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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이창환 사진작가 “끌림 있는 그 무엇에서 나를 발견하고 싶어”
남양호·노하리 홍연·매향리·궁평항·발안… 5개년 프로젝트
‘인생 작품’ 향한 쉼 없는 여정, “사진에는 천재 없어”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20/01/3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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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환 사진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화성신문

 

 

무엇인가에 몰입할 때는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그 이유가 목표일 수도 있고 갈망일 수도 있다. 때로는 회상일지도 모른다.

 

화성시를 무대로 활동하는 이창환 사진작가에게 자기만의 그것은 궁금증이다. 자신에 대한 궁금증. 한국사진작가협회 화성지부 사무국장인 이 작가가 끊임없이 던지는 화두는 나는 누구인가.

 

제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는 나의 존재에 관한 겁니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가 궁금한 거예요. 어떤 피사체가 내 마음에 끌린다는 것은 나도 그것에 끌리는 것이거든요. 그 끌림 있는 그 무엇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고 싶은 거예요. 쉬지 않고 사진을 찍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도 그 의미를 알 수 없을 수도 있어요. 그 또한 나라고 생각해야겠지요.”

 

스틸 카메라를 본격적으로 손에 잡기 시작한 게 2013년도니까 올해로 8년째다. 지난해와 지지난해 각각 한 차례씩 개인전도 열었다. 올해도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내년과 내후년 전시회 주제까지도 이미 결정해 놓은 상태다. 올해가 5개년 프로젝트 3년차다.

 

이 정도면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갈 만도 한데 1966년생인 이 작가는 그저 조심스럽고 겸손하기만 하다. 전시회를 연 것도 아내의 성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직은 부족하다는 남편을 이 정도면 내놓을만하다며 아내가 밀어붙인 것이다.

 

 

▲ 남양호에서 1.     © 화성신문

 

▲ 남양호에서 2.     © 화성신문

 

▲ 남양호에서 3.     © 화성신문

 

▲ 남양호에서 4.     © 화성신문

 

▲ 남양호에서 5.     © 화성신문

 

▲ 남양호에서 6.     © 화성신문

 

 

2018년 첫 전시회에서는 남양호를 찍은 작품들을 내걸었다. 남양호는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과 평택시 포승읍을 연결한 남양방조제로 만들어진 인공 호수다. 전시회 주제는 위안’. 스스로에게 위로를 하고 싶었던 게다.

 

“20여 년을 종사하던 방송분야에서 사오정에 맞춰 의기양양하게 퇴사했어요. 2012년 당시 45세 정년퇴직 바람이 일었거든요. 그 무렵 사오정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정년도 짧아진 시대상에 대한 자조적인 표현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퇴사하고 나니 상실감과 자괴감이 밀려오더군요. 그렇게 방황한지 1년 후쯤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나갔어요. 남양호 주변을 계속 걸었어요. 제가 물을 좋아하거든요. 그러다 조금씩 윤곽이 잡히더군요. , 남양호라는 곳도 굉장히 매력 있는 곳이구나. 그래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죠.”

 

아내가 하는 생업을 돕느라 주말에만 출사가 가능했다. 첫 전시회에는 그렇게 4년간 찍은 남양호 풍경 2,000컷 가운데 16점의 작품이 걸렸다. 전시회 주제를 위안으로 삼은 것은 여기가 끝인가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헤매던 자신의 막막한 상황과 남양호 풍경이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전시회장을 찾은 방문객들의 반응은 나름 괜찮았다. 그렇게 자신감을 얻게 됐고 용기가 생겼다.

 

이듬해 개최한 2회 전시회에서는 팔탄면 노하리에 있는 저수지의 홍연을 담았다. 노하리 홍연의 주제는 시간이었다.

 

예술이라는 게 멀리 있는 건 아니잖아요. 가까이 있는 곳에서도 충분히 콘셉트를 잡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전시회는 매향리, 네 번째는 궁평항, 다섯 번째는 발안을 각각 컨셉트로 잡았어요. 각각의 주제는 이방인, 바람, 시간이에요. 다섯 차례의 전시회가 끝나면 이 다섯 가지 콘셉트의 사진들을 모두 모아서 전시회를 열 계획입니다.”

 

 

▲ 사진을 찍고 있는 이창환 작가.     © 화성신문

 

 

한결같음과 자연스러움, 인내심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은 그를 닮아 가식이 없다. 담백하고 아련하다. 외로움과 고독의 그림자도 어른거린다. 작가의 고백처럼 작품은 작가 자신의 감정을 담고 자아를 반영하고 있다.

 

이 작가가 작품을 고르는 방법은 치열하다. 한 번 출사하면 200장 정도 찍는데 집으로 돌아와서는 서너 장만 남겨두고 다 삭제한다. 그렇게 200장 정도의 사진이 모이면 그 중에서 별표를 단다. 별표 달린 작품 중에서 또 골라 별표를 하나 더 붙이고, 그렇게 별표 다섯 개 달린 것들만 모아서 또 고민을 한다.

 

인생 작품은 아직 나오지 않았어요. 원하는 게 제대로 표현된 게 아직 없어요. 비슷한 느낌을 주는 건 많지만. 끝내 인생 작품을 못 만날 수도 있어요. 꼭 나와야 하는데. 하하.”

 

 

▲ 노하리 홍연 1.     © 화성신문

 

▲ 노하리 홍연 2.     © 화성신문

 

▲ 노하리 홍연 3.     © 화성신문

 

▲ 매향리 1.     © 화성신문

 

▲ 매향리 2.     © 화성신문

 

결혼한 1999년 이후 매년 한 컷씩 아내의 얼굴 사진을 찍고 있다. 아내 나이 80세에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그 때 쯤에야 아내의 얼굴에서 시간의 흐름이 보일 것 같아서다.

 

사진작가로서의 꿈이 궁금했다.

 

사진으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무협지에 나오는 변방 3류 무사처럼 그냥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사진에는 천재가 없다는 말이 있어요. 오로지 노력으로만 가능하다는 의미죠. 저한테 진지하고 싶어요. 좀 더 깊어지고 싶고요. 나중에는 나무를 찍고 싶습니다. 구부러지고 엉켜 있는 잡나무들이요. 왜 그런지 자꾸 정이 가네요.”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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