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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EO Interview-윤성순 부성에버텍(주) 대표]
진실·겸손으로 고객을 감동, 발전해 온 ‘돌단풍’
각자 자리에서 역할 충실, 최선 다하면 성공한 삶
 
신호연 기자 기사입력 :  2023/01/3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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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기술 장벽이 없는데도 30여년을 한결같이 고객들이 손 내미는 회사의 비결은 무엇일까? 차별점이 금방 눈에 띄지 않는데도 늘 좋은 평가를 받으며, 탄탄한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부성에버텍(주)에는 유난히 ‘진실’과 ‘겸손’이라는 단어가 자주 눈에 띈다. 경영 철학에도 들어 있고, 집무실에도 걸려 있다. 진실한 마음과 겸손한 마음이 이런 탄탄한 신뢰의 기반이었음을 말해 주는 듯하다.

 

 

 



현대·기아 2차 협력사로 꾸준한 매출 증가

 

부성에버텍(주)는 현대·기아 2차 협력사로 20여개가 넘는 고객사에 자동차 부품을 조립할 때 사용하는 소음, 이음방지용 PAD, 흡음재, 보호필름, 부직포 등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1990년 7월, 광명시에서 부성산업으로 창업해 2013년 부성에버텍(주)로 법인 전환하였고, 경기도 유망 중소기업 인증과 벤처, 이노비즈 인증을 받았으며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제품의 특성상 하이테크놀로지가 필요한 분야는 아니어서 기술 장벽이 낮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고객과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1990년 창업 이래 꾸준한 매출 증가를 보여 2022년에는 1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남양읍 신남안길에 위치한 부성에버텍(주)에 들어서니 윤성순 대표가 반갑게 맞이한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마셔보고 맛과 향에 반해 “동양의 미인이 연상된다”며 동방미인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대만의 동방미인 우롱차를 권한다. 윤 대표는 5년 전부터 차를 배워 지인들과 일상 중에 편하게 찻자리 하는 시간을 즐긴다고 한다.

 

사색하며 산책하기, 6대 다류와 인문학 공부하며 찻자리 하기, 미술관 투어 등 매우 정적인 취미를 가진 윤 대표는 이른 봄 계곡의 바위틈에서 수줍은 듯 하얀 보석을 머금고 바람에 하늘거리는 돌단풍을 연상시킨다. 돌단풍의 꽃말은 ‘생명력’과 ‘희망’이다. 기나긴 겨울의 모진 추위를 견디며 바위 틈새에서 꿋꿋하게 살아남아, 새봄이 시작되자마자 예쁘게 꽃을 피우는 강인한 모습에서 그런 꽃말을 얻었던 것 같다. 겉으로 보이는 부드러움 속에 강함이 느껴지는 윤 대표에게서 돌단풍의 이미지가 느껴진다.

 

 

 

가계 살림 돕고파 1인 기업으로 창업

 

윤 대표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1987년, 6남매 중 장남이었던 남편과 결혼하여 시어머님과 당시 학생이었던 시동생, 시누이와 대가족이 함께 살았다. 남편이 대기업에 다녔지만 대가족을 부양하기에 그리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다. 그래서 큰 아들이 세 살 되던 1990년, 살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하는 소박한 마음으로 부업 삼아 설비나 직원도 없이 1인 창업한 것이었다.

 

창업 당시 직장생활을 하던 남편은 IMF를 지나면서 사업을 함께 키워보고자 직장을 그만두고 1998년부터 같이 열심히 일했다. 좋았던 순간도 잠깐, 1999년 남편은 갑작스럽게 담도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큰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 작은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난감했다. 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혼자서라도 사업을 계속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윤 대표는 그 당시 심정을 “그때까지는 사업이라기보다는 부업으로 설비도 없이 조그만 임대공장으로 운영해 왔었죠. 아빠도 없이 아들 둘의 엄마로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데, 엄마가 반듯하게 회사를 운영해야 아이들이 기죽지 않고 성장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심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윤 대표의 눈가에는 눈물이 촉촉이 맺혔다.

 

 매일 새벽 집을 나서서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강행군의 나날이었다. 아이들은 친정 어머니에게 도움을 청하고 온 힘을 다해 노력한 결과 광명시, 안양시를 거쳐 드디어 2007년, 화성시 팔탄면에 공장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을 신축해 이전했다. 정책자금을 받는 등 모든 걸 쏟아부어 마련한 공장이었다. 당시 매출이 20억원이었는데 40억원 정도로 끌어 올리면 해 볼만 하겠다는 계산이 섰다. 부푼 꿈을 안고 화성에 공장을 짓고 시작했지만,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맞으며 매출은 줄어들고 고정 비용은 늘어나 감당하기 어려운 고비가 찾아와 3년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아이들을 위해서, 직원들과 나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해보자”라는 각오로 어려움을 극복해 냈다. 이런 와중에도 직원들 월급과 협력사 물품 대금은 하루도 어기지 않고 제때에 지급했다.

 

 

 

현대·기아의 글로벌 Top5 진입으로 기회 맞아 

 

이후 금융위기를 벗어나고 현대차와 기아차가 글로벌 Top5에 들어가면서 커다란 기회가 생겼다. 고객사로부터 요구하는 사항들이 굉장히 많았고, 공정 감사도 자주 나오고, 대응해야 하는 문서도 더욱 많아지고 까다로워졌다. 이런 과정들을 최선을 다해 풀어내자 마침내 커다란 기회의 문이 열렸다. 새로운 고객에게 업체등록도 하고, 기존에 거래했던 업체들도 계속 매출이 늘어났다. 2007년도 20억원이었던 매출이 2020년도에 100억원을 넘어서고 2022년도에는 130억원 정도로 꾸준히 증가했다.

 

윤 대표는 2020년 7월 창립 30주년을 맞으며 2030 전략(부성의 10년 계획)을 세웠다. 2025년까지 사업장을 확장하고, 2030년까지 매출 300억원을 달성하여 장수기업으로 지속 성장하는 것이다. 그동안 함께해 왔던 고객사와 협력사들에게 일일이 손편지와 함께 정성이 담긴 선물을 전달해 고마움을 표시하여 받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사업장 확장은 목표보다 빨리 이루어져 지난해 10월 팔탄면에서 현재의 사업장으로 확장 이전하였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하여, 많은 어려움들을 겪으면서 포기하지 않고 30년 이상 제조업 한 길을 걸어 왔던 윤 대표는 “한 번 부성의 가족이 된 이상 내 가족이다”라는 마음으로 직원들을 대한다. 이런 마음들이 통하다보니 안양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도 있고, 대부분 직원들의 근속 연수가 10년 이상이 된다. 현장을 수시로 내려가 오래 근무한 아주머니들하고 격의 없이 얘기하고, 외국인 직원들과도 사소한 안부를 주고받으며 편하게 대한다.

 

 

생활의 일부가 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 

 

이렇게 사업을 진행하면서 한편으론 이웃들과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2004년 국제로타리 3690지구 광명장미 로타리클럽에 입회 후 2013~2014년에는 회장으로 활동하며 봉사에 참여했다. 로타리클럽 가입 직후 남편이 운명을 달리하면서 받았던 보험금을 한국로타리 장학재단에 일시금으로 기부해, 매 학기별 1명의 대학생에게 관명장학금을 지급해 왔다. 당시 허름한 빌라 한 채 구입할 만한 돈이었다. 내년부터는 그동안 매년 기부해 왔던 개인 장학금으로 매 학기 1명의 대학생에게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다.

 

시흥시에서 결손가정 어린이들을 위해 스님이 운영하고 있는 흥부네 책 놀이터에는 개인적 기부뿐 아니라 사내에 사랑의 모금함을 설치하여 직원들과 함께 모은 적립금으로 반찬과 학용품들도 전달해 왔다. 그리고 유니세프와 화성시 지역사회에도 매년 기부와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해 오고 있다. 2008년 화성시여성기업인협의회에 입회해 2016년~17년도 9대 회장을 역임하였고, 화성상공회의소 상임의원과 수출기업인협의회, 여명회 등에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이제는 이런 사회공헌 활동이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다.

 

창업부터 기업의 성장까지 오롯이 혼자 힘으로 해 왔던 여성 기업인으로서 창업을 꿈꾸는 여성 청년들에게는 이런 조언을 한다. “모두가 성공하기를 희망하지요. 어떤 직업이든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면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40%가 여성기업인이며 여성 창업이 증가하고 있고,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창의력, 따뜻한 리더십으로 경영을 하는 우량기업들이 많이 있지요. 도전 정신과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창업에 도전해 보기 바랍니다. 다만, 그 분야에서 어느 정도 경험을 쌓고 창업을 하는 것이 실패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경쟁이 치열하고 급변하는 기업환경에서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창의력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일에 책임을 다하려는 끈기, 파트너십, 진실함과 겸손한 자세의 포용 리더십으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회와 국가를 위한 사명감으로 사회공헌활동에도 관심을 갖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청년들에게 지원해야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 방안에 대해 의견을 묻자, “요즘 청년들을 지원하는 것을 보면 일을 안 하는 사람들 쪽에 혜택이나 지원을 해 주다보니까 점점 중소기업에 안 가려고 해요. 중소기업에 가서 일하느니 ‘그냥 놀면서 조금씩 지원금 받는 게 낫지’라는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 같아서 좀 안타깝지요. 중앙 정부나 지자체에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한테 좀 더 다양한 지원을 해 주면 좋겠어요.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한테 지원해 주면 기업은 기업대로 인력난 해소가 될 거고, 또 사람들이 좀 더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잖아요”라며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예전에는 세월이 좀 천천히 가기를 바랐고, 가능하다면 젊은 나이로 되돌아가기를 바라기도 했던 윤 대표지만 환갑이 지난 지금에는 “젊음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지금이 좋다”라고 말한다. 김형석 교수님의 “지나보니 60대, 70대, 80대가 행복하다”라고 하신 말씀에 공감이 간단다. “젊은 날로 되돌아가서 많은 시행착오를 다시 겪는 것보다 이렇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사소한 것들에 감사하며 사는 지금이 더 좋아요”라고 의미를 설명한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한 삶의 풍모가 느껴진다.

 

앞으로 2030 전략의 큰 그림대로 사업이 잘 진행되고, 소중한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을 더 많이 갖고, 좋아하는 인문학에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좋은 벗들과 차를 나누며 재미와 의미를 함께할 수 있는 하루하루를 엮어나갈 ‘생명력’과 ‘희망’의 돌단풍, 윤 대표와 부성에버텍(주)의 조용한 전진을 응원한다.

 

 


                                                                         신호연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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