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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선 칼럼 │ 예술과 도시 이야기 6]
현대 도시의 낭만_예술과 건축 사이에 존재하는 파빌리온 II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07/2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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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선 소다미술관 관장     ©화성신문

2024년 올여름 런던, 서울, 그리고 화성시 안녕동에서 다양한 건축 전시가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 노먼 포스터(+파트너스)의 60년간 프로젝트와 미래의 건축적 시각을 보여주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부터, 영국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 한옥의 미를 만날 수 있는 조민석 건축가의 서펜타인 파빌리온, 그리고 화성시 안녕동에서 젊은 건축가들의 세상을 향한 메시지를 담은 파빌리온 전시까지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건축 축제가 벌어지는 듯하다.

 

아직은 어색하고 모호한 단어 ‘파빌리온’은 건축 전시나 엑스포에서 출품작으로 접해 보았을 것이다. 라틴어 ‘papilion’에서 유래한 말로 ‘나비’, ’텐트’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 일시적으로 설치했다 철거하는 가설 건축물의 특성을 가지고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와 한시성을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건축보다 자유롭고 실험적인 도전이 가능해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건축과 도시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 우리 일상에 대한 질문을 하게 만드는 강력한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소다미술관은 미술관이 위치한 지역과 도시의 문제인 ‘단절'을 해결하는 예술적 대안으로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재발견과 재해석을 통해 도시의 보이지 않는 가치를 가시화하는 장(場)을 마련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조성된 소다미술관 야외 전시장에서 건축스튜디오 3팀의 메시지를 보여주는 <Hello, World!_ 당신의 목소리를 입력하세요>를 준비했다.

 

‘2024년 젊은 건축가상’수상자이기도 한 그라운드아키텍츠 김한중 건축가의 <보이지 않는 선명함과 보이는 흐릿함>의 파빌리온은 도시에 살고 있는 개인과 집단의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집단일 때 더 선명해지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개인일 때 공유되지 못하고 흩어지는 목소리를 각기 다른 파빌리온의 형태를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공사장 펜스에 그라피티를 입힌 첫 번째 파빌리온의 텍스트는 촘촘하고 견고한 타워형으로,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말이 ‘집단’이라는 형태에 숨어 그 목소리를 선명하게 드러내게 보여준다. 이후에 만나는 두 번째 파빌리온의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라피티의 흔적과 파편화된 텍스트는 전달되지 못한 채 부유하는 개별의 메시지를 의미한다.

 

두 번째 SOAP 디자인스튜디오 권순엽 건축가의 파빌리온 <언노운 | Unknown>은 6미터 * 12미터의 거대한 규모로 야외 전시장에서 그 존재감이 강렬하다. 수학의 미지수를 상징하는 X와 세상에 두 팔을 벌린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한 사람의 삶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거대한 가능성의 무한한 세계다”라고 건축가는 이야기한다. 그는 끊임없는 질문으로 자신의 삶을 탐구해야 하는 우리 모두의 태도에 관해 이야기한다. 거대한 파빌리온 구조의 내부를 걸어가며 반복적인 X 구조를 체험하며, 외부 환경과 대비되는 강렬한 핑크색을 이용해, 거울을 마주하는 것 같은 Love__more의 메시지는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소다미술관의 장소성에 주목한 안서후, 이시산 건축가 (프랙티스)의 <숭고한 형상들 | Sublimity of Figures> 지역에 섬같이 남은 미개발 유휴지, 예술의 불모지 화성시의 섬같이 존재하는 사립미술관 야외 전시장이라는 특징에 건축가의 시선이 담겼다. 

 

산업적인 가설재와 체인이라는 재료를 사용하여 파빌리온 안에서 외부를 차단하지만 동시에, 사이 사이로 자연을 받아들여 바람과 빛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파빌리온 안에서 바람 소리, 빛의 그림자, 야생화라는 자연을 경험하게 하여, 우리가 굳건하게 믿는 경계와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하게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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