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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1] 공감과 배려에서 시작하는 리더십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01/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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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 화성신문

오랫동안 수원중앙침례교회 담임목사를 하였고 극동방송을 설립한 김장환 목사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 트루디라는 미국인과 결혼을 하였다. 두 분 사이에서 태어난 요셉이 겪은 이야기다. 

 

요셉은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 미국학교를 가게 되었다. 그가 처음 학교에 간 날 마침 교실에서는 선생님이 스펠링 테스트를 하고 계셨다. 요셉은 뒷좌석에 앉아 아이들이 대답하는 것을 보았다. 선생님이 ‘스프링’하고 말씀하면 아이들은 ‘에스(S) 피(P) 알(R) 아이(I) 앤(N) 지(G)’라고 대답했다. 한 사람씩 차례대로 하는데 스펠링 공부를 아직 제대로 하지 않은 요셉은 도무지 모르는 단어들이었다. 두근두근 떨고 있는데 드디어 자기 차례가 되었다. “죽었다”하고 일어서는 요셉을 선생님은 앞으로 부르시면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요셉은 우리와 다른 나라에서 자랐어요. 그래서 우리말(영어)을 잘 못 한답니다. 요셉아 선생님 이름을 말 할테니 그것을 한글로 써 줄 수 있겠니? 선생님 이름은 샤프란다”

 

요셉에게 그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샤프’라고 칠판에 크게 적었다. 그랬더니 아이들은 신기한 글자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쉬는 시간에 서로 자기 이름을 써 달라고 요셉 앞에 줄을 섰다. 요셉은 바로 그 교실의 영웅이 되었던 것이다. 요셉은 샤프 선생님 덕분에 전혀 주눅들지 않은 학생이 되었고 누구보다 우수한 학생으로 학업을 마쳤다.

 

리더십은 바로 이런 것이다. 상대의 기를 살리는 것이고, 배려를 하는 것이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고, 친구를 만들어주는 것이고, 영웅이 되게 하는 것이다. 샤프 선생님은 정말로 좋은 교사였고, 훌륭한 리더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기법(수사학)으로 로고스(Logos), 파토스(Pathos), 에토스(Ethos)를 들고 있다.

로고스는 논리적인 접근이다. 사실과 원칙에 근거해서 논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것이다. 근거없는 주장을 하거나 원칙에 없는 요구를 하지 않는 것이다. 파토스는 정서적 접근이다. 사실과 원칙보다는 상대의 감정을 고려하여 공감하고 배려하는 것이다. 에토스는 품성적 접근이다. 

 

리더십에는 이 세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그러나 순서가 있다. 에토스가 가장 먼저다.  인품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리더의 인생관 그리고 그의 삶 자체가 본받을 만한 것이고, 신뢰를 주는 것이어야 한다. 

 

다음 순서는 파토스다. 비록 리더 스스로 신뢰가 높다고 하더라도 항상 논리만을 내세우면 안된다. 아이들은 항상 바른 말만 하는 부모들을 제일 싫어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직장에서는 항상 바른 말만하는 상사가 인기가 없고, 항상 정확한 사실만을 요구하는 회계부서 사람들을 기피한다. 사실과 논리와 원칙을 앞세우기 전에 공감을 보이고 배려를 해야 한다. 

 

실적이 떨어진 직원에게 상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화를 내면서 욕설을 퍼붓고 인신공격을 하는 상사가 있다. 도대체 인품(에토스)이 안 된 사람이다. 욕설을 하진 않지만 실적 통계를 가져다 놓고 차근차근 따지는 상사가 있다. 인품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상사의 이야기를 듣고 직원은 별로 일할 맛이 안난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하는 상사도 있다. “나하고 차 한 잔 할까요? 지난 달 일하면서 좋았던 점은 무엇이고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어요? 지금보다 10%만 더 실적을 올리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고민해주는 것이 바로 배려의 리더십이고 파토스의 설득법이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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