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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193]
리더가 연초에 멋진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면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1/1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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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신년이 되면 리더들의 멋진 신년사가 쏟아져 나온다. 2022년이 밝아 오자, 삼성전자의 CEO들은 과거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경직된 프로세스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문화는 과감하게 버리고 개인의 창의성이 존중받는 민첩한 문화로 바꾸자고 했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은 고객들이 가장 신뢰하고, 만족하는 '친환경 톱 티어 브랜드'가 되기 위한 기반을 확실하게 다지겠다고 했다.

 

리더가 던지는 메시지는 대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사업에 대한 메시지다. 어떤 사업을 펼칠 것인가? 어떻게 사업을 운영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가치관에 대한 메시지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문화를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에서는 배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이커머스(e-Commerce) 전체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이런 메시지는 사업에 관한 메시지이고 전략적인 메시지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메시지를 환영한다. 현대자동차가 앞으로 수소 연료 차 개발을 어떻게 할 것인지 또는 전기 차 생산은 어느 정도 할 것인지 하는 메시지가 나오면 투자자들이 좋아 할 것이다. 현대차 주식을 살 것인지 팔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게임업계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있다. 소위 P2W(Play to Win)에서 P2E(Play to Earn)로 말이다. P2W는 이기기 위해 게임을 하게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모델에서는 플레이어가 이기기 위해 돈을 들여서 새로운 도구를 사야 한다. 그래서 돈을 많이 지불하게 하는 방식인 것이다. P2E는 돈을 벌게 하는데 초점이 모아진 게임 방식이다. 이 방식에서는 플레이어가 돈을 벌어서 ‘가상 자산’을 쌓아두게 한다. 필요할 때 이 자산을 쓰게 하고, 실제 현금으로 교환도 해 주는 방식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저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표하고 있다. 이 또한 전형적인 사업적 메시지인 것이다. 

 

리더가 던지는 가치관에 대한 메시지도 의미가 크다. 리더가 개인의 창의성을 중시한다든지, 윤리 경영을 한다든지 또는 수평적인 조직을 만든다고 한다면 많은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사업 전략보다도 더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삼성전자 CEO들이 연초에 선언한 ‘민첩한 조직문화’를 제대로 만들려고 한다면 엄청난 변화가 내부적으로 있어야 할 것이다. 

 

어떤 경우든 리더의 메시지가 힘을 가지려면, 그 메시지가 참신해야 한다. 하나마나 한 뻔한 이야기, 누구나 하는 평이한 이야기를 리더가 한다면, 회사 직원도 그렇고, 시장에서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리더가 해가 바뀔 때마다 또는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략이라는 것도 몇 년을 걸쳐 실행하는 것이고, 가치관은 더구나 장기적으로 준수하는 것이 가치관이 아니던가. 그리고 또 리더의 메시지가 자주 바뀐다고 하면 참신할지는 모르지만 신뢰성이 떨어질 것이다. 참신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신뢰성이기 때문이다. 

 

H 사장 또한 몇 년 동안 이런 고민에 시달려 왔었다. 책에서 좋은 문구를 뽑으려고도 했고, 타사 사례를 보고도 했는데, 좋은 말들은 많지만 어쩐지 ‘내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직원 워크숍이다. 연말에 직원들과 함께 워크숍을 하면서, 지난해에 대한 평가도 하고 내년 사업을 구상도 한다. 그 자리에서 내년도를 위한 슬로건을 정하기로 한 것이다. 각 조별로 아이디어를 내게 하고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한다. 물론 H 사장이 수정을 하기도 한다. 최근 몇 년은 Up 시리즈로 왔다. Change-Up, Mind-Up, Jump-Up으로 말이다. 그러다 2022년에는 Reframing으로 정했다.

 

P 사장은 좀 다른 방법을 택했다. 그의 화두는 ‘감사’다. 그는 이 감사를 항상 이야기하고 싶었다. 다만, 감사를 이야기하되, 강조하는 대상을 매년 바꿔 보는 것이다. 어떤 때는 ‘고객 감사’ 다른 때는 ‘가족 감사’ 또 다른 때는 ‘사회에 대한 감사’ 말이다. P 사장의 2022년도 메시지는 ‘자신에 대한 감사’이다.

 

리더가 던진 한마디가 직원들의 기를 살리기도 하고, 시장의 평판을 바꾸기도 한다. 리더의 메시지는 영감을 주는 것이어야 하고, 사람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을 수도 있어야 한다. 가끔은 사업을 전환하는 메시지가 될 수도 있고, 가끔은 새로운 가치관을 깨우치는 메시지여야 한다. 또 가끔은 평범한 것이지만 조금 다르게 만들고 조금 다르게 표현할 수도 있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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