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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 100]
가정의 달 5월, 가정적 like 발견하길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05/1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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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석협성대학교 교수     ©화성신문

페미니즘(feminism)에서 가장 초보적인 지식은 섹스(sex)와 젠더(gender)의 구분이다. sex는 생물학적인 성(性)으로 사람이 태어나면서 가지는 성(性)이라면, gender는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성(性)이다.

 

작은 일에도 눈물을 보이는 사내아이에게 어른들은 ‘남자는 작은 일로 울어서는 안 되지’라고 말하곤 한다. 이런 말은 그 사내아이에게 영향을 주어서 ‘남자는 울어서는 안 된다’라는 남성성을 형성하게 된다. 다른 여자아이들보다 거칠게 행동하는 여자아이에게 어른들은 “여자는 다소곳해야지”라고 충고한다. 이런 어른들의 말들은 그 여자아이에게 ‘여자는 다소곳해야 한다’라는 여성성을 형성하게 한다.

 

생물학적인 성(sex)과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성(gender)에 대해 예민하게 관찰해보면 여성성과 남성성은 갖고 태어나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것들이 더 많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그러므로 시몬 드 보부아르의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라기보다는 여자가 되어 간다’는 주장에 깊게 공감하게 된다.

 

『코로나 사피엔스』라는 책에서 김경일 교수(아주대, 심리학과)는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회상한다. “제가 얼마 전 경험한 일인데요. 풍선을 사달라고 하는 아이한테 풍선을 사 줬더니 5분 있다가 아이가 풍선 줄을 놓더라고요, 그렇게 원했던 걸 얻었는데 팔이 아프다고 그냥 놓아버린 거예요. 어이가 없었죠. 그런데 그날 찍은 사진을 보니 풍선을 사달라고 조르던 그곳 주위에 있는 다른 아이들이 모두 풍선을 갖고 있더라고요. 나만 안 가지고 있으니까 원했던 겁니다…. 그런데 풍선 줄을 놓고 나서 찍은 사진을 보니 주위에 아무도 풍선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김경일 교수는 원트(want)는 사회적으로 원하는 것이고, 내가 원하는 것은 라이크(like)라고 구분하면서 풍선을 사 달라는 아이는 like는 없는데 사회적으로 want한 것이라 본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더불어 ‘뉴노멀(New normal)’을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뉴노멀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인하여 ‘경제적 저성장’의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하였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이 뉴노멀을 소환하여 그 개념의 지평을 확대하고 있다.

 

마스크, 거리두기, 온택트(ontact) 모임 등 코로나19로 인하여 생긴 낯설고 불편한 삶을 뉴노멀로 이야기하고 있으며, 특별히 비대면의 시대가 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뉴노멀은 사회적인 변화로서 나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성 없이 우리들의 삶으로 들어오고 있다. 풍선을 사 달라는 아이에게 like는 없었고 want만 있었듯이, 뉴노멀에도 like는 없고 want만이 지배하고 있다.

 

인간은 홀로 살아가는 개인적 존재이면서 사회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이기도 하다. 개인적 존재/사회적 존재로서 삶이 조화를 이루고 균형을 잡을 때 가장 아름답고 멋진 삶이 될 것이다. Like와 want가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어야 정중지와(井中之蛙, 우물 안의 개구리)로 미끄러지지 않고, 무골호인(無骨好人, 주체성 없이 순한 사람)을 넘어설 수 있다.

 

우리는 가정의 달인 5월을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하여 많은 가정이 힘들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적 재난으로 인한 버거움 속에서 희망을 찾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가정 안에 숨겨져 있는 like를 찾고 다듬어 볼 일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뉴노멀, 등 다양한 언어들이 우리에게 사회적 want로 유혹하고 있지만, 어려움/빈곤 속에서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가정적 like를 발견하고, 다듬고, 가족들과 함께 누리는 가정들이 늘어가기를 소망하여 본다.

 

chanseok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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