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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화의 심리 칼럼]
아들의 경제적 독립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04/1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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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이 대학교를 졸업한 후 첫 직장생활을 했다. 엄마로서 대견하고 든든했다. 엄마는 아들이 직장을 구했다며 여기저기 자랑했다. 그리고 이제부터 아들 덕을 본다는 생각에 흐뭇해했다. 아들이 월급을 받으면 엄마에게 줄 것이고 엄마로서 아들을 위한 적금을 몇 퍼센트, 집안 생활비로 몇 퍼센트 등 이것저것 계산하면서 여유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한 달이 될 무렵 아들은 첫 월급을 받았다며 엄마에게 조그마한 선물을 하고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볼일을 봤다. 엄마는 기대했던 아들의 월급이 아니여서 몹시 당황했다. 그리고 아들에게 월급은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았다. 아들은 아무렇지 않게 알아서 할 것인데 무엇 때문에 엄마가 자신에게 물어보는지 오히려 궁금해했다. 엄마는 순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생각했다. 당연히 아들의 월급은 엄마가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고, 아들은 전혀 그러한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엄마는 흔들리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냉수를 먼저 마시고 아들에게 잠시 엄마 앞으로 와보라고 하였다. 그리고 월급을 어떻게 할 것인지? 월급을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 너는 아무것도 모르

니까 엄마가 관리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였다. 아들은 그때야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아들은 마치 큰 장벽을 만난 듯 비장한 표정을 짓고 엄마를 향하여 묵직하게 한마디를 했다. “어머니 제가 스스로 저의 월급을 관리하고 싶어요. 저는 성인입니다.”


이때 엄마는 정색하는 아들이 낯설었다. 엄마가 기대하는 아들의 모습은 엄마에게 아들의 경제권을 맡기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들은 엄마로부터 이미 저 멀리 분리된 또 하나의 성인의 모습으로 엄마 앞에 서 있었

다. 엄마는 배신감과 섭섭함으로 아들을 더 이상 보지 않겠다며 분노를 표출하였다.


엄마는 아들이 사회에 나가서 돈을 벌어오는 것은 성인이기를 바라면서 엄마의 아들로서는 미성인이 되기

를 바란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여 아들을 향한 배신감과 섭섭함으로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성인이 된다

는 것은 물리적, 심리적, 생활적, 경제적 독립 등 많은 부분을 필요로한다. 여기에 경제적 독립은 자녀가

성인으로 나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때론 부모가 사회에서의 경제적인 역할에서만 성인이기를 바라면서 가족체계안에 있어서는 자녀를 미성인

기를 바라는 부모는 자녀가 성인이 되는 과정에 걸림이 될 수도 있다. 이에 자녀의 경제관리를 부모가 해

야한다는 생각에는 결코 자녀를 향한 성인으로서의 대우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야한다. 자녀는

이미 하나씩 독립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에 큰 박수를 보내주어야 한다.

 

“네가 경제적으로 스스로 계획성을 갖고 살아가고자 하는 것에 큰 박수를 보낸다. 그래. 바로 그게 성인이 되는 거야. 때론 실수할 수도 있어. 괜찮아. 그러면서 세상을 배워나가는 거야. 넌 잘 할 거야. 우리 아들

멋있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부모라면 그 자녀는 성인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데 자신감을 가질 것이며

건강한 성인으로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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