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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172]
귀하가 규칙을 준수하는 세 가지 이유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07/30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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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귀하께서는 아침에 출근하면서 교통 규칙을 잘 지키셨는가? 빨간 불에서는 멈추고, 50㎞ 제한 속도도 지켰겠지요. 그리고 학교 앞에서는 30㎞ 제한 속도를 잘 준수했을 겁니다. 그리고 횡단보도 건널 때 우측통행도 했을 겁니다. 귀하께서 이렇게 규칙을 잘 지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심리학자들은 정해진 규범을 지키는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첫째는 강제력(compliance)이다.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벌을 받기 때문에 그 규범을 따른다는 이야기다. 필자도 제한 속도를 어겨서 벌금을 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한 번에 3~4만 원에 해당하는 범칙금을 몇 번 내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속도 제한 표지판을 더 열심히 보게 되고, 차에 장착된 내비게이션에서 나오는 경고음도 주의 깊게 듣게 되었다. 벌금이 아니라 상금을 주는 경우는 어떠한가? 이 경우도 강제력이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여유가 있어 상 같은 것은 무시할 수도 있지만, 월급 같이 안 받으면 안 되는 것도 많이 있다. 월급을 받기 위해 하는 수 없이 규칙을 지키는 것처럼,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행동을 하는 경우는 강제력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다. 사실은 좀 하기 싫지만, 상을 받아야 해서 또는 벌을 피하기 위해서 규범을 따르는 것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두 번째 우리가 규칙을 지키는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기 때문에 나도 그렇게 행동한다는 거다.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이 항상 교통 도덕을 잘 지킨다든지, 우리 회사 사람들은 다 교통질서를 지키기 때문에 나도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이 동기를 한마디로  동일시(identification)라고 한다. 내가 상대로부터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고 그래서 상대와 내가 동일시되고 싶어 하는 욕구이다. 그러니까, 규칙을 안 따르는 행동도 같은 동기로 설명할 수 있다. 선생님이 안 지키니 학생들이 안 지키고, 또 또래 애들이 교실에서 정숙해야 한다는 규칙을 안 지키니 자신도 안 지킨다는 식이다.

 

그럼 세 번째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 번째는 그 규칙을 지키는 것이 옳다고 스스로 믿기 때문에 그것을 지킨다는 것이다. 바로 내적 신념(internalization)이 행동의 동기인 것이다. 이는 위의 두 이유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강제력이나 동일시는 둘 다 외부에 의존하는 것이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자신의 판단보다는 외부의 생각이나 외부인의 행동에 의해 휩쓸리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내면화는 내 자신이 행동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외부 상황과 관계없이 일관성이 높은 행동을 보일 수 있다.

 

강제력, 동일시, 내면화는 단지 규칙을 준수하는 이유에 그치지 않고, 여러 가지 행동에 대한 이유가 될 수도 있다. 학생들에게 “왜 이 과목을 수강하게 되었니?” 하고 물어 보면, “필수과목이라 할 수 없이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면 장학금을 받을 수가 없어요.” 하고 대답하는 학생이 있다. 이들의 동기는 강제력이다. 결국 하는 수 없이 수강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 대답은 “친구가 듣자고 해서 듣게 되었어요.” “교수님 강의는 인기가 좋잖아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들은 동일시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대답하는 경우가 있다. “제가 앞으로 리더가 될 터인데 이 강의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듣게 되었습니다.” 이 학생은 자신이 믿는 바를 이야기한 것이다.

 

리더는 이 세 가지 동기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더러는 강제력을, 더러는 동일시를 활용해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내면화를 유도해야 한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동기 중에 어떤 것이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될까? 강제력, 동일시, 내면화 순서대로 동기의 파워는 올라간다. 그런데 문제는 동기를 만드는 것도 이 순서대로 어려워진다. 강제력을 이용하기는 쉽지만, 내면화를 유도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강제력을 너무 많이 활용하게 되면, 내면화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내면화는 의미를 깨우치는 데서 생기는 것이다. 그 규칙이 가지는 의미, 그 규칙이 가지는 가치, 그 규칙이 나의 경험과 나의 미래에 비추어볼 때, 어떤 뜻을 갖는지 깨우치는 데서 생기는 것이다. 그런 깨우침의 시간, 그런 깨우침의 여유를 갖게 하고, 그런 것이 반복이 되어야 한다. 

 

“필수니까 그냥 신청했어요.” 하는 학생에게 이렇게 물어볼 수 있다. “그럼 학생은 왜 이 과목이 필수로 되어 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이 과목이 학생의 꿈을 실현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될 지 이유를 3개 정도 써 보겠어요?” 이런 질문을 통해 내면화의 통로로 안내할 수 있는 것이다. 아침 출근 시간에 제한 속도를 지키며 출근하는 리더는 스스로 이 질문을 던져보는 게 어떨까? “제한 속도 준수는 나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나?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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