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정에서 근무하는 한 장애인의 어머니가 지나가는 행인들을 향해 보부아이앤에프의 행태를 알리고 있다. © 화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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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에 가래떡을 꽂은 국민간식 ‘소떡’으로 유명한 농업회사법인 맛정㈜ 소속 장애인들과 가족들이 3일 용인시 죽전동에 위치한 ㈜보부아이앤에프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화성시 봉담읍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맛정은 장애인들의 취업 꿈을 실현시키고 있는 장애인표준사업장이다.
이날 장애인들은 ‘장애인 일자리 뺏는 보부아이앤에프 각성하라’ ‘장애인이 만들어 납품한 밀린 대금 지급하라’ ‘우리 장애인 추석에 월급도 못받는다’ ‘삼성반도체 납품 기업, 도덕성 검증하라’ ‘배부른 악질 보부, 장애인 배고프다’는 내용의 플래카드와 ‘우리는 일을 하고 싶다’ ‘장애인 일자리 뺏지 마라’ ‘장애인사업장 너무 힘듭니다. 도와주세요’ ‘표현 잘 못하는 우리들도 다 안다. 즉각 사죄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보부아이앤에프를 향해 울분을 표현했다.
맛정은 보부아이앤에프가 자신들의 기술을 빼앗고 제품을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용한 것도 모자라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디자인특허출원을 먼저 해놓고 오히려 맛정 측에 ‘경고장’을 보내왔다는 것이 맛정의 주장이다. 현재 보부아이앤에프는 2억 원의 손해배상까지 청구한 상태다.
▲ 농업회사법인 맛정㈜ 소속 장애인들과 가족들이 보부아이앤에프 회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 화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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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부아이앤에프 측 직원들이 출입구를 차량으로 막아 놓았다. © 화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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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부아이앤에프는 원래 맛정의 제품을 유통하는 회사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맛정과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을 갖추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보부아이앤에프가 맛정으로부터 제품을 납품받아 유통시키다가 현재 직접 생산하고 있는 품목이 6가지에 이른다고 맛정은 주장하고 있다.
맛정은 현재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보부아이앤에프가 맛정에 발주한 5000만 원 상당의 제품을 9월 3일 현재 4개월이 되도록 납품받아 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미 납품 받아간 제품 1억3000만 원에 달하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
맛정에서 근무하는 발달장애 3급 김대철 씨(32)의 어머니 김효숙 씨는 “아들이 좋은 회사에 취직해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일을 당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아이들의 장래가 달려 있는 문제이고 장애인들도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는데 보부는 정말 이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시위자들이 보부아이앤에프 회사 앞을 지나는 차량들을 향해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화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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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길 맛정 회장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약자를 짓밟고 갑질을 일삼는 보부아이앤에프같은 악덕 기업은 우리 사회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맛정은 보부아이앤에프에 기술 도용 사과, 밀린 납품대금 지급, 손해 배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맛정의 이런 주장에 대해 보부아이앤에프의 맛정 제품 최종 관리자였던 강승곤 이사는 “소떡은 제가 아이디어를 냈고, 우리 회사에 내 이름으로 특허를 낸다는 걸 그쪽에 다 이야기를 했다”며 “그쪽에서 아무런 제재가 없어서 진행을 한 것이어서 그쪽 주장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 ‘보부 아웃’을 외치고 있는 장애인 가족. © 화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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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정은 이에 앞서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 광장에 ‘사리사욕에 눈이 먼 악덕업체를 고발합니다. 장애인과 함께하는 회사가 망해가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을 올린 바 있다.
맛정은 9월 29일까지 집회신고를 해 놓은 상태이며, 맛정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보부아이앤에프의 관계사인 보부하이테크가 납품하고 있는 삼성반도체 앞에서 시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