하는 문제를 중간관리자와 상의하거나 양해를 구하는 방법이다. “김 이사, 이 일은 내가 직접 진행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김 대리 하고 내가 일을 할 테니 김 이사는 좀 양해를 해줘”라든지, “이 일은 좀 급하게 처리했으면 하는데 김 이사가 직접 해 주실래요? 아니면 팀원 중에 한 명을 나한테 붙여 주실래요?” 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는 중간관리자와 담당자를 동시에 불러 회의를 하거나 지시를 하는 방법이다. 중간 관리자를 거쳐 담당에게 지시가 내려 갈 경우 시간도 걸리고 또 충분히 설명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계통에 있는 사람들을 한꺼번에 불러 소통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하급자에게 일을 맡기면 아주 부드러워진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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