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마법과 같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지만, 추억은 언제나 살아있다. 추억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보물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이야기들은 우리의 삶을 빛나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우리는 그 속에서 힘을 얻고, 위로를 받고, 사랑을 되새긴다.
동탄1신도시 북광장 언저리에 위치한 ‘Live 7080 쎄시봉’은 노래를 통해 추억 속의 과거를 소환해 위로를 주고, 행복한 미소를 짓게 만들어주는 그런 곳이다. 이곳에 오면 탄탄한 뮤지션을 통해 그 시절 좋아했던 노래를 듣기도 하고, 그의 밴드에 맞춰 노래를 부를 수도 있고, 그 시절 노래에 얽힌 얘기들을 나눌 수도 있다.
이곳의 밴드 마스터 전수현 씨는 Guitar 인생 40년의 뮤지션이다. 가죽 바지에 치렁치렁한 머리, 썬글라스, 귀걸이 등 외모부터 뮤지션의 풍모가 풍긴다.
그는 2022년 8월 이곳에 자리 잡고 아내 오성현 씨와 함께 ‘Live 7080 쎄시봉’을 운영해 오고 있다. 불어인 쎄시봉(C’est Si Bon)은 영어로는 It’s so good이라는 뜻이다. 무대에는 Metallic C’est Si Bon으로 되어 있어 Heavy Metal을 추구하는 곳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곳에는 고가의 Drum, Key Board, 다양한 Guitar들이 구비되어 있다. 40년 내공으로 어떤 어려운 노래들도 거침없이 연주하고, 어떤 노래를 요청해도 즉각 멋진 노래를 들려준다.
그를 Heavy Metal로 이끈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 한 친구가 Black Sabbath의 Heaven & Hell, Ozzy Osbourne의 1집 앨범 Blizzard of Ozz, 속주로 유명한 스웨덴 기타리스트 Yngwie Malmsteen(잉베이 맘스틴)의 3집 앨범 Triogy, Metallica의 2집 앨범 Ride The Lightning, 3집 앨범 Master of Puppets 등 다섯 개의 테이프를 선물하면서부터였다.
이 음악들의 강한 에너지는 젊은 전수현의 심장을 고동치게 했다. 이 테이프들을 헤비메탈 음악 청취에 최적화된 일본제 아이와 휴대용 카셋트로 하루 3~4시간씩 매일 듣고 다녔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듣고 나면 테이프가 늘어나 사운드가 제대로 안 나온다. 그러면 다시 정품 테이프를 구입해서 듣기를 반복했다. Master of Puppets 같은 경우는 정품으로 5번이나 사서 들었을 정도로 푹 빠졌었다.
대학교 졸업 후 7인조 밴드 두 팀이 있는 큰 나이트 클럽에 드러머로 합류해서 연주 활동을 했다. 이때 밴드에서 같이 연주하던 선배 뮤지션들은 신중현 밴드의 멤버로 연주할 정도의 굉장한 대가들로 이 선배들을 통해 음악적으로 많은 성장을 했다. 특히 이 시기에 피아노를 전공한 오성현 씨를 만나 가정을 이룬 것은 가장 큰 행운이었다. 당시 토이 밴드의 객원 베이스 기타로 몇 차례 참여하기도 하는 등 그의 연주 실력은 이미 인정을 받고 있었다.
2004년 무렵 새로운 문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밀레니엄 전의 라이브 카페는 가수들이 노래부르고 관객이 듣는 문화였는데, 밀레니엄이 지나고 2004년 무렵부터는 손님들이 업소의 무대에서 노래하는 문화로 바뀌면서 전국 곳곳에 7080 라이브 카페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아내 오성현 씨와 함께 홀 마스터 생활을 시작했다. 전수현 씨가 일렉트릭 기타를 잡고, 아내 오성현 씨가 키보드를 연주했다. 이때 인연을 맺은 안양에서 17년간 활동을 이어갔다.
어느날, 초라한 행색의 한 손님이 와서 술을 한 모금 마시고는 ‘나 어떡해’, ‘그대로 그렇게’,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등 80년대에 유행했던 노래 세 곡을 불렀다. 그러고는 1시간 정도 조용히 술을 마시다가 일어나면서 미소를 머금고 “오늘 마스터님 덕분에 아주 행복했고, 즐거웠습니다”하고 나갔다.
이 손님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내가 이런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음악을 해야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사람들이 7080 노래를 부르며 행복해 하는가?를 생각해 보니, 가장 젊고 아름다웠던 시기의 노래를 부름으로써 본인이 그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 드는 거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전수현 마스터는 고객 200~300명의 레퍼토리를 꿰고 있다. 저 분은 ‘내일’을 먼저 부르고 ‘기쁜 우리 사랑’을 부른 다음 ‘동행’을 부른다. 키는 반 키 낮춰서 등등등...
안양에서 자리를 잘 잡고 있을 무렵 코로나로 2주 예정으로 내려졌던 집합금지 명령이 2년으로 연장되면서 엄청난 어려움을 겪은 후 새롭게 터를 잡은 곳이 현재의 자리이다.
저녁 7시에 시작해서 새벽 2시에 문을 닫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만 할 수 있다면 늘 활력이 넘친다. 한 번은 저녁 7시에 문을 열고 새벽 6시까지 11시간을 연주와 노래를 한 적도 있을 정도로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언제나 진심이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기타리스트는 Gary Moore이다. “Gary Moore의 연주는 한 음 한 음 기타가 항상 노래를 불러요”라며 “자신의 감정을 음악으로 녹여내어 진심으로 사람을 감동시켜주는 Heavy Metal을 추구한 분이죠”라고 말하며 기타의 모든 테크닉이 다 들어 있다는 End of the world라는 곡을 들어보기를 권했다.
40년 동안 기타를 쳤지만, 지금도 기타를 잡을 때마다 경외하는 마음이라는 전수현 마스터의 7080 Live 쎄시봉이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가는 동탄의 명소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신호연 기자 news@ih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