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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316]
문제 지향적인 리더, 해결 지향적인 리더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10/1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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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     ©화성신문

진우 엄마는 캠핑을 다녀온 진우가 자기 침대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여태까지 그런 일이 없었던 것이다. 진우 엄마는 그런 모습을 보고 칭찬을 해주었다. 그러고는 물어보았다. 어떻게 침대 정리할 생각을 했느냐고. 진우는 “그냥”이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말했지만, 캠핑에서 뭔가 깨달은 것이 틀림없다. 진우는 이어서 책상 정리도 하고 방 정리까지 하기 시작했다. “이건 기적이야!” 식구들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인 진우의 방은 항상 어질러져 있었고, 엄마가 치워주는 것도 싫어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어떤 계기로, 의도하든 아니든 변화를 시도한다. 아주 작은 변화를 말이다. 그것도 극히 예외적으로. 그런데 그런 것이 무척 중요하다. 그런 변화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그 변화를 모른 채 넘기면 그냥 사라지고 만다. 그런데 그것을 알아주고 칭찬해 주면 그것이 불씨가 되어 피어오르고 큰 불길로 번진다. 침대 정리한 것에서 시작한 진우의 변화는, 정리 정돈으로 이어졌고, 급기야는 학습 플래너까지 쓰게 되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필자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가끔 코칭한다. 그들 중에는 정신과 처방을 받아 약을 먹고 있는 사람도 있다. 필자는 약은 약대로 열심히 복용하도록 하면서 코칭을 병행한다. 이런 피코치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답답한 것이 많다. 최근에 기뻤던 때가 언제냐고 물으면, 없다고 이야기한다.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어보면, 그것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러면 또 물어본다. 우울한 마음을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길 때 몇 점 정도냐고. 그러면, 8점이나 9점이라고 이야기한다. 

 

보통은 우울 감정이 8, 9점이라고 하면 그거 심각하다고 하면서 당황해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희망이 있다. 1, 2점 정도는 괜찮다는 이야기 아닌가? 어떤 사람은 10점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럼 희망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그때는 이어서 이렇게 물어본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10점인가요? 아니면, 중간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나요?” 아무리 우울증이 심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24시간 10점일 수는 없다. 중간에 낮아지는 경우가 틀림없이 생긴다. 그럼 어떤 때 우울증이 조금 낮아지는지 물어본다. 여기에 해결책이 있는 것이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그 우울증이 너무 심각해서 가끔은 자신에게 조그만 변화들이 생긴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인지한다고 하더라도 별것 아니라고 무시해 버린다. 그러면 거기서 끝난다. 그런데 그런 사소하고 의외의 긍정적인 변화에 주목하면 그것이 해결책이 되는 것이다.

 

장 이사는 매우 지적인 사람이다. 항상 날카롭게 문제를 지적하고, 또 그 원인을 밝힌다. 원인이 쉽게 나타나지 않을 때는 많은 시간을 들이고 또 많은 조사를 거쳐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가령, 매출 하락이 문제라고 하면, 그 원인을 경기 하락과 코로나 이후 나타난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 그리고 경쟁사의 지나친 할인 공세 등이라고 분석해 내는 것이다. 그는 원인을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손 이사는 장 이사와 사뭇 다르다. 그는 문제의 원인은 밝히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인을 알았다고 해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해결책은 긍정적인 시각으로 노력하는 데 있다고 믿는다.

 

한번은 생활용품 신제품 발표 행사를 하는데 한 500명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행사 일자가 다가오는데 신청자가 200명도 안 될 것 같았다. 과거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반응이었다. 장 이사는 원인분석에 나섰다. 행사가 10월이다 보니 쉬는 날도 많고, 각종 행사가 겹치는 것이 첫째 문제였다. 그리고 최근 들어 물가가 오르고 생활비가 증가하여 회사의 프로모션 행사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런 원인을 알아냈다고 해서 해결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손 이사는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처음 목표로 했던 500명은 참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럼 이미 참가하겠다는 200명을 좀 더 조사를 했더니 40대 젊은 학부모가 많았다. 이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참석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가족이 함께 올 때는 특별선물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리고 맘카페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이것들 모두 특별한 것은  아니다. 회사에서 늘 했던 것이고 잘할 수 있는 것이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문제에 집중하는 리더는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기 쉽다. 되는 이유보다 안 되는 이유를 찾으려 한다. 그런데 해결책에 집중하는 리더는 긍정적으로 세상을 본다. 어디엔가는 답이 있다고 믿으면서 말이다.

 

choyho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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