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기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고] ‘직업에 귀천이 있다’
 
신도성 시민기자 기사입력 :  2018/10/15 [09:38]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 화성신문

지난 5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하였다. 우리의 잔뜩 부푼 기대를 저버리고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산부인과 의사인 무퀘게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성노예 피해자 출신 여성 무라드에게 돌아갔다. 우리가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내심 기대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받지 못한 것은 아쉽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아직 해결되지 못한 난제를 잔뜩 지고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하고 세계적인 지도자보다 평범한 시민이 수상했다는 점은 바람직한 일임에 틀림없다. 어찌되었건 간에 필자는 노벨위원회의 수상자 결정을 지지한다.

 

한편으로는 우리 국민처럼 서울대학교, 삼성전자, 또는 노벨상에 대해서 이처럼 미치고 환장하는 다른 나라 국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울대학교가 우리 사회에 많은 문제를 야기하니 서울대학교를 없애자는 말이 결코 아니다. 대학교의 서열화를 없애자는 것이다. 전국에 있는 모든 대학교들을 입학하는 학생의 선호도나 성적 순서대로 이렇게 서열화를 하고 입시정보를 제공하는 사설기관이 정해주는 순서대로 차곡차곡 들어가는 대학입시 구조를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전국의 모든 대학교가 전혀 특성화되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대학교가 전문분야 별로 특성화 되었다면 모든 입시생이 가고 싶은 대학교가 똑같고 서열화 된 현상은 결코 벌어질 수가 없을 것이다. 모든 대입 수험생은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찾아 가면 되는 것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서울대학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취업준비생은 누구나 삼성전자를 들어가고 싶어 한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직장의 서열화를 없애자는 것이다. 학교별로 특성화된 교육이 없이 서열화 된 학교에서 획일화된 교육을 배우고 졸업하면 내가 맞는 직장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이고 사내 복지가 잘 되어 있는 순서대로 배열된것 중에 가장 정점에 있는 삼성전자를 취업준비생이 선호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본다.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취업준비생의 이러한 현상은 공무원이 되거나 공사에 입사하려는 젊은 취업준비생들이 노량진 공시촌에 몰려드는 웃지 못 할 기현상을 탄생시켰다.

 

이제는 노벨상이다. 상이라는 것이 크던지 작던지, 아니면 유명하던지 그리 유명하지 않던지, 아니면 부상으로 주어지는 상금이나 상품이 높던지 낮던지 각자의 의미가 있으며 상을 받는 사람의 자격이나 능력은 상을 주관하는 곳에서 결정하면 된다. 그런데 마치 상은 노벨상만 있고, 노벨상 이외의 상은 상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태도는 노벨상에만 관심이 있어 보인다. 지금은 국민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졌지만, 얼마 전만해도 매년 노벨문학상은 우리나라 고은 시인이 반드시 받을 것처럼 호들갑을 연중행사로 떨던 언론사를 포함한 우리의 태도가 아직도 기억 안에 남아있다.

 

학교 교실에서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라고 배웠다. 그러나 귀천이 없다고 가르치는 선생님도 배우는 학생들도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귀천을 넘어 서열화 된 직업이 눈앞에 펼쳐졌는데 교과서에서 귀천이 없다고 해서 직업에 귀천이 없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웃기는 얘기다. 우리의 인식 속에서 깊이 남아 있는 서열화, 등수 매기기, 1등부터 순서대로 줄 세우기를 완벽하게 지워버리지 않는다면 서울대학교로 인해 발생된 대학교 서열화, 삼성전자로 인해 발생된 직장서열화, 노벨상으로 인해 야기된 상격(賞格)서열화는 결코 해결될 수가 없을 것이다. 나아가 하찮은 기준을 만들고 모든 사람을 서열화해서 줄을 세우려는 잘못된 자세는 우리 모두와 국가의 미래에 밝은 면을 어둡게 가리는 원인이 될 것이다.

신도성 시민기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